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한국어

자유마당new

우주는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 있는 삶에
눈을 떠가고 있습니다. 빛의 지
구는 내면에 있는 다양한 차원
의 의식을 통합하여 평화와 조
화의 빛을 내기 시작하는 사람
들의 교류 장소입니다.


신과나눈이야기한국모임
http://cafe.naver.com/cwgkorea


자유게시판




“시인 李箱은 新문명 디자이너였다”

  




《시인 이상(1910∼1937)의 ‘삼차각설계도’는 당혹스러운 시다. 7편이 묶인 이 시의 첫 편 ‘선에 관한 각서1’은 100개의 검은 구체 아래 몇 행이 이어진다. ‘우주는멱에의하는멱에의한다’ 등 그 몇 행마저도 해독하기 쉽지 않다(원문은 일본어로 쓰였으며 멱은 거듭제곱의 뜻). 1930년대 식민지에 떨어진 외계인 같은 이 ‘박제가 된 천재’의 자취에 후대의 사람들은 두고두고 매혹된다. ‘삼차각설계도’를 비롯한 암호 같은 시를 푸는 데 많은 연구자가 기꺼이 시간을 바쳤다.》


신범순(51·국문학·사진) 서울대 교수가 ‘이상의 무한정원 삼차각나비’(현암사)를 펴냈다. 그는 10년 넘게 이상 연구에 매달려 왔다. 일제강점기 전매청 건물을 짓는 등 안온한 삶을 사는 듯 보였던 건축가, 그러나 “내 눈엔 온 세상이 노랗게 보인다”며 온통 누런색으로 칠한 ‘자상(自像)’ 그림을 조선미술전람회에 출품한 화가, ‘식스나인’이라는 이름을 단 카페를 서울 종로구 한복판에 개업하려 할 만큼 대담하고 유머러스했던 예술가…. 그런 이상에 대해 신 교수는 “세계에 내세울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상이 낯선 시에 담은 것은 전위적인 문학성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에 대한 아이디어였다는 게 신 교수의 주장이다.

  

“창조주의 첫 번째 질료는 수(數)였습니다. 이상은 그것을 간파했지요. 숫자와 기호로 만든 시에는 세계가 창조됐을 때와 가장 가까운 상태를 꿈꾸는 그의 이상(理想)이 담겨 있습니다.” '수염나비'와‘무한정원’은 이상의 텍스트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수염나비’는 ‘오감도’나 ‘봉별기’ 같은 작품에서 등장하는, 뇌수(머리)와 생식기가 결합된 이미지다. 뇌수가 상징하는 이성과 생식기가 가리키는 성(性)은 이상이 생각하는 창조력의 원천이다. “이상은 자신이 몸을 둔 근대의 문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성적 사유와 야생의 에너지가 결합해야 한다고 믿었어요. 이상의 문학 속에 그의 신념이 담겨 있습니다.”

  


에덴동산의 낙원 이미지에서 따온 ‘무한정원’은 자연과 문명이 일치하는 이상적인 공간이다. 신 교수는 시 ‘삼차각설계도’에 ‘무한정원’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성과 야생이 서로를 파괴하지 않고 멱을 통해 풍요로워지는 세상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문헌 연구에 그치지 않고 이상의 이상(理想)을 실제로 증명하려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삼차각설계도’를 바탕으로 만다라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물질을 놓아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상생의 철학이 담긴 ‘삼차각설계도’ 위에 올려놓은 물질은 새로운 에너지를 얻을 것”이라는 게 그의 관측이다. “우유를 (만다라 그림 위에) 두었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부패하는 게 아니라 발효물질처럼 변하더라”면서 전문 연구소에 우유의 감정을 의뢰했다고 전했다.

  


이상 탄생 100주년을 3년 앞두고 신 교수는 이상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상의 사상을 가르치기 위한 이상학교를 세우고, 이상학회를 발족하는 일을 추진 중이다.

  


“이상은 문학의 영역에만 갇혀 있는 게 아닙니다. 수학자였고 기하학자였으며 물리학자였고 철학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분야를 아우르면서 기계문명을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를 고민했습니다. 그는 단선적 인간이 아니라 ‘부채꼴 인간’이었던 셈이지요. 이상의 고민과 모색은 문명의 해악이 여전한 21세기에도 유효합니다.”
: 이상의 무한정원 삼차각나비 http://cafe.naver.com/2esang :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내 손안의 뉴스 동아 모바일 401 + 네이트, 매직n, ez-i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sort
공지 국제정세와 관련하여 실시간 전달되는 중요한 정보를 금일부터 올립니다. 아트만 2020-05-14 301878
공지 현재 진행중인 국내, 국제정세에 대하여.. 아트만 2020-01-09 302705
공지 어보브 메제스틱 (한글자막) -- 데이빗 윌콕, 코리 굿 출연 / "트럼프왕과 기사이야기" [1] 아트만 2019-10-20 321375
공지 유엔 각국대표부에 보내는 제안서 [2018. 8. 29.] 아트만 2018-08-29 309095
공지 우리가 지금 이곳 지구에 있음은 우연이 아닙니다. [1] 아트만 2015-08-18 390776
공지 [릴루 마세(Lilou Mace)] 포스터 갬블(Foster Gamble)과의 인터뷰 1부/ 2부 아트만 2014-05-10 395218
공지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 '빛나는 꿈들' [2] [46] 관리자 2013-04-12 435370
공지 자본주의 체제가 총체적 사기 임을 알려주는 동영상(한글자막) [67] 관리자 2012-12-09 466598
공지 각성을 위한 준비 --마이트레야(미륵) [7] [57] 관리자 2011-08-17 504945
공지 자유게시판 글쓰기에 관한 안내 [3] [54] 관리자 2010-06-22 619551
13314 백신 관련 사망자 800명 넘어서..인과성 확인 2명 그쳐 [9] 베릭 2021-09-07 1363
13313 윤석열, "민주당에 속지말라" 당부 ㅡ“이 후보가 얼마나 거짓말을 많이 하는지 알지 않나. 나보고 대장동 몸통이라고 한다. 내가 성남시장을 했는가 경기지사를 했는가. 관용카드로 초밥 30인분을 먹었는가”라며 “이런 사람을 대한민국 정계에서 쫓아내야한다” 베릭 2022-01-11 1363
13312 이사를 마치고 [3] JESSE 2002-10-03 1364
13311 안녕하세요...^*~ [1] [30] 나무 2003-03-04 1364
13310 네사라의 문제점 [1] 강준민 2003-07-16 1364
13309 데니스 쿠치니치 [1] 유민송 2003-08-26 1364
13308 신세계 [1] 유민송 2003-10-01 1364
13307 별 관찰. [2] 허천신 2004-11-29 1364
13306 초콜릿 [1] [3] file 임지성 2005-04-16 1364
13305 아픔.. 김대현 2005-12-26 1364
13304 셋째 결정(예수의 일생과 가르침) 권기범 2006-04-24 1364
13303 천연두와 3년 괴질병겁에 대해 [2] [2] rudgkrdl 2007-07-23 1364
13302 회원님들에게도 죄송하고 사과드립니다. 도사 2007-09-03 1364
13301 나의 두려움 오택균 2007-09-26 1364
13300 붐 위크가 다가왔습니다!- 3일간 불꽃놀이/금융과 인터넷 붐/10일간의 다큐멘터리 관람 아트만 2022-11-03 1364
13299 겉멋만 들어가지고 맨날 쓰잘떼기 없는 내용만 올리는 사람들. [1] 정유진 2011-04-02 1364
13298 매튜Matthew로부터 새해의 전망에 대한 메시지 - 12/31/2003 이기병 2004-01-12 1365
13297 고송 김민태 2005-11-16 1365
13296 백두산,고구려유적지 방문기 [3] 김명수 2006-06-08 1365
13295 시대가 바라는 깨달음의 의미 [5] 노대욱 2006-08-09 1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