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황하게 글을 썼다가 올리려는데 접근권한이 없다고 모두 날라가 버렸네요.
올리지 말라는 계시가 아닐까 하여 그만둘까 하다가 다시 씁니다.
처음 내용과는 많이 틀려지겠지만......

전 컴퓨터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전공은 컴퓨터가 아니지만 그전부터 해왔고 지금도 컴퓨터 회사에 다니면서
꾸준히 공부를 하려고 노력중이죠.

가끔 몇개의 글을 보면서 공부라는것에 대해 써볼까 하다가
용기가 없어서 못 쓰고 있다가 (비록 익명이라도...)
용기를 내어서 써보려 합니다.

공부라는것...
모든 공부 - 컴퓨터등의 과학/공학이나 인문/예술, 명상, 선도 수련등 모든 공부들...
1. 처음에는 잘 모르니까 대단해 보입니다. 하는 사람들이 위대해 보이죠.
2. 조금 하다보니까 조금씩 알아나가게 되면서 더 알고 싶습니다.
3. 조금 더 해보니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습니다. 으쓱해지죠.
4. 모르는것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약간 놀랍니다.
5. 아는것보다 모르는것들이 더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매우 당황해합니다.
6. 어느것이 정답인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가끔 질문도 해보지만 두리뭉실한 답변에 회의를 느낍니다.
7. 질문을 올리면 초보자들이 자신이 아는것들을 늘어놓으며 설명을 합니다.
   황당해하며 같이 글을 올리면서 자신의 생각을 말합니다.
8. 질문과 대답, 다른 글들의 질문과 대답을 읽으면서 더 헷갈려합니다.
   이미 자기가 아는것이 정답인지 궁금해 하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들을 보고 가끔 탄성도 지르고 그 사람을 다시 보기도 합니다.
9. 자신이 그동안 초보자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정말 초보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자신보다 많은것을 알고 있는듯도 하고 아닌듯도 합니다.
10.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과 알고 있던 모든 사람들이 의심됩니다.
    저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알지도 모른다, 얼마나 알까...
    자신의 대답도 두리뭉실해지기 시작합니다.
11. 이런 글을 쓰면서도 매우 창피해합니다. 익명이라도 가슴이 뜁니다.
12.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제가 이렇게 장황하게 설명(푸념이죠..)을 늘어놓은 이유는......
어느 것을 믿고 있던, 어느 길을 가고 있던 목적지는 한곳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상대방의 길이 자신의 길과 틀리다 하여 이 길로 오게 만들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길이 틀릴 수도 있고, 모두 틀릴 수도 있습니다.
사실... 맞다 틀리다를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이것이 진실이네 저것은 거짓이네 이 길이 옳은 길이고 저길은 틀린 길이네
누구의 말이 맞고 누구의 말은 틀리네 라는 것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솔직히 누구의 길이 맞는지 틀리는지, 자신조차 모르는 마당에
남의 글에 대해서 뭐라 말할 용기를 낼 수 없습니다.

컴퓨터 분야처럼 타인이 보기에 객관적인 답이 있는것 같은 문제도
주관적으로 보면 수없이 많은 답이 있습니다.
다만 아직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은 객관적인 답이 있는것처럼 보이는것이죠.
남들은 쉽다고 하는 기사의 주관식 문제를 보면서도 매우 다양한 답을 보았고
저는 그중 어느것이 답인지는 헷갈려 했고 그것에 대해 아무도 답해주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답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답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만 보았죠.

우리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수도 있고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운명은 정해져 있을 수도, 아닐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의 길을 존중해주면서 자신의 길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자신이 믿는것만이 진실은 아니리라 생각됩니다.
다른 것 또한 진실이 될 수 있겠죠.
하지만 진실이 과연 무엇인지... 전 잘 모르겠네요.

요즘 제 생각을 말하기가 참 힘듭니다. 그것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하지만 비록 그것이 틀렸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해 배울 수도 있지만,
역시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진실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분히 횡설수설, 그리고 xx 가 아닐까 xx 가 아닌것이 아닐까 라는
자기회피적인 말 또한 역시 잘 몰라서 그러는것이니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뭐 그렇다고 제 주관이 흔들린다던가 기본적인 마음이 흔들리는것은 아닙니다.

자신의 주관은 확실해 해놓고 상대방의 길 또한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거죠
서로의 길에 대해 존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ps. 역시 공부가 덜 되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말하기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