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유가 워싱턴에서 전하는  미국 소식>

소리없이 팔리는 베스트셀러
    
"펜타곤의 새 지도"    (The Pentagon's New Map)

무슨 내용이기에 미군 장성들의 필독서가 되었나?

지금 미국에서 소리 소문없이 잘 팔리고 있는 베스트 셀러가 하나있다. 이 책은 주로 군인들, 특히 장성급 지휘관들의 필독서가 되어 지난 5월 발행된 이후 벌써 5만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미국 해군 전쟁대학( U.S. Naval War College)의 교수이자 선임전략연구위원인 Thomas P.M. Barnett 박사가 저술한 이 책에 도대체 무슨 내용이 들어있기에 고급 군지휘관들이 머리를 싸매고 읽고 있을까?

"펜타곤(국방부)의 새 지도: 21세기의 전쟁과 평화"(The Pentagon's New Map:  War and Peace in the 21st Century)는 9.11 이후의 세계 안보 전략을 명쾌하게 제시한 책이다.

저자 토마스 바네트 교수는 현대 세계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 핵심국가들"(the functioning core of nations)과  "핵심국가들 틈 사이에 고립되어있는 국가들"(the non-integrating gap of nations)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후자에 속하는 국가들은 가난한 후진국가들로서 선진국인 핵심국가들과 연관을 갖지못하고 혼란상태로 빠져들어가고 있다고 바네트 교수는 주장한다.

미국이 최근 몇십년동안 참전했던 전쟁들은 모두 이들 고립된 국가에서 치뤄진 전쟁였지만, 미국은 이들 나라에서 미국이 마주치는 공통적인 적의 정체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바네트 교수에 의하면, 미국의 적은 특정 종교도 아니고, 특정 지역도 아니고, 이들 나라의 고립상태(disconnectedness)라는 것인데, 이 고립상태가 자기 나라에서 계속되기를 바라는 세력, 그리고 고립상태를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공갈협박하는 세력이 미국의 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역할은 신(新)제국주의 세계군(世界軍)이 되는게 아니라 핵심국가(선진국)들과 고립국가들이 다같이 지킬수 있는 룰(rule-규칙)을 전파하는 것이라고 바네트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말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세계 경제와 단절된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동,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일부 국가들을 세계 경제로 끌어들이고 선진국들의 룰인 민주주의 정체를 채택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미국이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이 이라크에서 할 일은 무엇인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심어주고 세계경제권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바네트 교수는 주장한다. "세계경제와 단절되고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분노하고 있는 젊은이들로 가득찬 나라 이라크를 우리가 앞으로 10년 안에 이스라엘 정도로 세계경제와 연결된 국가로 만들어 놓으면 중동지역은 다시는 과거로 돌아갈수 없는 새로운 세상이 될것"이라고 바네트 교수는 장담하고 있다.

이란에 대하여 바네트 교수는 미국은 이란을 적이 아니라 중동 평화를 위한 미국의 파트너로 삼아야한다고 말하고, 곧 시아파가 집권할 것이 확실한 이라크와 인근 페르샤만 지역 국가들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인정해야만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고 이란을 계속 적대시만 한다면 중동평화는 보장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그는 주장하고 있다.

이라크를 중동의 모범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어 중동평화와 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붓쉬 행정부의 목표라고 주장해온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내정자의 생각도  바네트 교수의 이른바 "바네트 공식" (the Barnett Formula)과 크게 다르지 않고,  국무부 켈리 차관보가 최근 미국은 북한의 붕괴가 아니라 체제 변화를 원한다고 발언한 것도 바네트 공식과 맥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바네트교수는 현재 국방부의 고위 관료들 뿐만 아니라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등 전 군을 망라한 고위 지휘관들을 상대로 돌아가며 강연을 하는 한편, 주요 학술지와 대중지 등에 꾸준히 기고를 하고 있다. 바네트 교수의 문제의 저서는  Amazon.com이나 Ebay.com의 온라인 서점에서  권당 20불 이하로 거래되고 있다.

12월 18일 워싱턴에서 조 화 유   at 2004-12-18 (sat) 12:14

충처 : http://blog.joins.com/media/folderlistslide.asp?uid=drwyj&folder=1&list_id=3883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