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묵은 호두나무에서
딱따구리의 아침식사 작업이 한참이다.
다닥딱딱딱..부드럽게 나무를 울리는 소리가 난다.
오솔길을 따라
새벽 산책을 나서면
숲속의 모든 것들이
반갑다고 악수하자 한다.
한 순간 난 멍해진다.
아하 그래..밤새 잘있었니?
그들에게 분주히 아침인사를 보내고
풍요한 여신의 젖줄마냥 불은
계곡물에 세수를 한다.
한번 귀의불 ,두 번 귀의승, 세 번 귀의법.
계곡물을 마신다.
한번 성부, 두 번 성자, 세 번 성신의 이름으로
마음은 지복으로 가득하고
내려오는 내 마음에는 그 어떠한 언어도 없다.
그동안도 잘 계셨으리라 믿습니다.
텅빈 나뭇잎님의 내면세계,
부럽고 존경스러워요.
그 누가 말하더군요,
언어는 속임수요 책략이며
말없는 언어가 진정한 언어라고
그래서 우리는 빈 껍질로 살아야 하는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