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번째날   8월2일

생일이다.
부모님께 전화를 걸어 감사함을 전했다.
한 순간 한 순간 은혜롭고 충만하게 살도록
육신의 몸을 주신 것에 대해...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대리인이자 도구였을 뿐인데...!"
그래도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씀드렸다.
어디 감사할 분이 부모님 뿐이랴.
이 자연에, 이 우주에...
가까이는
소리
매실
사과

웃음

산초


소라
소금
돌고래
여신

나무



햇살




시냇물
바위

참돌


오디
갈매기
신땅
잎새
풀잎
옹달샘

무지개
노을

무지개
노을
바람
덩쿨
공기
파도
들풀
올리브...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그들이 바로 나의 존재 이유이다.
나의 살이고 나의 피이다. 나의 생명이다.
근원으로 부터 감사함이 우러 나오는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