Language
한국어

자유마당new

우주는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 있는 삶에
눈을 떠가고 있습니다. 빛의 지
구는 내면에 있는 다양한 차원
의 의식을 통합하여 평화와 조
화의 빛을 내기 시작하는 사람
들의 교류 장소입니다.


신과나눈이야기한국모임
http://cafe.naver.com/cwgkorea


자유게시판





니코스 카잔차키스, 『영국 기행』중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 절벽의 가장자리 동굴에서 입 다물고 지낸 고행자가 있었습니다. 고행자는 가부좌를 튼 채 꼼짝 않고 앉아 명상을 했습니다. 그는 허공을 한줌 베어내어 자신이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 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툴파'를 창조하려는 것이었지요. '툴파'가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모릅니다."
"'툴파'란 것은 고행자가 고도로 정신을 집중하여 허공으로부터 만들어내는 창조물을 말합니다. 허공을 압축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형상을 취하게끔 하지요. 그는 6년을 고행했습니다. 허공을 붙들고 씨름했지만 허공이 저항했습니다. 그러나 차츰 고분고분 해지면서 농도가 짙어지더니 키 작고 토실토실한 수도승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수도승이 되어 그의 앞에 섰습니다. 미소 띈 얼굴로.
'툴파'는 묵묵히 복종하는 자세로 자신의 창조자를 섬겼습니다. 1년이 꽉 차자 '툴파'가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열심히 뛰어다니며 심부름 하지 않았습니다. 주인에 맞서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화를 냈으며 점점 반항했습니다. 고행자는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내 정신이 노예를 통제할 힘을 잃었단 말인가?
그는 가장 위대하고 어려운 '툴파' 해체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툴파'는 이제 솟구쳐 오를 정도가 되었으니 해체당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지요. 둘의 싸움은 3년이나 계속되었습니다. 3년 째 되던 어느 날 아침, 고행자는 낭떠러지 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중국인 노승이 몸을 돌리더니 심술궂은 눈길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해가 되십니까?" 그가 내게 물었다.
"아니요." 내가 대답했다. 그가 껄껄 웃었다.
"당신네 서유럽인들도 그와 다를 바 없는 '툴파'를 만들어 놓았어요."
"어떤 '툴파'?" "기계 말입니다. 이제 곧 그것들이 당신들을 잡아먹을 겁니다."
(부분 생략)

● 작가_ 니코스 카잔차키스 —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겸 극작가. 1883년 그리스 크레티 섬에서 태어났으며 . 장편소설『그리스인 조르바』,『최후의 유혹』, 『미할리스 대장』등과 희곡『카포디스토리아스』,『배교자 율리우스』등이 있음.
● 낭독_ 임형택 — 배우. 연극 '염쟁이 유씨', '만선' 등에 출연. 극단 '작은신화' 단원. / 조주현 — 배우. 연극 '감포사는 분이', '사랑, 지고지순하다' 등에 출연. * 배달하며
● 출전_ 『영국 기행』(열린책들)
● 음악_ stockmusic / world pulse
● 애니메이션_ 김은미
● 프로듀서_ 김태형

배달하며

어쩌면 뻔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만 1939년이 시대적인 배경인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해 7월, 그러니까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에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영국을 방문하여 다음해 봄까지 머물렀습니다. 그는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주의의 성장모습과 삶이 변화하는 과정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자신의 견해를 진지하고 설득력 있게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 대목은 산업화에 휘둘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예전에 중국에서 만났던 어느 노승과의 대화를 떠올린 것이죠.
그가 영국에 머무는 동안 전쟁이 일어났고 그 자신도 지하대피소로 대피하기도 했다니 이 일화, 또는 우화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그런 게 실재 있다면 우리가 이미 만들어버린 '툴파'는 무엇일까요? 이런 말도 진부하지만, 그렇다고 안 따져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잘못하면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0-2-1-0-0-6.gif




퍼온 곳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나눔(문장)
맨위로!!
조회 수 :
1835
등록일 :
2013.06.20
05:02:51 (*.129.233.247)
엮인글 :
http://www.lightearth.net/free0/547145/e31/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lightearth.net/547145

지금

2013.06.21
11:55:32
(*.176.38.4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은 저 작가가 자꾸 눈에 띄네요.. 어제 답글 달려다가 접속이 안되서 오늘 감사글 올립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국제정세와 관련하여 실시간 전달되는 중요한 정보를 금일부터 올립니다. 아트만 2020-05-14 307830
공지 현재 진행중인 국내, 국제정세에 대하여.. 아트만 2020-01-09 308723
공지 어보브 메제스틱 (한글자막) -- 데이빗 윌콕, 코리 굿 출연 / "트럼프왕과 기사이야기" [1] 아트만 2019-10-20 327597
공지 유엔 각국대표부에 보내는 제안서 [2018. 8. 29.] 아트만 2018-08-29 315089
공지 우리가 지금 이곳 지구에 있음은 우연이 아닙니다. [1] 아트만 2015-08-18 396931
공지 [릴루 마세(Lilou Mace)] 포스터 갬블(Foster Gamble)과의 인터뷰 1부/ 2부 아트만 2014-05-10 401276
공지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 '빛나는 꿈들' [2] [46] 관리자 2013-04-12 441503
공지 자본주의 체제가 총체적 사기 임을 알려주는 동영상(한글자막) [67] 관리자 2012-12-09 472717
공지 각성을 위한 준비 --마이트레야(미륵) [7] [57] 관리자 2011-08-17 511012
공지 자유게시판 글쓰기에 관한 안내 [3] [54] 관리자 2010-06-22 625644
7214 "美, 러시아에 英 핵정보 제공 합의" [1] [5] 12차원 2011-02-06 1870
7213 뭐가 그리 중요한가요.. [2] nave 2012-02-02 1870
7212 카르마의 법칙만 뼈저리게 알게 된다고 해도.. andromedia 2013-04-11 1870
7211 인류를 기억상실과 최면요법으로 가두고 있는 벽이 바로 암흑물질이다. [3] 가이아킹덤 2014-12-05 1870
7210 생각해봅시다.. 닐리리야 2002-07-31 1871
7209 지구영단 관계자들과 채널링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제발 제 의견 좀 보내주세요. [3] 홍성룡 2002-10-12 1871
7208 바이올렛불꽃(대사학)에 대해 관심있으신분...? [1] 윤혜영 2003-07-24 1871
7207 자발공에 대해 쓴 날아라님 보셉 [9] 서준호 2006-07-15 1871
7206 멍청한 동이족 [5] 그냥그냥 2007-11-27 1871
7205 스스로 자기를 아프게 하지 말라... [5] file 엘핀 2009-03-19 1871
7204 새로운 전설―속인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4] 미키 2011-02-05 1871
7203 안녕하세요^^ 초딩국사 2012-01-05 1871
7202 벤자민 풀포드 - 우리는 아마도 이번 주에 어떤 종류의 거대한 블랙스완 행사로 향할 것입니다 아트만 2024-01-12 1871
7201 과연 은하연합메시지가 없었다면. [6] 情_● 2002-08-19 1872
7200 현재 우리나라가 처한 실제상황 [3] [1] 강준민 2002-11-06 1872
7199 제로포인트가 바로 스타게이트이자 블랙홀이다. [1] 라마 2003-07-24 1872
7198 온다.온다.온다. [1] ice earth 2006-01-06 1872
7197 있는 그대로 마음을 열자 [2] file 하얀우주 2007-03-15 1872
7196 오늘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청계천 가보세요. 농욱 2008-05-09 1872
7195 꿈)대상자 그림자 에너지의 변질 김경호 2009-03-31 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