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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영변 핵시설의 오염 정도가 미국 기준으로는 원전을 폐쇄해야 할 만큼 심각하다는 유력 전문가의 전언이 나왔다.

북핵 협상에 참여한 경력이 있는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는 10일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 기고문에서 미국이 차기 북핵 협상에서 고려해야 할 세 가지 요소 중 첫째로 북한 핵시설의 안전 확보를 거론하면서 이같이 전했다.

차 교수는 "현재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한 전문가는 2007년 영변 핵시설에 다녀온 후 현장의 방사능 오염 수준이 미국이라면 폐쇄해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차 교수는 또 약 10년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을 때 핵시설과 방사선 차단 시스템, 폐기물 처리장소 등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그 이후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북한 원자로의 전력 설비를 신뢰할 수 없으며, 핵시설 내 사용 후 연료봉의 위치의 경우 노심용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설계상 오류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비해 훨씬 규모가 작은 사고로도 영변 원자로의 노심용해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향후 핵협상을 거쳐 영변 원자로를 해체하기 전에 핵시설의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북한 핵시설의 안전에 이어 두번째 사항으로 북한이 핵억지력을 완성한 상태가 아님을 그들에게 분명히 각인시킬 것을 주문했다.

핵 억지력과 관련, 차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실전 배치할 만큼 탄두를 경량화하지도 못했고, 핵탄두를 미국 영토로 보낼 수 있을 정도의 탄도 미사일 기술을 개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 최근 대남 도발의 행태를 보면 자신들이 가진 핵무기 때문에 도발을 해도 남한이 보복을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 교수는 6자회담 관련 당사국들이 북한에 이른바 '핵억지력'의 'ABC(기본)'를 가르쳐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차 교수는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끊임없이 요구해온 경수로 제공 옵션을 회담 테이블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경수로는 북한의 에너지 확보 옵션에서 제외돼야 마땅한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즉 사고에 의한 원자로 가동중단시 노심용해를 막을 수 있는 전력설비를 구축하는데만 해도 20년이 걸리는 만큼 원전은 북한에 현실적으로 사용 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 정부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 제안한 대북 송전과 러시아와 북한이 논의 중인 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한 에너지 공급 방안 등이 경수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북한의 요구를 반영, 첫 번째 북핵 합의인 19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 때 북한의 핵포기 대가로 경수로 2기를 지어주기로 했다.

북한의 우라늄농축 관련 공방 속에 무력화된 제네바 기본합의를 대체한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도 경수로 제공의 여지를 남겨두는 문구가 포함됐다.

한국계인 빅터 차 교수는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을 보좌하며 북핵 협상과정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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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한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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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1.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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