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바다에서 건져올린 지갑 주인의 애절한  사연이 가슴을 뭉클케하고 있다.

    이 지갑의 주인공은 투병중인 어머니에 중 3년 남동생을 책임지고 있는 여고  3년생인 소녀가장.

    이 지갑에는 무더운 여름을 견뎌야 할 3개월치의 생활비가 들어 있었다.

    목포해경은 지난 26일 오후 4시께 목포항에 떠 있는 여자용 손지갑을 발견,  인양(?)한 뒤 이틀만에 주인인 제주 모 여고 3년 허모(18)양에게 전달했다고 30일  밝혔다.

    해경 관계자는 "해상오염 감시를 위해 방제20호정을 타고 항내를  순찰하던  중 바다에 떠 있는 빨간 지갑을 발견, 건져 올렸으며 이 안에는 주민등록증과 현금카드, 현금 23만1천원이 들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경은 주민등록증을 보고 연락을 취했지만 허양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 이틀 후 목포에서 투병중인 어머니에게 겨우 전달 할 수 있었다.

    허양의 지갑 분실 사연은 이렇다.

    심부전증으로 목포의 한 교회에서 요양중인 어머니를 만나러 온 허양은  목포에서 제주로 가는 카페리를 탔다가 실수로 그만 지갑을 바다에 빠트렸지만 배가  출발하는 바람에 발만 동동 굴렀다는 것.

    전 재산이다시피한 거액(?)이 든 지갑을 잃어버린 허양은 눈앞이 캄캄해 학교도 나가지 않는 등 크게 상심했다.

    허양은 "지갑을 잃어버린 후 학교를 나가지 않아 연락이 안됐던 것"이라면서  "이 돈을 찾지 못했더라면 상당한 어려움이 닥쳤을 것"이라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간호사가 꿈인 허양은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니는 등 성적이 상위권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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