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한번째날,8월5일.

비가 거의 일주일 내내 내리고 있다.
7년동안 사람이 살지 않던 집이라
아궁이를 손을 봐야 했기 때문에
이제야 불을 땔 수 있게 되었다
흙집의 눅눅함이 이 불을 떄고 나면 사라 지곘지..

먼져 종이를 구겨 아궁이에 넣고
날씬하게 생긴 장작을 엇갈리게 하고
불을 지핀다
맨처음 불을 지필떄는 갓난아기 보살피듯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지
자칫하다간 꺼트리기 쉽상이다.

얼마나 삶의 많은 부분들이 수행과정과 닮아 있는지 모르겠다
수행의 시작도 마찬가지다.
발심하기가 힘들다
발심을 하고 나면 그다음의 과정은
오히려 쉽다.

장작은 이미 활활타오른다
'타다닥 탁탁'
경쾌한 음악 같다
나무가 제몸을 태우고 있다
'화르륵 화르륵'
나또한 등신불이 되어 같이 탄다.'나'아닌 모든것을 태우리라.
'옴 바아라 도비야 훔'(헌향진언)
발끝부터 전해진 온기가 온몸을 덥혀주고 있다
벌써 저녁 바람엔 가을 이 묻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