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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스 카잔차키스, 『영국 기행』중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은 옛날, 절벽의 가장자리 동굴에서 입 다물고 지낸 고행자가 있었습니다. 고행자는 가부좌를 튼 채 꼼짝 않고 앉아 명상을 했습니다. 그는 허공을 한줌 베어내어 자신이 원하는 형상을 만들어 내려고 애를 쓰고 있었습니다. '툴파'를 창조하려는 것이었지요. '툴파'가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모릅니다."
"'툴파'란 것은 고행자가 고도로 정신을 집중하여 허공으로부터 만들어내는 창조물을 말합니다. 허공을 압축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형상을 취하게끔 하지요. 그는 6년을 고행했습니다. 허공을 붙들고 씨름했지만 허공이 저항했습니다. 그러나 차츰 고분고분 해지면서 농도가 짙어지더니 키 작고 토실토실한 수도승의 형태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수도승이 되어 그의 앞에 섰습니다. 미소 띈 얼굴로.
'툴파'는 묵묵히 복종하는 자세로 자신의 창조자를 섬겼습니다. 1년이 꽉 차자 '툴파'가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처럼 열심히 뛰어다니며 심부름 하지 않았습니다. 주인에 맞서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화를 냈으며 점점 반항했습니다. 고행자는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내 정신이 노예를 통제할 힘을 잃었단 말인가?
그는 가장 위대하고 어려운 '툴파' 해체작업에 들어갔습니다. '툴파'는 이제 솟구쳐 오를 정도가 되었으니 해체당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었지요. 둘의 싸움은 3년이나 계속되었습니다. 3년 째 되던 어느 날 아침, 고행자는 낭떠러지 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습니다."
중국인 노승이 몸을 돌리더니 심술궂은 눈길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이해가 되십니까?" 그가 내게 물었다.
"아니요." 내가 대답했다. 그가 껄껄 웃었다.
"당신네 서유럽인들도 그와 다를 바 없는 '툴파'를 만들어 놓았어요."
"어떤 '툴파'?" "기계 말입니다. 이제 곧 그것들이 당신들을 잡아먹을 겁니다."
(부분 생략)

● 작가_ 니코스 카잔차키스 — 현대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겸 극작가. 1883년 그리스 크레티 섬에서 태어났으며 . 장편소설『그리스인 조르바』,『최후의 유혹』, 『미할리스 대장』등과 희곡『카포디스토리아스』,『배교자 율리우스』등이 있음.
● 낭독_ 임형택 — 배우. 연극 '염쟁이 유씨', '만선' 등에 출연. 극단 '작은신화' 단원. / 조주현 — 배우. 연극 '감포사는 분이', '사랑, 지고지순하다' 등에 출연. * 배달하며
● 출전_ 『영국 기행』(열린책들)
● 음악_ stockmusic / world pulse
● 애니메이션_ 김은미
● 프로듀서_ 김태형

배달하며

어쩌면 뻔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만 1939년이 시대적인 배경인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해 7월, 그러니까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직전에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영국을 방문하여 다음해 봄까지 머물렀습니다. 그는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본주의의 성장모습과 삶이 변화하는 과정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자신의 견해를 진지하고 설득력 있게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 대목은 산업화에 휘둘리는 사람들을 보면서 예전에 중국에서 만났던 어느 노승과의 대화를 떠올린 것이죠.
그가 영국에 머무는 동안 전쟁이 일어났고 그 자신도 지하대피소로 대피하기도 했다니 이 일화, 또는 우화가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그런 게 실재 있다면 우리가 이미 만들어버린 '툴파'는 무엇일까요? 이런 말도 진부하지만, 그렇다고 안 따져볼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잘못하면 죽을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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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 곳 :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학나눔(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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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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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2013.06.21
11:55:32
(*.176.38.47)

좋은 글 감사합니다. 요즘은 저 작가가 자꾸 눈에 띄네요.. 어제 답글 달려다가 접속이 안되서 오늘 감사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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