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예언자가 존재한다고 치자.

'내일의 신문기사'를 쓸 수 있는 가까운 미래부터 10일,

10년 앞까지 완벽하게 알아 100% 적중시키는 자가 있다고 치자.

애석하다고 할지, 당연하다고 할지

그 자는 단 열흘도 살아남지 못할거야.

점을 친다, 치유가를 찾아간다고

사람들은 돈을 쓰면서 용한 사람을 찾아다녔다고 하지만 막상

진짜 예언자가 나오면 그가 숭배를 받는 것은 처음 엿새동안 뿐.

7일째에는 안식(安息)에 들고-----그리고는 영원히 그대로.

가령 보험회사에 암살을 당한다던가-----그저 그뿐이다.

이것이 한 예언자의 '세계창조 6일'의 웃지 못할 이야기이란 말이다.

확실히 미래를 안다해도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못한다.

사람은 자기 형편에 견주어 좋은 미래는 기뻐하지만, 나쁜 미래는 피하려 한다.

그런데 그것은 대체 누구의 형편인가?

개인이 아니라 인간 전체라 해도 그럼 지구나 우주 그것

속에서 자기가 대체 어떻게 있어야 하는지를 알지도 못하는,

그런 사람들이 아무리 정확한 예언을 얻은들

그건 그저 더 큰 파멸을 초래할 뿐이다.

그것은 정신적인 파멸이다.

사람들은 모두 '알기만 하면 어떻게든 할 수가 있겠지'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미친 사람의 증상이란 말이다.

만약 뭐든 알기만 하면 어떻게 할 수 있다면, 지식인ㆍ학자ㆍ

예언자들은 벌써 오래오래 전에 이 세계를 바꾸어놓을 수 있었을 게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그들은 혼돈을 낳고 불행을 사방에 뿌려놓았다.

예언에 귀를 기울이라고 한 붓다는 단 한 사람도 없다.

지식이 사람을 성숙시킨다고 한 붓다는 단 하나도 없다.

지구의 유인원들은 적절한 정보를 모아,

적절한 판단을 하고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지혜요,

과학이라고 여기는 것 같다.

그것이 지성(知性)의 기능이라고-----.

그럼 '그 적절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대체 무엇인가??

그들이 말하는 '적절'이란, 우주의 스케일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왜소한 인간의 존속, 그리고 저희들이 고통을 겪지 않으려는

방책과 저희들이 쾌락을 얻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말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대체 최후에는 누가 그리고 '인간의 성질 가운데 무엇이' 만족하려는 것일까?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