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의 감옥





       체코의 소설가 카프카의 작품 중에서



문 밖에서 일생을 기다리다 죽은 사람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일생을 문 밖에서 서성이지만



문 앞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문지기 때문에 안으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그러나 마침내 죽음에 이르러서야 주인공은 용기를 내어 문지기에게 다가가 말을 건넵니다.



‘도대체 이 문을 지키고 있는 까닭이 무엇이요?’



문지기는 기다렸다는 듯이 반가와하며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 문은 바로 당신의 문입니다. 나는 당신을 돕기 위해 지금까지 여기에 있었지만,



당신은 한 번도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지도 않고, 노크조차 하려들지 않더군요.’  



  우리의 삶도 문 밖에서 그저 서성이다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닌가요.  



그 문 안에 삶의 진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데도.  



삶을 살면서 우리는 무언가에 대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 때문에



정말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지는 않은가요?



또한 지난날의 경험이나 상처에 얽매어 늘 변화하는 사물의 실상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요?



나의 삶 어딘가에는 아직 탐험되지 않은 거대한 신천지가 숨겨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 용기를 내어 자아의 감옥에서 나와



더 늦기 전에 그 곳으로 통하는 문에 노크해 보지 않으시렵니까?





- 글 / 수연 유석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