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공간은 사람마다 상대적이더군요.
똑같은 한시간을 짧게 느끼는 사람도 있고 길게 느끼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요.

제가 십년전 교통사고로 기절하는 순간이었어요.
불과 몇초가 안되는 시간일텐데
차와 부닺치는 순간 하늘이 노래지더니 별들이 정말로 보이더군요. 슬로우 모션처럼요.
고통은 전혀 느끼지 못했어요. 다만
...아- 사고가 났군. 어머니가 걱정할텐데. 참 재수없다. 이렇게 죽는건가..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정신이 잠깐 나갔지요.
근데 살라고 그랬는지 정신이 들고 나니까 정말 그때부터 아프더군요.
아마도 이런 경험을 해보신 분들은 많을거예요.
그때 전 똑같은 시간이 사람마다 다를 수 있구나는 생각을 했어요.

시공간차원 상대성은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물리적으로도 길고 짧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양에서 태어난 사람이 다른 세상을 느끼기 위해서 옛날엔 한번의 생을 살고 다음 생에나 가능하던 것인데 지금은 몇시간을 비행기로 날아가면 다른 세상을 느낄 수 있으니 말이예요.

동시성의 체험도 그렇습니다.
단지 물리적인 차원의 시공간 개념이 아닌 의식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의 개념입니다.
머리에 모든 판단을 맡겼던 때는 (머리가) 바라는 바가 2-3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이루어졌어요.
한데 가슴에 모든 판단을 맡기니 바라는 바가 2-6개월에 거리를 두고 이루어지네요.
물속에 물풀처럼 억지로가 아닌 물흐르는대로 몸을 맡기니 동시성의 체험을 더욱 빨리합니다.

시간과 공간도 사람들의 의식과 연관이 깊은가봅니다.
생각대로 세상이 내 앞에 펼져지니 가끔씩 생각을 참 잘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비 소리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