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설명] "너무 무서웠어요"
"간신히 탈출..피피섬에 한인 피해자 더 있을 가능성"(영종도=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과 그에 따른 해일로 큰 피해를 입은 태국의 휴양지 푸켓에서 돌아온 여행객들은 긴박했던 대피순간을 떠올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부에서는 알려진 것보다 한국인의 피해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조심스레 제기됐다.

이날 오전 9시38분께 푸켓발 인천행 첫 항공기인 대한항공 KE638편을 타고 입국한 신혼부부 이기태(36).홍민자(29)씨는 "`바통 비치''에서 오전 10시께 발코니로 나가 쉬고 있는데 갑자기 집채만한 파도가 밀려와 순식간에 호텔 2층까지 흙탕물이 가득 찼다"고 전했다.

홍씨는 "갑자기 물이 차는 바람에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대피하느라고 난리가 났고 이같은 상황은 10시30분까지 30여분간 계속됐다"며 "현지 가이드가 태워 준 승합차를 타고 공항 로비에 도착한 뒤에야 간신히 한숨을 돌렸다"고 말했다.

남편 이씨는 "그 이후로 길이 통제되고 교통 수단도 두절돼 다른 여행객들은 통행에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가족여행에서 돌아온 박주원(17)양은 "숙소 밀집지역인 바통비치에 있었는데 오전 8시30분께부터 지진 때문에 2번 가량 흔들림을 느꼈다"며 "이후 시간이 지나자 물이 밀려오면서 호텔 1층이 잠기고 전화와 인터넷, 가스도 끊겼다"고 말했다.

박양은 "경고 시스템이 마비된 상태에서 여행객들이 호텔 뒤편의 산자락 등 `안전지대''로 대피하느라 소동이 빚어졌다"며 "4시간여 동안 여행객들이 외부와의 연락이 사실상 두절된 상태에서 큰 두려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국인 피해자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성석(36)씨는 "`까따 비치''의 한 리조트 앞 해변에서 가족들과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오전 9시30분께 갑자기 해일이 밀려왔다"며 "재빨리 물밖으로 나왔지만 파도가 밀려오는 속도가 워낙 빨라 물결에 휩쓸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죽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유럽인의 도움으로 겨우 빠져나와 호텔로 몸을 숨겼는데 파도가 잠시 뒤 다시 밀려와 산으로 도망쳤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그는 "우리 일행이 있던 곳은 그나마 피해가 적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피피섬 지역의 경우 한국인 인명 피해가 더 있다는 소문이 현지 관광객들 사이에 돌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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