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노래  




우주의 노래 샤르비송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우주의 허공에서 들려 올 때면 가까이서 들리는 듯 소곤거리기도 했고, 멀리서 들리는 듯 희미하기도 했다. 희미한 목소리일 때는 바람결에 들리는 소리처럼 끊겼다 이어지고 끊겼다 이어지고 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때로는 혼자서 흥얼거리는 목소리로 노래도 부르고, 휘파람을 불기도 하며, 알 수 없는 내용의 시 같은 것을 읊기도 했다.  

  그 중에서 ‘샤르샤르.....’ 하면서 부르는 노래들은 너무 많이 들어서 거의 외울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 뜻을 알지는 못했다. 들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우울했던 마음이 평화로운 기분으로 전환되기도 했지만, 때로는 깊은 슬픔에 묻혀지는 노래이기도 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외계인은 사람 마음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마술사 같기도 했다.

  우주에서 자유분방한 모습으로 살아갈 것만 같은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외계인은 지금 어떤 장소에서 머물며 나와 대화를 이어가는지도 궁금했다.

  때로는 하늘에 나타난 투명한 물체에 그가 타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고, 하늘에 떠가는 구름 위에 그가 타고 있을 것이란 엉뚱한 상상이 들기도 했다. 옛날에 신선들이 구름을 타고 다니며 인간세상을 다스렸다는 전설이 있는데, 혹시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그 전설의 주인공이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목소리를 향해 그 궁금증을 들었다.

  “당신은 지금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지내며 저와 대화를 나누시나요?”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조금 예상을 빗나간 대답을 들려 주었다.

  ‘지구 태양계의 우주공간을 산책하며 지구의 형제별들을 탐사중이란다.’

  “지구형제별들을 탐사하는 목적이 무엇이지요?”

  ‘지구의 운명과 직결된 자료를 얻기 위해서란다.’

  “어떤 자료들인데요?”

  ‘지구 최후의 날이 다가오기 전 제2의 지구를 창조할 목적의 자료가 필요하단다.’

  “제2의 지구는 지구 태양계에 속한 별에서 이루어진다는 뜻인가요?”

  ‘제2의 지구는 지구 태양계에 속한 별이 아닌 다른 태양계의 무인세계 생명의 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엄청난 일을 무슨 힘으로 주도할 수 있지요?”

  ‘초광속의 힘만이 가능하단다.’

  “당신들은 초광속의 힘으로 그렇게 우주의 모든 공간에서 자유롭나요?”

  ‘우리들은 우주의 정복자들이기 때문에 우주의 모든 공간에서 자유롭단다. 초광속의 힘으로도 방문을 불허하는 금단의 구역을 제외하고는.’

  “금단의 구역에는 신들이 살고 있는 영역인가요?”

  ‘불가사의한 우주의 힘이 점령하고 있는 세상이란다.’

  “그토록 우주에서 자유로운 당신들의 삶이 부럽네요. 과연 우주는 어떤 현상이며 어떤 세상일지, 직접 다가가 볼 수 없으니 궁금증만 커지네요.”

  ‘우주만큼이나 비밀이 크고 신비한 존재는 인간이란다. 인간이란 눈에 보이는 정도의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그 내면세계는 복잡미묘한 질서를 바탕으로 다차원의 자아로 형성된 불가사의한 존재이기 때문이지. 이러한 인간의 비밀을 탐사하면 우주의 신비도 쉽게 벗겨질 수 있단다. 인간의 내면세계와 우주의 질서는 유사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지. 우주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 존재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도 수없이 존재하며, 눈에 보이는 세상만 존재하지 않고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세상도 얼마든지 존재하지. 그래서 비밀의 문을 열고 우주 가까이로 접근하면 할수록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와 신비로움은 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단다. 인간도 역시 그 존재의 근원을 캐 볼수록 우주만큼이나 신비롭고 경이로운 대상이니 너는 먼저 가까운 네 자신을 성찰하고 그 존재의 답을 들어 보아라.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가 마음의 비밀이지.’

  “마음의 비밀을 풀고 답을 얻기 위해 어떤 실천이 필요하나요?”

  ‘먼저 우주와의 경계를 허물고 우주와 자아가 일체됨이 중요하지. 그리하여 정신이 맑아지고 아름다운 영혼을 소유하면 마음의 비밀이 하나씩 풀려진다.’

  “우주와 자아가 일체되어 마음과 영혼을 맑게 가지면 알고 싶은 비밀들이 풀려진다는 뜻이군요?”

  ‘우주와의 합일체는 새로운 눈을 뜨고 새로운 귀가 열리는 과정이지. 그러면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린단다. 비밀의 답을 그때 얻을 수 있는 거야. 그래서 아름다운 영혼들은 하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고 신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으며 우주의 영성 앞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단다. 그렇지 않고 마음이 어둡고 구린내 나는 영혼들은 어떤 하늘의 음성도 들을 수 없고 우주의 내면도 바라볼 수 없단다. 물속이 흐리면 밑바닥이 보이지 않고, 구름이 짙으면 하늘이 보이지 않듯 말이다. 우리 하리는 마음이 따뜻하고 고운 영혼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나의 음성이 다가가 우주의 아름다운 소식들을 들려주고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란다. 앞으로도 더욱 맑고 고운 영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을 멈추지 마라라. 마음이 어두운 영혼들은 가까이 다가오는 우주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단다.’

  “당신이 전해주는 말들은 행복한 소식이니 그대로 실천하지 않을 수 없네요.”

  ‘행복한 소식을 혼자 알지 말고 고운 영혼의 친구들에게도 전해 주어라. 그들과 함께 하면 우리도 함께 하리라. 우리가 함께 하는 상징은 보이지 않는 빛이다.’

  “고운 영혼들이 모이면 당신들이 그 지도자가 되어 보이지 않는 빛으로 인도해 주신다는 뜻인가요?”

  ‘너희를 보호하고 너희와 함께할 보이지 않는 빛은 우주의 거룩한 빛이다. 우리도 그 빛과 늘 함께 하지. 그 빛이 아니면 우리들도 우주의 파수꾼으로 살아가기는 불가하지. 우리는 너희 고운 영혼들을 그 밝은 빛이 있는 곳으로 안내할 것이다. 고운 영혼들의 모임이 있을 때는 우주의 샤르비송을 합창해라. 그러면 너희 안에서 우주의 밝은 빛이 더욱 증폭되어 우주의 큰 영감을 발휘하게 하리라.’

  “샤르비송 노래들이 그렇게 큰 힘을 가지나요?”

  ‘샤르비송은 우주의 파동을 일으키게 하는 신호이지. 마음을 맑게 다스리고 우주의 밝은 빛을 증폭시키기 위한 신호이며 고차원문명세계의 빛을 출현시키는 도구란다. 샤르비송을 틈나는 대로 독송하면 마음이 맑아지고 높은 정신세계가 열리며 우주와의 경계가 허물어질 것이다.’

  “당신의 샤르비송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저절로 맑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 저도 이제 당신에게 우주의 샤르비송을 많이 배우고 싶어요.”

  ‘틈나는 대로 알려 줄 테니 네 무의식의 귀를 항상 열어 두어라. 샤르비송을 많이 외우면 우주뿐만 아니고 고차원문명세계와 더욱 긴밀한 교류가 이루어질 것이다. 샤르비송은 우주의 파동을 극대화 시켜 우주 끝까지 그 파워를 전달하게 하는 힘이 있다. 고운 영혼들이 모여서 샤르비송을 합창하면 우리들이 기꺼이 달려가 동조하며 우정을 과시하리라. 우주파동은 우주의 영성과 코드가 일치하니 우주와 교류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단다.’

  “그 약속을 꼭 지켜주십시오. 당신의 보이지 않는 목소리를 통해 우주의 소식을 접할수록 제 영성은 더욱 큰 날개를 달고 있습니다. 앞으로 방황하는 영혼들을 만나거든 샤르비송을 전달해주고 고차원문명세계와 교류할 수 있도록 인도하겠습니다. 그들을 저와 같이 친구로 받아주시고 그들에게도 풍성한 우주의 소식을 많이 전달해 주십시오.”

  ‘그 약속은 어기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샤르비송을 외우는 요령을 너에게 전수해 주겠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그 약속대로 나에게 많은 샤르비송을 들려주며 외우게 했다. <샤르>라는 의미에는 <우주> <신성함> <크다> 등의 뜻이 담겨 있는 우주의 언어였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알려주는 샤르비송의 내용은 다양했다. 수련의 단계에 따라서 내용이 달라졌다. 어떤 샤르비송은 명상과 함께 암송하기도 하고, 어떤 샤르비송은 우주활력무를 추면서 노래처럼 부르기도 했다.

  우주활력무는 우주기운을 몸속에 축적시키는 춤이었다.

  음악에 맞춰 여러 사람이 함께 합창을 하며 샤르비송을 독송할 수도 있었고, 우주활력무를 단체로 추면서 샤르비송을 암송할 수도 있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매일 같이 지도해주는 대로 샤르비송을 읊기도 하고 우주활력무를 추었더니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현상을 체험할 수 있었다.

  눈을 감고 명상에 빠져있을 때, 몸이 갑자기 새털처럼 가벼워지면서 공중으로 붕 뜨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있었다. 깜작 놀라 눈을 떠보면 몸은 그대로 있고 마음만 둥둥 공중으로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느낌처럼 실제로 몸이 공중에 떠서 날아다니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때 보이지 않는 목소리가 훈수했다.

  ‘처음에는 기분만 몸이 공중으로 떠다니는 느낌이지만 우주파동의 힘을 더욱 축적하면 신체적 변화와 함께 유체이탈의 현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곧 육체를 벗어난 영혼이 홀로 독립하여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다는 뜻이지.’

  “유체이탈을 경험하면 어떤 일들을 체험할 수 있나요?”

  ‘가만히 앉아서도 끝없는 우주공간을 활보할 수 있고 우주의 영적 존재들과 교류가 가능해진단다. 그러한 삶의 희열을 느껴보고 싶거든 부지런히 우주정신세계를 연마하여라. 우주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우주와 일체되면 무한한 우주의 능력이 네 몸 안에서 일어남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경지에 이르도록 열심히 실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구 최후의 날에 살아남을 존재들은 오로지 우주파동의 힘을 몸에 축적한 자만이 가능할 것이다. 그날을 위해 지구인류들은 우주의 힘을 기르고 맑고 고운 영혼을 간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들은 마지막 그날을 위해 준비하고 또 준비해 오고 있단다. 초광속의 힘이 아니면 아무도 지구 최후의 날을 비껴갈 수 없다.’

  이 후로 샤르비송을 꾸준히 외우면서 우주파동을 체험했다. 우주파동으로 파뵤시에너지가 증폭되고 그러면 투명한 빛의 터널이 우주공간으로 연결되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럴수록 내 몸은 우주와 하나 됨을 느꼈으며 우주의 살아있는 힘을 믿을 수 있었다.

  때로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 함께 샤르비송을 합창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 일체감이 조성되는 느낌이었다. 어떤 때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 서로 다른 몸이 아니라 분신과 같은 사이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우주파동을 체험하고 우주기운을 축적시키는 훈련을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우주정신세계 수련법>이라고 알려주었다. 우주정신세계 수련법을 어느 정도 연마한 후 정신적 신체적 변화를 많이 느낀데 고무되어 친구들 몇 명을 더 수련에 참가시켰다. 그 중에는 몸이 허약해서 병치레를 자주 하는 친구도 있었고, 학교에서 성적이 뒤떨어져 부모에게 걱정을 많이 끼쳐주는 친구도 있었다.

  이들 친구들과 우주정신세계 수련법을 함께 실천한 후 친구들에게서도 색다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병치레를 자주 하던 친구는 건강한 체질로 바뀌기 시작했고, 학업성적이 좋지 않던 친구는 갑자기 기억력이 상승되어 성적이 오르는 현상을 체험했다.

  이러한 현상을 보이지 않는 목소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너희 마음에 우주와 교류할 수 있는 정신이 열리고 너희 몸이 우주기운과 소통하여 잠자고 있던 우주의 힘이 되살아나고 있는 현상이다. 곧 우주기운은 어긋난 것을 본래 모습대로 복원시켜 주고, 감추어져 있던 힘을 되살려 주는 기능이 있어 친구들의 아름다운 체험을 가능케 하는 것이란다.’

  그 후부터 더욱 우주정신세계 수련법에 매력을 느끼고 정진했다.

  우주정신세계 수련에 정진한 후 초보적인 유체이탈 현상을 경험했다. 우주에서 들려오는 음악에 심취하며 명상에 전념하고 있는 순간, 생전 처음 와보는 장소에 영혼이 도달하여 거리를 활보하는 경험들이었다. 유체이탈한 내 영혼은 아름답게 지어진 건물들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구경도 하고, 거리에서 재미있게 떠들며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틈새에 끼어 구경도 했지만,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다.

  유체이탈한 내 영혼은 어디서나 투명한 인간처럼 행동할 수 있어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아무리 오래 걸어도 힘들지 않았고, 몸에 두른 옷은 구름처럼 가볍기만 했다.

  육체의 허물을 벗어버린 영혼은 그토록 홀가분할 수 없었다.

  나중에 명상에서 깨어나 유체이탈 상태로 경험했던 장소들에 대하여 알아보니 실제로 지구상에 존재하고 있었고, 영혼이 방문했던 건물이나 거리들도 사진 속에 등장하고 있었다.

  유체이탈 상태의 영혼은 낯선 장소만 방문하지 않고, 멀리 떨어진 친척의 집이나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의 집에도 나타날 수 있었다. 그들은 내 영혼의 등장을 알아채지 못했지만, 나는 그들의 얼굴도 만져보고 이야기소리도 들어주다가 아쉬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유체이탈을 일으키면 잠깐 사이에 멀리 떨어진 장소들을 방문하고 새로운 견문들을 넓힐 수 있어 자아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인간은 다차원의 존재이고 자아의 내부 속에 또 다른 심오한 자아가 우주의 나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유체이탈의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어쩌면 보이지 않는 목소리도 유체이탈을 일으켜 내가 아지 못하는 사이에 곁에 다가와서 내가 살아가는 삶들을 관찰하지 않을까 생각 들기도 했다.

  어떻든 우주정신세계 수련법을 정진할수록 보이지 않는 목소리와는 더욱 친밀함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럴수록 그의 실제 모습이 궁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