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30회 - 두얼굴
(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2-10-22)
이 정권 들어서서 가장 망가진 것이 무엇일까요? 워낙 망가진 것들이 많긴 하지만 - 경제 망가졌고, 생태계 망가졌고, 외교 망가졌고, 남북관계 작살났고, 양극화의 심화로 중산층 작살나고, 국방 체계 작살났고... 스스로를 도덕적으로 완벽하다고 말했던 데서 알 수 있듯 '개념'까지 완전 작살나고 망가졌습니다. 그런 이들이 아직도 '살아있을 수 있는' 이유가 한 가지 있습니다.
진작에 국민들의 심판을 받아 역사 속 뒤안길로 사라지는 게 마땅했던 이 정권이 지금껏 이렇게 버티고 생명연장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국민의 무관심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무관심이 조장되도록 한 것, 그것은 바로 '매체'입니다.
매스 미디어. 대중매체에 대한 이 정권의 조작과 장악은 적지 않은 일반 국민들에게 정치혐오증을 조장해 내는 데 성공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나꼼수와 다른 여러가지 대안 매체들이 마치 게릴라전을 벌이듯 그들의 여론장악을 뒤집어 엎기 위해 애썼고,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장 당선에서도 보듯 그들의 역공이 성공적일 때도 있었지만 결국 정규군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매체가 완전히 장악된 상태에서 치러진 총선은 우리가 기대했던 결과치에 미치지 못했고,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들도 제대로 언론에서 다뤄지지도 않았습니다.
언론을 장악한 그들은 편파적 보도가 어떤건지의 사례들을 매번 갱신해 보여주었습니다. 이 정권이 저지른 수많은 의혹사건들에 대한 보도는 이뤄지지 못했고, 언론 노동자들은 공정한 보도를 되찾기 위해 사상 최장기 파업까지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저들의 손에 의해 장악된 언론은 아직도 제 기능을 못 찾고 있습니다. 언론이 자신의 비판기능을 상실했을 때, 판치는 건 부패와 농간밖엔 없습니다.
해직언론노동자들이 주축이 되어 만들어진 뉴스타파는 이런 상황에서 가장 '뉴스다운' 뉴스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전하는 언론의 상황, 심각합니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코앞인 지금, 공정한 방송이 보장되지 않는 선거는 저들의 농간으로 전락할 소지가 큽니다. 사실 박근혜의 지지도가 그 어느때보다도 떨어진 지금, 저들에게 장악된 언론은 지금까지의 어떤 농간보다도 더 큰 농간을 저지를 공산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저들에게 장악되지 않은, 제대로 된 뉴스들을 더 널리 퍼뜨려야 합니다.
저들이 언론을 장악하고, 언론이 제대로 된 비판과 검증의 기능을 상실하고 나서 일어나는 이 몰상식들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꼭 심판해야 합니다. 보안사의 고문 기술자가 지자체의 장이 되고, 집권 여당 대선 후보의 측근이 되어 있는 이 상황. 사실 그것은 박근혜가 집권할 경우 그녀의 옆에 어떤 사람들이 집권 세력으로 자리잡게 될 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다시 한 번 '그때 그 사람들'이 집권 세력이 되어 여러분들의 자유와 기본권을 박탈하는 세상이 돌아오기를 바랍니까?
시애틀에서...
권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