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joins.com/it/200404/22/200404221104161272700073007320.html공룡 멸종은 性比 불균형 때문

2억년 동안 지구 생태계의 최상위에 위치했던 공룡이 멸종된 것은 성비 불균형 때문이라고 BBC 방송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리즈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 6천500만년 전에 공룡이 사라진 것은 지구 환경 변화로 공룡의 수컷이 비정상적으로 많아져 결국 번식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공룡이 악어와 같은 현재의 파충류와 같이 태어날 때의 온도에 따라 성(性)이 결정됐던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해 지구의 환경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했으나 이것 자체로 공룡이 멸종된 것이 아니라 지구의 기온이 낮아지면서 아기 공룡의 성이 수컷으로 결정돼 수컷이 이상 증식함으로써 멸종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함으로써 급격한 환경 변화를 초래했으며 이로 인해 공룡을 비롯한 여러 생물종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졌다는 데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소행성 충돌이 먼지를 일으키고 아울러 화산 활동을 유발하면서 화산재를 뿜어 올려 태양 빛을 차단함으로써 지구 기온을 떨어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진화의 정점에 달해 있던 공룡은 불행하게도 생태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취약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리즈 대학의 데이비드 밀러 교수와 그의 동료는 이번 연구조사 결과 이론적으로 기온 변화가 공룡 수컷의 압도적 우세를 초래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른 연구들에서도 공룡 암컷이 너무 적은 것이 궁극적으로 공룡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만든 원인임을 밝혀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셔먼 실버 박사는 "6천500만년 전 당시 지구의 환경이 공룡이 멸종할 정도로 치명적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단지 기온이 내려갔을 뿐이다. 그러나 공룡은 이에 적응할 유전적 메커니즘을 진화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슷한 파충류인 악어와 거북은 6천500만년 전인 대멸종 시대에 이미 환경변화에 적응하도록 진화돼 있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들 동물은 강어귀나 하상(河床) 등 물과 뭍이 교차하는 지점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환경변화의 혹독한 영향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견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베니 피서 교수는 "대멸종의 시기에 지구상 생물종의 50% 이상이 사라졌다. 사실 공룡은 숫자상으로 가장 큰 피해자라고 볼 수 없다. 최악의 피해는 바다 생태계에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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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2 11:04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