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한국어

자유마당new

우주는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의식 있는 삶에
눈을 떠가고 있습니다. 빛의 지
구는 내면에 있는 다양한 차원
의 의식을 통합하여 평화와 조
화의 빛을 내기 시작하는 사람
들의 교류 장소입니다.


신과나눈이야기한국모임
http://cafe.naver.com/cwgkorea


자유게시판
녀석은 특이했습니다.
그 특이함은 과학시간에 유독 빛을 발해서
과학선생님이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녀석은 과학의 시작이자 끝은 왜? 라고 확신하고 있었으며,
그 확신의 실천으로, 선생님의 말끝마다 왜? 를 질문했기 때문입니다.

수업진행에는 그 녀석 이상으로 관심이 없고, 땡땡이 치듯 수업을
넘기는 걸 가장 즐겼던 우리의 대부분이었으므로,
녀석을 미워하는 녀석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녀석이 질문하고, 과학선생님이 쩔쩔 맬 때면,
우리는 마음껏 장난치며 놀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들 또한 녀석을 미워하지 못했습니다.
녀석의 왜? 는 언제나 진지한 탐구정신과 뜨거운 학구열에 기반하고 있었으므로
녀석을 귀찮아하거나 야단을 친다면 그것은 선생이라는 위치에 스스로 균열을 내는
짓이나 다름없다는 것에 두려워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녀석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겨준 압권은,
쉬는 시간, 다른 아이들은 십분이 아까와 미친 듯 그 십분을 즐길 때,
녀석은 학교 화단 입구에 앉아,
이 세상에서 가장 심각하고 진지한 얼굴로 돌멩이를 쓰다듬으며
그 돌멩이를 이리저리 관찰하는 태도였습니다.

  녀석이 관찰했던 그 돌멩이에 다른 무엇이 더 있었던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녀석이 바보가 아닌 이상은 다른 무엇을 보고 있었으리라고 믿고 있습니다.
혹시 녀석은 그 돌멩이가 UFO를 부르는 리모콘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 날 녀석은 왠일인지 자기 집에 놀러가지 않겠느냐고 저를 청했습니다.
저는 공부 때문에 저를 청하는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녀석이 같은 이유로
저를 청하는 게 아니길 바랬습니다.
당시 저는 당연한듯 1등만 하고 있었고, 녀석은 5등 언저리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녀석처럼 왜? 는 묻지 않고 그냥 따라갔습니다.

녀석의 집은 낮은 지붕이 유독 많은 동네에 있었습니다.
쪽문이 있었고, 시멘트로 바른 부엌이 있었으며, 그리고 방이 있었습니다.
방은 하나였고,
그 방엔 녀석의 동생들이 아홉 명 득시글거리고 있었습니다.
흡사 보육원을 방불케 했고, 녀석은 그 중 장남이었습니다.
저는 여러가지로 너무 당황해서, 그 뒤의 기억이 잘 안납니다.
녀석의 아홉 동생들이 번갈아가며 몇인가씩 매달렸던 기억,
그리고 언제왔는지 모를 녀석의 엄마, 그 자상했던 모습,  
그리고 저를 쳐다보며 계속 의미 모를 웃음만 웃던 녀석의 웃는 얼굴...
그 정도만 남았습니다.

겨울입니다.
매 겨울마다 시간의 속도가 달라졌음을 뒤늦게 인식합니다.
시간은 점점 빨라지고 있고, 그것은 제게 그만큼 시간의 낭비가 많아지고 있다는 뜻과
같을 것입니다.
제가 겪어왔고 살아왔던 일들도 기억에 희미해지고 먼나라 남의 일 같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모르는 게 많고 알 수 없는 게 많습니다.

돌아갈 수 없고 되찾을 수 없고 반복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런 것들이 지금도 오고 있고 앞으로도 올 것입니다.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떠났는지 알지 못하며
무엇이 남고 무엇이 떠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오늘 저녁 갑자기 사무치도록 그립게 살아나는 녀석에 대한 단편적인 기억 몇 조각들이
여전히 내게 잘 간직되어 남아 있는 것을 봅니다.
녀석을 만나지 못한 수십년 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사실입니다.
  
왜?
오늘 저녁 녀석에 대한 기억이 수면 위로 떠올랐을까요?

자문과 동시에 녀석을 그저 바라만 보던 제 모습이 보입니다.
알 것 같습니다.

그러나
헛것을 남발하면서 그 헛것에 중요한 뭐가 들었기라도 한 것처럼 포장해대는 자들만큼은
진지하고 열성적이었던 녀석의 모습에 대비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저는 그들의 집에는 놀러가지 않을 것입니다.
나를 내가 지키지 누가 지켜주겠습니까.
조회 수 :
1423
등록일 :
2007.12.03
23:17:36 (*.214.215.113)
엮인글 :
http://www.lightearth.net/free0/60493/21c/trackback
게시글 주소 :
http://www.lightearth.net/60493

허적

2007.12.03
23:59:14
(*.252.236.62)
.

님,

님의 [수면 위에 떠 오르는 왜?] 잘 읽었습니다.

부디, 허적의 집조차 놀러오실 생각 마십시요.

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

태평소

2007.12.04
00:05:50
(*.214.215.113)
허적님 댁에서 차 한 잔 얻어마실 수 있다면 감사하겠습니다.
맹물을 주실지언정 감로수 마시듯 할 것입니다.
제가 준비가 되었다는 확신이 들면 쳐들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저야말로 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보이트

2007.12.04
03:26:57
(*.109.134.175)
별 생각없이 따라 읽다보니...
아득해지고 기가 막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꿈 속에서 늘 무력하게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태평소

2007.12.04
15:49:18
(*.214.215.182)
어디 하나 깃들지 않은 곳이 없는 생명의 기운과 이치와 함께 다니는 눈을 보았습니다.
그 눈은 모든 것을 다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마 석가모니의 눈이었던 것 같습니다.
환상적이었습니다.
가랑이가 찢어져도 그 눈을 따라다니고 싶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수 추천 수 비추천 수 날짜 최근 수정일sort
공지 국제정세와 관련하여 실시간 전달되는 중요한 정보를 금일부터 올립니다. 아트만 265342     2020-05-14 2022-03-25 13:02
공지 현재 진행중인 국내, 국제정세에 대하여.. 아트만 266404     2020-01-09 2020-01-16 18:33
공지 어보브 메제스틱 (한글자막) -- 데이빗 윌콕, 코리 굿 출연 / "트럼프왕과 기사이야기" [1] 아트만 284538     2019-10-20 2019-12-17 04:02
공지 유엔 각국대표부에 보내는 제안서 [2018. 8. 29.] 아트만 272753     2018-08-29 2018-08-29 12:14
공지 우리가 지금 이곳 지구에 있음은 우연이 아닙니다. [1] 아트만 354126     2015-08-18 2021-07-14 23:44
공지 [릴루 마세(Lilou Mace)] 포스터 갬블(Foster Gamble)과의 인터뷰 1부/ 2부 아트만 358441     2014-05-10 2015-03-11 07:25
공지 가슴으로 느껴보세요 - '빛나는 꿈들' [2] [46] 관리자 398680     2013-04-12 2021-12-16 14:02
공지 자본주의 체제가 총체적 사기 임을 알려주는 동영상(한글자막) [67] 관리자 430261     2012-12-09 2012-12-09 23:43
공지 각성을 위한 준비 --마이트레야(미륵) [7] [57] 관리자 468068     2011-08-17 2022-01-10 11:20
공지 자유게시판 글쓰기에 관한 안내 [3] [54] 관리자 582702     2010-06-22 2015-07-04 10:22
6316 작은 이슬 방울..... [2] 정신호 1178     2007-03-23 2007-03-23 18:09
 
6315 무한한 영혼... 정신호 1043     2007-03-23 2007-03-23 17:57
 
6314 100% 진실이어야만 그것이 진실인 것입니다 [6] 신의향 1491     2007-03-23 2007-03-23 14:18
 
6313 佛우주연구센터, UFO 정보 인터넷 첫 공개 하얀우주 1291     2007-03-23 2007-03-23 06:49
 
6312 하나의 현상에 매달리는 것은 직설적으로 표현해서 무식한 짓입니다. [2] 한성욱 1051     2007-03-23 2007-03-23 01:03
 
6311 흠... 나의길 1113     2007-03-22 2007-03-22 21:46
 
6310 요즘들어... [7] 니콜라이 1525     2007-03-22 2007-03-22 18:28
 
6309 차원상승 지축정립에 대해서 [2] rudgkrdl 1854     2007-03-22 2007-03-22 17:49
 
6308 최근 메세지에 대하여 [2] 우상주 1244     2007-03-22 2007-03-22 12:50
 
6307 하늘의 의사 라파엘의 의학정보가 왜 틀릴까요 ??? [15] 거리의천사 1221     2007-03-22 2007-03-22 12:04
 
6306 '카'란? [1] 정신호 1204     2007-03-22 2007-03-22 11:34
 
6305 거짓말에 대하여 [5] 우상주 1205     2007-03-22 2007-03-22 08:14
 
6304 우주호흡법에 대해서.. [26] [1] 마리 1715     2007-03-21 2007-03-21 17:30
 
6303 사랑하는 이에 대한 최고의 선물 file 달핀 1218     2007-03-21 2007-03-21 11:10
 
6302 생명과 암흑 유승호 1032     2007-03-21 2007-03-21 00:42
 
6301 깨달음과 존재 30 [33] 유승호 1057     2007-03-21 2007-03-21 00:23
 
6300 깨달음과 존재 29 유승호 1079     2007-03-21 2007-03-21 00:22
 
6299 원초의 의식으로 ! [1] 신의향 1556     2007-03-19 2007-03-19 13:09
 
6298 안개낀 장충단공원 - 배호 [10] 멀린 1749     2007-03-19 2007-03-19 11:47
 
6297 영성계에서 가장 위험한 부류,(1님 보세요) [55] sss8977 2063     2007-03-18 2007-03-18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