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빼앗을 목적으로 자신들을 도와주는 사람을 살해하려던 1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 구체적인 살인 계획까지 세웠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윤현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달 전 채팅으로 만나 생활해 온 가출 청소년 16살 한 모 군과19살 김 모 양 등 10대 4명입니다.

이들이 채팅을 통해 회사원 35살 고 모 씨를 만난 건 지난 14일.

고 씨는, 자신들을 고아 남매라고 속인 이들에게 보증금 3백만 원짜리 방까지 얻어 줬습니다.

이들 10대들은 그러나 은혜를 원수로 갚았습니다.

고 씨를 위협해 돈을 빼앗기로 한 것입니다.

이들은 또 증거를 없애기 위해 고 씨를 살해하기로 하고 서로 역할을 나눠 연습까지 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피의자 한 모 군]
"TV 프로그램에서 보고, (땅에) 묻거나 드럼통에 넣어 불태우는 것 이런 거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범행 계획은 고 씨가 예상보다 일찍 집으로 찾아오면서 엉클어졌습니다.

다급한 이들은 고 씨를 감금한 뒤 텔레뱅킹 등을 통해 돈 5백만원을 빼앗았지만, 미처 살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던 터라 고 씨를 풀어주고 말았습니다.

[녹취:서도석, 부산 서부경찰서 강력반 경사]
"돈 빼앗은 뒤 여관에 있다 남자아이가 돈을 들고 도망가자 여자아이 한 명이 인터넷에 도난 신고를 한 것을 보고 첩보를 입수했습니다."

유흥비 마련을 위해 살해 계획을 세웠다는 무서운 10대들은 결국 자신들끼리도 믿지 못하다 쇠고랑을 차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