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인


세상이란 연습장에
쓰고 또 쓰자
가슴에 고여 있는 서러움을
퍼낼 수 있을 때까지 쓰자
세상이란 품 안에다
심고 또 심어 보자
미움의 씨앗이 자라도
용서하는 아량
뿌리 내리도록 심어보자

세상이란 가지에다
걸고 또 걸어 보자
사악함으로 고리 틀어
탐욕으로 뭉친 양심의 거울을 걸어 보자.

세상이란 쉼터에서
쉬고 또 쉬자
즐거울 때 웃음 지녀
사랑 안에서 숨쉴 수 있을 때까지 쉬자

세상이란 등을
기대고 또 기대어 보자
따뜻한 햇살 쪼이며
목마름 없는 진실 속 믿음으로….


                                                               투병 생활중의 시집 중에서 심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