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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길을 제시하는 노래③ 정지된 오후에
정지된 오후에
(황금찬시인)
 
정지된 오후에
 
내가 마로니에 도착했을 땐
그곳에 아무도 없고
하오의 정원에선
낙엽지는 소리가
유리창을 통하여 들려오고있었다.
 
자동계산기가 쉬고있는
카운터엔
무료함을 달래는 오후가 흐르고
진열된 양주병 마개위에
고독한 시간이 거기 앉아있었다.
 
내가 창변의자에 앉아
이름도 모를 술병들을
옆눈으로 흘겨보고 있을 때
갑자기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가
목신의 오후를연주한다.
 
탁자위에 던저진 내 손등에
햇살이 장난기를 데리고
한 세살이나 네 살쯤 된 소년의 웃음으로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소녀가 놓고 간 글라스엔
말라르메와 드뷔시가
가득히 부어져있었다.
 
귀로 잔을 비우니
정지된 시간이 보석처럼
잔 안에 앉아있다.
 
이곳에서 나보다 앞서 간 사람들.
그들이 남기고 간 것은 무엇일까?
정지된 오후의 정원에
마로니에의 잎이
지고있었다.
 
황금찬시인
 
황금찬은 1918년 강원도 속초에서 출생하였다.
1956년 현대문학에 여운이 추천되어 등단했으며 첫시집 현장(1965)이후 오월의나무(1969) 오월의한강(1973) 구름과바위(1977) 고독과허무의 사랑(1986) 산다는것은(1987) 보석의노래(1990)등 다수의시집과 시선집 보리고개(1981) 신앙시집(1988) 시론집 정신으로 승리한문학(1983) 황금찬시선집(1988) 등을 간행하였다.
월탄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서울시문화상을 수상하였다.
 
특히 황금찬 시인은 창립 108년의 역사를 지닌 영동지역의 모교회母敎會 격인 강릉중앙감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였으며,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하였다.
시인의 시에서 하늘마음을 엿볼 수 있다거나 도의 길이 보이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가이아킹덤
 
배경은 마로니에며, 주제는 시간입니다.
고독한시간이 정지된시간이되고 귀로잔을 비우자마자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여기서 잔 안에 앉아있는 보석처럼 반짝이는 정지된 시간을 노자의 말중에서 찾아보면 벽이 만들어지고 그 안에 들어갈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에 해당합니다.
천부경에서 찾아보자면 일적십거무궤화삼이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시인은 이미 세살이나 네살쯤의 소년과 같은 마음으로 시간을 제어하여 정지된시간을 보석처럼 가슴에 가지고 계신분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모두 도자기를 빚어내듯 마음의 그릇을 만들어내고 그 안에 하늘마음을 가득담아 고향별로 돌아가야 할것입니다.
보석처럼 반짝이는 하늘마음을 가득 담아 낸 시인의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추가

 

노자의 말 중 벽이 만들어지고 그릇이 완성된다는 말이나 무궤화삼에 나오는 공간을 이루는 벽은 하늘마음을 담아내는 그릇인데, 쉽게 말하자면 자신의 마음속에 이미 있는 그릇을 비우는 과정을 뜻합니다.

이상신으로 가득 차 있는 마음과 욕심을 털어내고 육바라밀과 천부삼인으로 가득채워 대삼합육을 이루시면 됩니다.

소녀가 놓고 간 유리잔 속에는 말라르메와 드뷔시로 가득한데 황금찬님은 이걸 귀로 비웠군요.^^

어쨋거나 비워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석처럼 빛나는 정지된시간은 하늘마음입니다.

 

2017.6.5.가이아킹덤 작성
조회 수 :
1987
등록일 :
2017.06.05
10:52:11 (*.60.24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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