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같이 느끼고 싶은 특이한 경험,
이름: 인간완성                                                              *** (신나이에서 옮긴글)

안녕하세요,

1980년대 초~한국의 몇 안되는 특급호텔의 이발계통에서는 전설같은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었습니다.
즉,
아무리 써도 날을 갈지 않고 쓸수 있는 특이한 일제 이발가위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누구나 설마?~그럴리가 있나?~하고 믿지를 못했습니다.
저 역시 상식적으로는 이해할수가 없어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지요.
생각해 보세요,
가위 날은 세월이 흐르며 많이 쓰면 언젠가는 무뎌지게 되어있는 것을~어떻게 갈지 않고 계속 쓸수 있겠어요,

1981년초부터 저는 특급호텔 이발소에서 洗髮과 안마를 하면서~ 머리깍는 것도 조금씩 익히기 시작했습니다.
주인이 저에게 인심 쓴 것이 아니고~업장에서 필요하니까 처음에는 외국인들에 한하여 조금씩 허용하더라구요~그러다가 차츰 익숙해 지니까 한국사람들도 하게 하더군요.
그런데 이발일을 해 보니 가위가 장난이 아니더군요.
가위를 갈 줄도 모르고~처음에는 국산가위로 시작했는데~품질이 너무 나빠 쓰기가 참으로 불편했는데~
다른 기술자들을 보니 비싼 일제를 사서 쓰고 있고~속도 안 썩이고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일제가위를 사서 써 보았습니다.
그러나 일제도 "백조"라는 싼 것을 사서 그런지?~별로더라구요.
제가 가위로 고생을 하는 것을 본 세관에 다니던 어떤 손님이 "창고에 압수해 놓은 독일제 이발가위가 있다"고 하며~몇 자루 갖다 주었습니다.
그런데 독일제는 그 사람들의 큰 손가락에 맞게 만든 것이라~손가락 들어 가는 부분이 너무 커서 손가락이 빙빙 돌아 가고~또 쇠는 독일제가 가장 좋다고 하더니 너무 강해서 깍을때 마다 "챙~챙~하고 쇠 부딪는 소리가 얼마나 요란하고 시끄럽게 나는지?~ 도저히 못 쓰겠더라구요.
이렇게 가위때문에 한 동안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이듬해 1982년초~어느날 웬 남자가 큰 가방을 들고 들어 와서 열어 놓는데~가위가 약 30여 자루 들었있더군요.
그 사람 이야기가 일본에서 금방 갖고 온 것이라고 하며 "카다로그"를 보여주더군요.
카다로그를 보니 가위의 종류별 사진과 70여세 정도된 노인이 가위를 두들겨 만드는 사진이었습니다.
아마도 家內工業같았습니다.
얼른 제 손가락에 꼭 맞는 크기로 구멍이 뚫려있는 가위를 물어 보니 14만원이라고 하더군요.
당시에 저의 한달 수입이 33만원~35만원 일때이니까~꽤 비싼 편이었습니다.
(아마? 환률이 1:1 이었던 것으로 기억함)

그러나 가위로 인하여 너무 고생을 하던 때라서 큰 마음먹고 한 자루를 샀습니다.
저의 손에 꼭 맞는 크기를 골랐기에 얼마나 편하고 좋던지요.*^^*
머리카락 잘리는 소리도 "사각~사각~ 아주 부드럽고 경쾌했습니다.
기술자는 도구가 좋아야 일이 깔끔하게 되거든요.*^^*
참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때만 해도 제가 기술이 아직 익숙치 못하여~가끔 깍다가 가위로 빗을 무는 일이 있었는데~어느날 역시 어쩌다 그 가위로 빗을 물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빗을 문 날 부분이 금방 미끄러워지더군요,
가위 날이 못쓰게 된 것이지요.
이럴 경우 가위를 다시 갈아서 날을 세워야 하지요.
그러나 머리를 깍던 중간이고~또 다른 가위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약간 미끄러워도 할수 없이 그냥 계속 깍을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래서 할수 없이~"이 손님 다 깍고 나면 가위를 갈아야 하겠다" 고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손님이 계속하여 들어 오므로 어쩔수 없이 몇 사람을 계속 깍게 되었고~그러다 보니 한참이 지나~일을 끝내고 나서는 깜빡~잊어 버렸답니다.
그렇게 한 참을 쉬고 있다가~다시 생각이 났지요.
"아 참!~아까 가위가 무디어져서 갈아야겠다고 생각했지!~"하고~
그런데?~순간적으로 생각해 보니~가위가 쓰기에 괜찮았던 기억이 나더군요.
그래서 다시 가위 날을 면밀히 살펴보니~날이 별로 미끄럽지 않더군요.
"이상하다?" 는 생각을 하며~손님이 들어 오시기에 다시 써 보니~빗을 물어 처음에 무뎌졌던 날 부분이 괜찮아졌더라는 것입니다.
이상하다? 는 생각을 하며~일단 날이 괜찮으니까 그냥 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며칠 후~
다시 가위로 빗을 무는 사건이 생겼고~빗을 문 부분은 가위날이 다시 미끄러워졌습니다.
이번에는 작정을 하고 그냥 써 보았지요.*^^*
재미붙였으니까요.*^^*
이 정도는 약거든요.*^^*
역시 몇 사람을 깍고 나니 가위 날은 다시 시퍼렇게 섯습니다.
저는 "옳다!~바로 이 가위가 갈지 않고 쓴다는 일제 가위이구나!" 하고는~
저에게 가위 판 사람이 불편하면 A/S해 주겠다며~주고 간 명함을 보고~전화를 했습니다.
"지난번에 나에게 판 가위 또 있냐?"~고~"있다" 고 하더군요.
"당장 한 자루 더 갖고 오라고 했지요."
왜냐? 하면~
그때까지 가위로 인하여 너무나 고생을 했는데~"갈지 않고 쓸수 있는 전설적인 가위"를 얻었으니~이런 행운이 어디있겠습니까!~
만약에 한 자루 쓰고 있는 가위를 잃어 버리기라도 하면!~어디에 가서 다시 그런 가위를 구 할수 있겠어요.?
그렇게 해서~"갈지 않고 쓰는 가위"를 두 자루나 갖게 되었답니다.

그 후 지금은 어떻게 되었는지?~궁금들하시지요?*^^*
그 후에도 가끔 가위로 빗을 무는 일이 생겼지만 언제나 몇번만 쓰면 다시 시퍼렇게 날이 섯답니다.*^^*
1982년부터 2004년까지 22년간 한번도 갈지 않고 아주 잘 썼답니다.
맨날 날이 시퍼렇게 서 갖고~
그러나다 재 작년에 그만 바닥에 뚝!~떨어 뜨렸는데~떨어지며 날끼리 부딪쳤는지?~양쪽 날에 이가 빠져 못 쓰겠더군요.
할수 없이 집에 있던 다른 가위로 며칠 쓰고~빠진 날을 "이발기구상"에 맡겨 "갈으라고" 했지요.
심하게 이가 빠진 것은 거저 안되더라구요.*^^*
"기술자가 갈아 놓은 가위를 며칠 후 찾아와서 써 보니~새 날이 거칠 거칠하더군요.
한 2~3일 쓰니까 다시 예전과 같이 부드러워졌답니다.
쓰고 있는 한 자루로도 아직 새것이라 앞으로 수십년?~수 백년? 은 더 쓸수 있겠는데~새 가위가 또 있으니!~나 죽고 나면`이 보물을 어찌할꼬?~
그렇다고 지금 누구에게 줄 수도 없고~주었다가 지금 쓰고 있는 가위를 잃어 버리기라도 하면?~그때 다시 빼앗을 수도 없을테니 그건 안되고!~

수 십년동안 그 가위를 쓰며 銳意主視해 보니~머리카락이 잘리면서 날이 스더군요.
참으로 신기한 가위를 쓰고 있답니다.
이발사들은 가위가 참으로 중요하거든요.
가위가 좋아야 마음먹은 대로 머리모양이 나온답니다.

참!~한가지 참고할 것은~
이 가위는 머리카락에 물기가 약간 있어야 제대로 잘린답니다.
머리카락이 바짝 말라 있으면~잘릴 때에 머리카락이 미끄러져서~내가 자르고 싶어했던 부분이 아닌~밀려 잘리기에~내가 생각한 머리모양이 세밀히 안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쇠를 보니~참으로 부드러운 쇠라는 느낌입니다.
머리카락이 잘릴 때에~"사각~사각~하는 부드러운 소리를 손님들이 듣기 좋다고 하며~듣고 있으면 잠아 온다고 하니까요.*^^*
세상에는 이런 일도 있답니다.*^^*
생각해 보니 아마도 "사무라이"들이 쓰던 日本刀"를 만들던 기술자가 아니었나?~합니다.

                                                    ***신나이에서 퍼온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