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 26일 월요일, 그믐달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새벽에...

정말 오랜만에 일기를 쓴다. '월기'가 되는 것 같다...

어제 영화 매트릭스2를 보았다. 뭔 영화가 그리 어렵던지...
대사도 장난 아니게 난해했다. 원인과 결과(카르마)의 법칙과
선택의 문제... 이런 이야기가 나왔었고, 매트릭스를 만든 사람과
'키메이커'도 등장했다. 그런데 정말 웃겼던 것은 '키메이커'였다.
어떤 문제의 핵심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어떤 열쇠를 만드는 평범한 아저씨(!)였다... 푸헐 ^^;

어찌되었든, 문을 열면 다른 현실이 펼쳐지는 장면에서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러 다중 현실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열쇠를 만드는 아저씨'가 죽으면서
'내가 죽는 것도 예정된 것이라네...'라고 말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다.

운명론자와 개척론자의 철학이 대비되면서, 이 영화는 마지막에
주인공 '니오'의 장엄한 치유의 사랑을 웅장하게 그리고 있다.
인류를 구할 것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연인을 구할 것인가...
영화 매트릭스2는 3편이 나올 것이라는 여운을 남긴채,
어떤 감동적인 인상을 내게 주었다. 비록 주인공 '니오'가
매트릭스를 만든 절대자를 만난 것이 6번째라는 대사에 황당해 했지만 말이다.

지금의 내가 사는 현실이 여러 다중 현실과 연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나 초점은 '지금 여기'인 것 같다. 연극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이곳!
다른 현실들이 지금보다 과거이든 미래이든 간에, 그리고 시간선이 일치하건
다른건 간에, 또한 각 현실간의 공간적 위치가 멀든 가깝든 간에, 나는
지금 어머니 땅 지구 위에서 나는 내 정열을 모두 다해 내 본질을 캐내고 있다.
그리고 그건 단순한 '삽질'이 아니다!!! 우하하하하

모두가 승리하는 그 날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