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91년도에 갑상선암수술을 받고 여태껏 건강하게 살았지요.
제가 암이라는 걸 알았을때 이 병을 이긴다면 그건 이 세상에 내가 살아남아서 해야할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라고 생각하고 그 목적에 충실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리고 투병 끝에 결혼도 하고 아이들도 낳고 일도 갖고 열심히 살았지요.
하지만 10여년전 당시 병을 앓으며 했던 생각들,
왜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을까라는 의문과  새로 얻은 삶을 무엇에 헌신하고 살 것인가,
영적인 관심사들은 일과 가정에 묻혀 10년 세월을 바쁘게 지냈습니다.

한데 2002년도 들어 사무실에서 일을 하던 도중,
이렇게 살면 1년도 못살겠다는 위기감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과감히 직장을 그만뒀지요.
승진과 지위도 싫더군요.
그리고 서점에 갔다가 문득 눈에 띈 '성자들의 예언', '3천년의 약속' 등의 그동안 거리를 두었던 책들을 보게 되었어요.
이 사이트도 2월초에 드나들게 되면서 위의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유사한 -표현방식과 통로는 다르지만- 이 곳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요.

요즘 다시 아프네요.
수련과 명상을 해온지 2년여 되어서 다시 질병이 저를 괴롭히지 않을꺼라 믿고 오히려
아픈 사람들에게 수련과 명상법을 알려주고 지원했는데
발작하듯이 머리가 아파오고 위속에 있는 음식물을 남김없이 토해내고 나면 내가 예전에 아팠을때 내 스스로 했던 약속들 - 영적인 일에 헌신하고자 했던 -을 저버려서인가 하는 자책감도 듭니다.

병원에서는 뇌는 깨끗한데 뇌혈류장애라고 합니다. 젊은 나이에 뇌혈류장애가 이렇게 심한 사람은 처음 봤다는군요.
죽음은 두렵지않은데 육체적 고통과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이 가슴을 꽉 채웁니다.
모르겠어요. 근래 전 어느때보다 수련과 명상도 열심히 했고  영적 체험도 많이 했는데...
그리고 지금도 머리가 아프고 몸에 기운이 없어서 그렇지 마음은 평화롭고 가볍습니다.
솜털처럼. 마음만 같으면 히말라야까지도 날아갈 것 같은데.

마음을 따르지 못하는 몸이 감옥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다보니 몸을 벗고 싶을 때가 많네요. 그러면 자유로와 질 것 같습니다.
아- 넋두리를 너무 오래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