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는 24일~25일 양일간 6·25를 평화의 날로
  만들자는 취지의 행사를 진행한다.  


'  어른들은 평소에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말씀하시다가도
   매마다 6월이 되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남북어린이어깨동무 어린이 평화선언문 중에서

미국의 이라크 전쟁 승리 이후 북한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은 대북송금 특검으로 본질이 희석되고 있다.
그러나 6·15 남북공동선언이 천명한 '남북의 화해협력과 평화공존'의 정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한반도는 동서냉전 이데올로기의 틈바구니속에서 6.25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전쟁을 통해 분단국가가
되었고 아직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 상시적인 전쟁 위협에 놓여있다.
그만큼 한반도의 평화는 한반도의 생존과 미래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http://www.okedongmu.or.kr)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바탕으로
민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를 평화의 날'로 조성하자는 활동을 2000년부터 지속적으로 전개해오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지속되었던 북한에 대기근이 발생했을때 남한 사회는 '북한동포돕기운동'이 뜨거웠는데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도 이런 활동과정속에서 만들졌고 인도주의적 나눔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일구어가고 있다.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가 '6.25를 평화의 날로 조성하자고 한 배경은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일에
반공궐기 대회 등 북한과의 적대와 반목 그리고 질시를 조장해왔던 과거의 냉전적 사고를 벗어버리고
새로운 세기에 6.25와 같은 민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고
남북의 화해협력을 통한 평화를 만들자는 것.

이에 대해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 이꽃님 간사는 "6월 25일을 한국전쟁이 발발한 '전쟁의날 아픈날'이
아니라 평화의 날로 만들자는 것으로 아이들 스스로가 내는 목소리를 통해 어른들이
한반도 평화를 생각하고 각성하자는 것"이라며 "국제 어런이평화운동가 초청강연회는
어린이의 평화와 더불어 한반도의 평화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꽃님 간사는 "그동안 남북간의 접촉이 빈번해지고 교류와 협력 분위기가 고조되어왔지만
정치적 논리로 남북관계를 재단하는 등 통일을 대비하는 남과 북의 자세가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통일의 과정과 결과의 성패는 무엇보다도 이를 이끌어 갈 어린이들에게 있다"면서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만나 통일된 사회에서 더불어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000년 2월경 3차 방북 때 가져온 북녘 어린이가 그린 그림  



올해 '6.25를 평화의 날로' 행사는 오는 24, 25일 양일간 진행되는데 24일에는 11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모여 글짓기, 그림그리기 등을 통해 북녘어린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평화문화제 '안녕?
친구야!", 평화염원 행진인 '꽃들에게 희망을!" 그리고 국제 어린이 평화운동가들의 평화메세지 전달과
평화를 기원하는 어린들이 준비한 평화음악회 '평화랑 어깨동무하기'가 진행된다.

'한반도 평화와 어린이들의 미래'란 주제로 열리는 국제 어린이평화운동가 초청강연회에는
1956년 거리의 아이들을 모아 설립한 어린이들의 생활자치공동체인 어린이공화국 벤포스타 설립자이자
제2의 페스탈로찌로 일컬어지는 스페인 벤포스타(Benposta) 어린이공화국

헤수스 실바 멘데스(Jesus Silva Mendez) 신부가 '어린이들의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노력'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전 일본수상 미끼 다케오의 부인이자 일본 ‘남북 어린이와
일본 어린이 그림마당 실행위원회’ 대표인 미끼 무츠코(Muchuko Miki)가 '한반도와 동아시아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한 공동 노력'이란 주제로 공동발표를 한다.

"…우리는 지배자와 노예가 없고 억압하고 억압받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요구합니다. …벤포스타는
공생하는 것을 준비하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벤포스타는 시민들을 진보와 변화의 개념 속에서 준비시키며, 힘있는 자들에 의해 법으로
보호받고 있는 불의, 부당함에 저항합니다. 또한 인류의 4분의 3의 고통을 모른 체하는
사회를 고발하고 기득권을 보호하는 보수 정치 세력을 벌하고자 합니다.


-스파냐의 'Profesionals da Educacion' 2000년 5월호 <어린이 공화국 벤포스타> 설명 중

헤수스 실바 멘데스(Jesus Silva Mendez) 신부가 설립한 벤포스타 어린이 공화국은
에스파냐 오렌세 지방에 위치해있으며 1956년 실바 신부와 열다섯 명의 아이들로 시작해
현재 국가와 종교 그리고 인종이 다른 아이들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교육공동체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미끼 무츠코(Muchuko Miki)씨가 대표로 있는 '남북어린이와 일본어린이 마당'은
1999년부터 매년 평양·서울·동경을 돌아가며 일본·북한·한국·재일교포 어린이들의 그림 교류전인
<남북코리안 어린이들과 일본어린이 전>을 개최해 동북아 어린이들의 평화를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한편 지난 1996년부터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에서는
'남북어린이어깨동무 평화의 행진' , '평화 그림전' , '평화체험 문화제'를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어린이의 역할을 강조해왔다.

다음은 세돌을 맞는 '6.25를 평화의 날로'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지난 6월 22일 방한한
스페인 벤포스타(Benposra) 어린이공화국 헤수스 실바 멘데스(Jesus Silva Mendez) 신부와의 인터뷰이다.

  


이번 방한이 처음인가? 방한은 목적인가?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한은 (사)남북어린이어깨동무가 주최하는
'국제 어린이평화운동가 초청강연회'에 참석차 온 것이다. 이번 행사가 분단국가에
사는 어린이들에게 '하나가 될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에 와서 분단 상황을 직접 보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한국인들에게 '벤포스타 어린이 공화국'은 생소하다. '벤포스타 어린이 공화국'이 어떤 곳이며
어린이들에게 무엇을 심어주려는 곳인가?
"벤포스타는 1956년에 만들어졌다. 젊은이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되도록
교육을 시키고 있다. 벤포스타는 세상을 바꿀 임무를 띤 젊은이들의 공동체라고 말할 수 있다.
비록 벤포스타가 현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로 변화시키려는 것이 먼 미래에나 실현될 수 있는
힘든 일이겠지만 차근차근 준비해 그 사회가 오도록 노력하고 있다.

벤포스타는 세가지 교육을 시키고 있다. 첫째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과정을 통해
지적능력을 형성시키는 것이고 둘째는 손을 가지고 물질을 유용하게 변화시키고 쓸모없는 것을
예술적으로 바꾸게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타인과 함께 살 수 있는 교육을 한다.
이것은 형제애를 가지고 사랑하는 사회를 이룩하는 마지막 단계의 교육이다.

나는 늘 아이들에게 이렇게 강조한다.
'건강한 한 아이는 병든 세명의 아이를 가지고 있고
살아있는 한명의 아이는 죽은 세명의 아이를 가지고 있고
한명의 배운 아이는 배우지 못한 세명의 아이를 가지고 있다' 즉,
나보다 못한 사람이 있음을 알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시민과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평화메세지가 있다면?
"이번 행사에 북녘어린이가 참여할 수는 없지만 남과 북의 어린이가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선 한국 어른들에게 말하고 싶다. 남과 북의 아이들이 서로 사랑하고 원하고 있으니 함께 할 수 있도록
놓아두라. 착한 아이들의 본성처럼 놓아두라고.

남북 어린이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북녘에 형제가 있음을 잊지말고 북녘어린이들은 남한 어린이들이 서로 형제라는 사실을 잊지말고
통일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벤포스타에 남과 북의 어린이들을 초대하고 싶다.
남한 어린이들이 북녘어린이들을 초대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벤포스타를 방문했으면 좋겠다"

신부님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전쟁의 상흔을 많이 목격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른들의 이기적 이해관계로 발생하는 전쟁에서 어린이들이 겪는 가장 고통은 무엇이었는가?
"전쟁은 승자나 패자에게나 죽음만을 가져다주지 평화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
예쁜 아이들의 몸이 불구가 되고 신체적으로 상처를 받고 부모와 가족을 잃게 하는게
전쟁의 가장 나쁜 면이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전세계가 반전평화를 외칠 때 헤수스 실바 멘데스(Jesus Silva Mendez) 신부도
반전평화 시위를 많이 이끌었다.
그는 남북 어린이뿐 아니라 이라크 어린이들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다치고 상처받은 이라크 어린이를 벤포스타로 데려오고 싶다.
비록 벤포스타가 자체 경제로 움직이고는 있지만 부족하다. 한국 어린이들이 이라크 어린이들을
도와 벤포스타로 데려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