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태양의 존재는 모두를 이롭게 한다. 태양이 힘있게 빛을 발하며 자기의 일을 하는 것도 만물을 이롭게 하기 위함이다. 달의 존재도 우리를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한다.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빛을 반사하며 지구를 도는 자기의 일을 하는 것이 밤을 밝힌다든지 밀물 썰물 등 여러 가지로 우리를 이롭게 한다. 또한 지구의 존재는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일초에 사천 리씩 날아가면서, 일년에 한번씩 태양의 주위를 돌면서 우리에게 제공하는 봄•여름•가을•겨울과 자전을 통해서 우리에게 주는 밤과 낮은 지구의 만물을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빛의 존재는 만유를 이롭게 하고, 공기의 존재도 모두에게 생명을 연장케 해준다. 물도 모두를 이롭게 하고, 땅도 만물에게 이익을 준다. 또한 날아가는 새들의 존재는 우리를 기쁘게 해주고 그들의 지저귀는 노랫소리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다람쥐나 토끼가 뛰어다니는 것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양털은 우리를 따뜻하게 하고 양의 젖은 우리를 튼튼하게 해준다. 닭들은 농촌의 새벽을 깨우고 달걀로 우리에게 봉사한다. 지상의 모든 동물들은 인간이 만든 어떤 장난감보다 우리를 더욱 기쁘게 한다. 꽃은 피어서 자기를 키우는 것이 우리를 기쁘게 하고, 모든 열매는 자기를 살찌우고 성장하는 것이 우리에게 달고 시원하고 맛있는 영양(생명)이 된다. 이렇게 무생물이라고 하는 존재로부터 지상의 각종 생물이 모두 다 그들의 존재와 그들의 고유한 삶이 남을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한다.

또한 소우주라고 하는 우리의 몸도 그렇다. 눈의 존재는 온몸의 모든 백체에게 빛을 받아들이는 창의 역할을 하며, 눈이 자기의 생명을 누리는 행위 곧 무슨 사물을 보는 것은 몸의 백체에게 유익을 준다. 손이나 발이 부지런히 자기의 삶을 사는 것은 다른 지체에게 큰 유익을 준다. 귀가 열심히 듣거나 코가 열심히 냄새를 맡거나 입이 열심히 무엇을 먹는 행위는 몸의 다른 백체에게 도움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심지어 우리 몸 속의 각 기관들이 자기 고유의 속성을 누리는 것은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위의 소화력은 모두에게 힘이 되고, 간의 저장 능력은 모두에게 능력이 된다. 심장의 펌프 능력은 모두에게 생명이 되고, 심지어 항문의 배설 능력도 모두에게 활력이 되고 즐거움이 된다. 이처럼 우주 만물은 각자의 존재와 그들 각자의 고유한 삶이 모두에게 유익이 되고 기쁨이 된다. 그런데 사람의 존재와 삶은 타자(他者)에게 유익이 되고 행복을 주기도 하지만 모든 존재 중에서 유일하게 타자에게 유익이 되기는커녕 피해를 주고, 행복을 주기는커녕 행복을 빼앗아 가는 존재이기도 하다. 왜일까?

사람을 제외한 대부분의 만물은 남을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속성으로 각각의 존재들이 꼴 지어져 있다. 태양, 공기, 물, 흙 등 우리가 무생물이라고 부르는 존재들은 우리 존재의 절대적인 유익(생명)을 주고, 각종 식물 즉 도라지, 더덕, 잔대, 벼, 밀, 콩 등은 우리에게 음식물이 되고 각종 꽃이나 과일 등은 우리를 기쁘게 하고 우리에게 활력을 준다.

그러나 동물이라고 하는 존재는 좀 다르다. 토끼, 양, 소, 코끼리 등 초식 동물은 타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뱀을 비롯한 늑대, 호랑이, 사자 등 육식성 동물은 다른 존재를 파괴함으로 자기들의 존재를 영위해 간다. 닭 같은 존재는 우리에게 계란을 주고 양 같은 존재는 우리에게 우유나 털옷을 주고, 종달새, 꾀꼬리 같은 존재들은 노래를 선물한다. 그러나 새매나 독수리 같은 존재는 다른 존재를 파괴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이다. 이와 같이 극히 일부의 동물을 제외하고는 모든 동물들은 그들의 존재와 삶이 이웃을 이롭게 한다.

그런가 하면 사람들은 자기를 제외한 다른 존재를 이롭게 하는 삶을 살기도 하고 다른 존재를 파괴하면서 살기도 하는 특이한 존재이다. 한없이 이타(자아 희생적)의 삶을 사는가 하면, 한없이 이기적(타자 파괴적) 삶을 살기도 한다. 무엇이 사람으로 하여금 이와 같이 극단적 삶을 사는 존재로 꼴 짓게 하는가? 그것은 남성 여성이라는 성도 아니고, 흑인종 백인종 황인종이라는 인종도 아니며, 조선족 한족 게르만족이라는 종족 때문도 아니며, 한국 사람 미국 사람 러시아 사람 등 국가 때문도 아니며, 부자나 가난한 사람, 배운 사람 못 배운 사람, 늙은 사람 어린 사람, 잘난 사람 못난 사람 등 사람들의 외적 조건도 아니다. 문화 차이는 있지만 사람들은 서로 만나 어울려 살다 보면 누구나 다 똑같다. 그러면 무엇이 이웃 사람의 존재를 이롭게 만들거나 이웃을 해롭게 하는 존재로 만드는가?

그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의 마음은 대부분이 다른 존재와 달리 남을 이롭게 하는 선한 의지가 있는가 하면 자기만 위하고 남을 끌어내리는 악한 의지도 있다. 만약 온 인류의 마음이 선한 의지로만 꼴 지어져 있다면 지구는 당장 낙원이 될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갈등과 다툼과 서로가 등을 돌리는 일은 없을 것이며 따라서 감옥도 폭력도 불법도 사람을 죽이는 전쟁도 당장 끝날 것이다. 영원히 끝날 것이다. 또한 배고파 죽는 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며, 그늘진 곳에서 소외된 삶을 살거나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홀로 아파서 신음하는 병든 자도 없을 것이며, 심지어 늙어 죽는다 해도 주위의 모든 사람들의 사랑과 위로 속에서 임종을 맞이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람의 존재의 어떠함을 꼴 짓는 것은 외적 환경이나 조건이 아니라 우리 사람이 가지고 있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 곧 우리의 마음이다. 자유 의지인 마음이 우리 각자를 결정 지으며 인류의 삶을 결정 지으며 지구촌의 운명을 결정한다.

오늘도 인류는 무서운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인류의 소원은 거의 다 성취되고 있다. 마치 식물이 종자 개량을 통해서 우량의 열매를 취하듯,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사람이 육체적 생명까지라도 사람의 외적 욕구들을 이루려 하고 있다. 새처럼 날고 싶은 욕망은 비행기를 통해서 벌써 이루어졌으며, 신(神)처럼 멀리 있는 것을 보고 듣는 것도 TV나 전화를 통해서 다 이루어졌다. 신처럼 다 알기를 원하는 인류의 꿈도 컴퓨터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인간의 작은 육체의 힘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들을 오늘날 우리 인류는 여러 가지 기계나 원자의 힘을 이용하여 건설하기도 하고 파괴할 수도 있게 되었다.

이렇게 오늘날 사람이라는 존재는 신처럼 엄청난 능력을 가지게 되었으나 이런 힘과 능력을 가진 인류의 삶은 날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삶은 양적으로는 더 커졌으나 질적으로는 더 나빠지고 있다. 우리 한국만 하더라도 학교 붕괴로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 가기를 싫어한다. 노사 분규로 회사를 갈 수 없다. 여야 대립으로 정쟁이 그칠 날이 없다. 의약 분규로, 의술은 발달했건만 치료는 제대로 받을 수 없다. 이와 같이 외적 조건과 환경은 신의 경지로 올라섰지만 내적 삶의 질은 어린아이가 동생을 죽이고 자살을 하는 등 지옥처럼 끔찍한 상태로 떨어졌다. 왜일까?

이것은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하는 인류의 노력은 가히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신의 경지에 도달했지만 그것을 누리고 사는 인류의 마음은 날이 갈수록 남을 이롭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이타적 마음에서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내 뜻대로 내 좋은 대로만 살겠다는 이기적 마음으로 급속도로 타락했기 때문이다.

옛날에는 살기가 좋았다고 하는 탄식의 소리는 과거의 조건이 현재보다 좋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옛날에는 가난해도 인심(사람의 마음)이 좋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을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다. 요즘에 한국 신문에 나오는 이민 박람회나 유학 박람회에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것은 IMF 등 한국의 삶의 조건이 나빠져서 이민 가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늘날 우리 한국인의 삶의 조건은 이 세상 어느 나라에 못지않으나 삶의 질은 이 나라를 등지고 해외로 떠나고 싶은 사람이 많을 정도로 악화되어 있다. 그 원인은 거듭 말하지만 외적 조건이나 환경 악화 때문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의 내적 품성의 힘, 곧 선한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돈을 벌면 내 마음대로 살려고 한다. 누구나 높은 자리에 오르면 내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한다. 누구나 남보다 잘나면 뻐기려고 하고 남보다 좀더 알면 무식하다고 남을 깔보려고 한다. 그리고 내 마음대로 욕심대로 채워지지 않으면 거짓과 불법과 폭력을 쓴다. 남을 이롭게 한다는 말은 있으나 그런 마음은 찾기가 쉽지 않다. 온 우주 만물의 생명인 남을 이롭게 하는 속성, 곧 선한 마음을 추구하고 귀중히 여기며 온 우주의 무엇보다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그런 정신은 오늘날 우리 현실에서 찾기가 어렵다. 오늘날 모든 사람들이나 모든 국가는 그저 밤낮없이 돈 벌기에 바쁘다. 남을 이기기 위해 힘을 기르고 권세를 잡고 더 많은 능력을 소유하기 위해 무한 경쟁 시대를 육십억이 오늘도 뜀박질하고 있다. 어느 나라나 누구 하나 생명의 기본 도(道)인 남을 이롭게 하기 위한 삶을 확대하기 위하여 선한 마음을 키우고 선한 의지를 다지며 선한 정신력을 일깨우기 위해 애쓰는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인류는 이대로 자멸하고 말 것인가? 언제까지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은 내가 이겨야 되는 경쟁자의 개념으로 보거나 나 이외의 모든 존재는 내가 이용해 먹는 수단으로 보는 헛된 마음에서 비롯된 뜀박질을 계속할 것인가? 언제까지 게르만 민족으로 전 인류를 바꾸면 이 세상은 유토피아가 될 것이라는 헛된 꿈에서 비롯된 히틀러의 미친 망상을 이어받아서 오늘날도 유전자 변형에 인류의 미래를 걸 것인가? 무생물에서 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은 나 이외의 다른 존재의 유익과 행복을 위한 삶을 자연스럽게 보편적으로 살고 있건만 언제까지 사람만이 상호 파괴적 미친 삶을 살며 곤두박질치듯 끝없는 어둠 속으로 추락하면서 아옹다옹할 것인가? 전 인류가 이상한 흥분으로 미쳐서 참여했던 제1차, 제2차 세계 대전은 끝났건만 엄청난 생명의 대가를 치르고 우리 인류가 배운 것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이 세상에서 최고 귀한 것은 돈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고, 이념도 컴퓨터도 유전 공학도 원자 폭탄도 아니라는 것을 말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르면서 배우고 배웠건만 왜 아직도 우리 인류는 악몽 같은 헛된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오늘도 헛된 인간사에 끌려 다니는가?

우주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인류가 지난 수천년 동안 추구해 온 모든 것들이 아니라 우리의 선한 마음인 것이다. 새 천년을 맞은 인류는 만유의 주인답게 만유의 유익과 행복을 위해 사는 주인의 마음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 인류는 꽃처럼 달처럼 해처럼 다람쥐처럼 그 존재만으로도 이웃을 기쁘게 하고 유익되게 해야 한다. 또한 태양이 하는 일이 모두에게 유익이 되고 행복이 되듯이 우리 인류의 모든 삶이 이웃에게 유익이 되고 행복이 되어야 한다. 그 해결의 키는 멀리 있는 것도 아니요 어려운 것도 아니다. 병든 육체를 회복하려면 약을 먹고 운동을 해야 하듯 병든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서 우리 인류는 선한 마음을 우주에서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며 그 선한 마음을 키우기 위해 우리의 힘을 최고로 경주해야 한다.

나라마다 좋은 법이 있고 종교마다 이상적인 교리가 있고 회사마다 좋은 사훈이 있고 가정마다 아름다운 가훈이 있고 개인마다 멋진 인생관이 있다. 그러나 아무리 나라가 다르고 종교가 다르고 이념이 다르고 단체와 개인이 다를지라도 그들의 이상(理想)에는 공통 분모가 있다. 즉 모두 다 ‘거짓말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강간하지 말라. 그리고 부모에게 효도하고 이웃과 다투지 말고 화목하게 잘살라.’는 내용은 똑같다. 그러나 이것은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지킬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지킬 힘이 없기 때문이다. 선한 의지는 법으로 가꾸어지는 것도 아니며 종교적 교리로 가꾸어지는 것도 아니며 천국에 대한 보상이나 지옥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꾸어지는 것도 아니다. 선한 의지는 돈이나 권력으로 가꾸어지는 것도 아니며 컴퓨터의 지혜나 유전자 공학이나 원자 폭탄의 위협으로 가꾸어지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알고 있으나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힘인 선한 마음(선한 품성)은 생각으로만 이루어지는 정신의 한 줄기가 아니다. 선한 마음은 모든 존재의 본체이며, 만물의 생명이며, 유일한 행복의 원천이다. 따라서 인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선한 마음이며, 선한 마음을 키우기 위해 전 인류는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선한 마음이 생애가 된 선한 품성의 존재는 누구에게나 덕이 되고 기쁨이 되며 모든 존재에게 참행복이 된다.

겨울은 갔고 봄이 왔다. 오늘도 새들은 창공을 날며 힘차게 노래를 부른다. 봄 태양은 만물을 향하여 힘차게 햇살을 뿌리고 있다. 이제 봄꽃들은 잎이 피기 전부터 다투어 피어날 것이다. 쟁기질할 때 노고지리의 노랫소리는 일손을 흥겹게 하고, 앞산에 핀 벚꽃은 잠시 허리 펴고 쉬는 농부를 이리 오라고 유혹한다. 참으로 아름다운 봄! 새 천년의 봄을 알리는 태양은 농촌에서 이렇게 뜨고 있다.

-- 이기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