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Meeting, Party & Business
현대판 귀족 클럽이 성행 중이다.

명문대졸 출신 이상으로 부모가 의사, 변호사, 대기업 임원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고 가족 재산은 50억원 이상, 본인 직업 역시 부모와 유사하고 용모가 준수하며 체격이 건장하면 귀족클럽 가입 자격요건이 된다.

이들은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며 얽히고 설킨 인맥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대부분 외국에서 공부한 이들은 서구적 매너와 고급스러운 감각, 부모 시절부터 이어온 소수의 상류층이라는 자부심 등이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얼마 전 처음으로 젊은 상류층의 귀족 클럽이 공식적으로 만들어져 공개되었다. ‘젊은 귀족 클럽’(YNC ; Young Noblian Club)이 바로 그것.

A씨(남·28) 미국 S대 경영대학원 졸업, 재벌그룹 D사 이사, B씨(남·30) 미국 N주립대 의대 졸업, 서울 강남지역 성형외과 원장. C씨(남) 미국 B대 디자인전문 P스쿨 졸업, 대형 포털 사이트 간부. D씨(여) E대 졸업, 동시 통역사. E씨(여) S대 음대 작곡과 졸업, 현재 대학강사. F씨(남) S대 의대 레지던트 등 멤버가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 곳의 남자 멤버들 중 50% 이상이 미국에서 대학을 나왔다. 나머지 대부분은 서울대, 연세대, 의과대학 출신들이다. 직업은 대기업 이사, 벤처 기업 대표나 직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이 주종을 이뤘다. 여성 멤버들도 유학파나 국내 명문대 출신들이 많았다. 이들의 직업은 벤처기업 직원, 예술인, 의사, 영자신문 기자, 통역사 등이며 대학 재학생들도 일부 있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주소지가 거의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일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관계자는 “거주 지역도 회원 선발 때 고려됐다”고 말했다. 모임에 참석하는데 서로 편리하다는 점과 ‘강남 문화’를 중심으로 클럽을 이끌어 가겠다는 의도다. 이들 젊은 귀족 클럽은 국내 최고 프랑스식 레스토랑에서의 디너 파티는 물론이고 오페라 감상 등 최고의 다양한 문화 생활과 레저 활동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즐기고 있다.

순수 비즈니스만을 목적으로 한 귀족 클럽은 노블레스 투자클럽이 대표적이다. 순수한 투자자 클럽으로 출발한 이들은 시쳇말로 ‘있는 집 자식들’만 모여 알 만한 소식통을 통해 전해들은 자료를 바탕으로 부동산 등에 투자를 하고 있다.

귀족 클럽의 멤버들이 즐겨 찾는 곳은 청담동 일대의 고급스런 바와 레스토랑이다.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급스러운 곳을 찾는데, 청담동 북쪽으로 줄지어 생기는 곳이 이들만의 대표적인 모임장소다.

대표적으로는 미국 금주 시대의 마피아 아지트를 연상시키는 ‘물바’와 ‘틈’ 그리고 ‘바바’ 등이다. 아방가르드한 예술가적 취향을 좋아하거나 캐주얼한 다운타운 클럽가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신 귀족들이 모이는데, 요즘은‘화수목’이나 ‘라쉐즈’와 같이 동양적인 느낌이 강한 앤티크 바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동의 라퓨타 레스토랑의 이름을 딴 라퓨타 클럽과 신사동의 퓨전 레스토랑 비온디 이름을 딴 클럽 비온디 등은 대표적인 비즈니스 귀족 클럽이다. 이들 귀족 클럽이 야외로 한번 움직일 땐 어마어마한 경비가 든다. 작은 예로 은으로 만든 도시락 용기에 최고급 반찬이 담긴 100만원짜리 특별 도시락을 주문한다.

단순히 명문대 출신이라고 해서 귀족클럽의 멤버가 될 수는 없다.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라 자부할 수 있어야 한다. 견문을 넓히기 위해 유학은 필수의 조건이다. ㈜파티즌 대표 이경목 씨는 “이런 귀족 클럽들은 보통 네트워크 확장을 위한 비즈니스 목적으로 이용되는 것이 사실이다. 모임에 나가면 다양한 경력과 친분을 갖춘 회원들이 많기에 서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흔히 생각하기 쉬운 흥청망청하는 모임과는 엄연히 격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이런 파티문화와 사교클럽 외에 전통적인 학연 위주의 모임도 많다. 강남 L초등학교 동문, E여대-S대 동문, 강남 S여고-S고 동문 모임 역시 ‘신 귀족들 모임’의 한 지류라 볼 수 있다.

국내 경기 불황에 화려한 생활이 차츰 공개되면서 빈축을 사고는 있지만, 이러저러한 비판과 질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의 ‘귀족 클럽’은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