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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한 가치판단과 본지의 편집방향은 무관합니다. 다만 필자가 소개하는 북한에 대한 정보를 통해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분류 :
한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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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1/08/14 [01:33]  최종편집: ⓒ 자주민보
 
[편집자 주: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한 가치판단과 본지의 편집방향은 무관합니다. 다만 필자가 소개하는 북한에 대한 정보를 통해 남북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지난 7월 1일 재일조선인총련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에 《조선지도를 토끼모양으로 날조한 일제의 범죄》라는 글이 실렸다. 저자는 조선(북한) 사회과학원 민속학연구소 소장, 교수, 박사 공명성이었다. 1990년대 초반 23살의 나어린 연구사로서 단군유적관련자료 전면조사발굴연구조에 들어가 활동했고, 2002년 33살 때에는 《조선력대국호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 논문의 골자인즉 우리 민족의 역대 국호들의 의미가 모두 같다는 것. 그 의미는 “태양이 솟는 밝고 선명한 나라”. 
 
▲ '근역강산맹호기상도(槿域江山猛虎氣象圖)' 즉, '무궁화강산맹호기상도'     © 자주민보
그는 국호의 의미를 순수 언어해석학적인 방법(한자의 뜻으로만 해석하는)이 아니라 해당 나라 사람들의 시원(혈연적 계보), 건국 과정, 신앙과 념원, 고유 조선어 등에 대한 해석을 통해 입체적으로 분석 종합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호는 새 왕조가 서거나 정권이 교체되는 것과 함께 새로 명명되는 것이 통례이며 거기에는 정권을 쥔 세력의 정치이념이 반영된다. 국호 조선의 의미는 단군에 의한 고조선의 건국과 밀접한 연관 속에서 고찰해야 한다. 단군은 우리 민족의 건국 시조이다. 그는 이러한 인식과 역사적 사실들에 기초하여 조선이란 국호가 고조선의 아사달(평양의 강동-아사달이란 뜻은 밝게 빛나는 아침, 광명을 가져다 주는 동방의 아침을 의미)과 건국 시조인 단군(태양의 후손, 하늘이 낸 임금이란 뜻)의 군주 칭호, ‘박달’이라는 종족명과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으며 그 의미는 ‘태양이 솟는 동방의 나라’라는 것을 밝혔다.

그가 이와 같은 방법론으로 새로 정리한 고조선 이후 국호들의 의미는 아래와 같다.
 
* 부여 - 태양(하늘)과 불을 절대적인 것으로 숭배하면서 단군조선족의 후손임을 나타내기 위해 부여 사람들이 정한 국호로서 태양, 불이라는 뜻.
* 진국 -  태양이 솟는 동족이란 뜻. ‘진’은 고유 조선어로 동쪽을 나타내는 말이고 고대 조선 사람의 후손들로서 ‘태양’과 ‘해 솟는 동쪽’을 숭배한 진국 주민들의 신앙관념이 반영된 것.
* 고구려 - 태양, 선손이라는 뜻으로 ‘고’와 비슷하고 성스러우며 크다는 뜻의 ‘구려’라는 말의 결합으로서 ‘태양이 솟는 신비한 나라’, ‘천손이 다스리는 신적인 나라’라는 뜻.
* 백제 - 고유 조선어로 ‘박달’, ‘밝은 산’이란 뜻.
* 신라 - 하늘(태양)을 숭배하던 고조선 유민들이 세운 나라로서 ‘새 날이 밝는 곳’, ‘태양이 솟는 벌’, ‘새벌’이란 뜻.
* 발해 - 고유 조선어로 ‘밝은 해(태양)가 비치는 나라’, ‘밝은 태양이 솟는 나라’라는 뜻.
* 고려 - 고구려를 계승한 나라로서 고구려와 같이 태양(하늘), 신성하다, 거룩하다는 뜻.
 
이 많은 나라들이 비록 건국시기와 이름은 서로 다르지만 그 이름들에 담겨진 역사적 의미는 한 가지, 즉 ‘동방의 해 뜨는 나라’ ‘태양이 솟고 밝고 선명한 나라’라는 공통된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열거된 국호들의 의미를 하나로 통합하면 ‘태양이 솟는 밝고 선명한 나라’, ‘동방의 해 뜨는 나라’로 된다. 참신한 주장은 역사학계를 놀랬다.
 
2003년 《통일신보》의 보도에 의하면 그가 공로와 재능을 인정받아 2003년 당시 34살의 나이로 조선사회과학원 력사학연구소 근대사 실장이 되었다는데, 지금은 민속학연구소로 옮긴 모양이다. 필자의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몇 해 전이던가, “삼천리”의 “리(里)”가 길이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마을의 개수를 가리킨다는 독특한 해석을 내놓았던 것도 이 사람이다.
 
2003년 당시 공명성 박사는 조선역사학회 회원으로서 조선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련행피해자보상대책위원회 위원을 겸하면서 일본이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에게 입힌 막대한 피해와 죄행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연구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이번 지도관련 글은 바로 그 방면연구의 결실이라고 해야겠다.
 
현재 많은 나라들에서 어린이들의 심리적특성에 맞게 나라를 대표할만한 전통적인 대상물로 자기 나라 지도를 상징화하여 알려주는 사업을 진행하고있다. 중국에서는 자기 나라 지도를 수닭의 모양에 비유하여 해설해주고있으며 로씨야에서는 로씨야의 상징동물인 곰에 비유하여 력사와 전통을 결부시켜 가르치고있다. 19세기말부터 20세기초 일제는 우리 나라의 근대화과정을 억누르고 조선민족을 식민지화하였을뿐아니라 우리 민족 스스로에 의한 조선지도의 상징화마저도 외곡말살하는 범죄적책동을 감행하였다.
 
이렇게 시작한 글은 “외곡의 목적”, “호랑이로 상징화”, “날조의 재현” 3절로 나뉘었다.
첫 부분에서는 일본이 1903년부터 조선지도가 토끼모양이라는 궤변을 많은 지리, 문화도서들에 반영하여 보급했고 특히 노일전쟁과 조선강점을 전후하여 침략군인들속에서까지 강의했는바, 그 목적은 우선 토끼와 같이 남에게 쉽게 잡혀 먹히기만 하는 온순한 동물적속성 그대로가 다름아닌 조선민족이고 조선반도라는 것을 상징화하여 일본인들에게 《지배민족》으로서의 《우월감》을 불어넣고 조선에 대한 침략의식을 적극 고취하려는데 있었다고 지적했다.
 
둘째 부분에서는 조선의 애국자들과 조선을 동정한 외국인의 주장들을 소개하고 또 예전 사람들이 조선지도를 무궁화로 그리거나(조선지도를 무궁화로 형상한 남궁억(南宮檍 1863~1939)의 《무궁화강산》, 사진) 호랑이모습(조선지도를 호랑이모습으로 그린 작가미상의 《무궁화강산맹호기상도》, 사진)으로 그렸음을 전했다.
 
셋째 부분에서는 일본의 보수우익세력들이 오늘날에 와서도 과거 자기의 죄행을 반성하고 사죄할 대신에 또다시 《조선반도위협설》을 내돌리며 재침책동에 열을 올리는 행위를 비판했다.
 
일본의 보수우익세력은 새 세기에 들어와 만들어낸 력사교과서에 《일본을 향하여 대륙으로부터 하나의 팔뚝이 돌출되여있다. 이것이 조선반도이다. 조선반도가 일본에 적대적인 대국의 지배하에 들어가면 일본을 공격하는 절호의 기지로 되며 배후지를 가지지 못한 섬나라인 일본은 자국의 방위가 곤난》하게 된다고 하면서 《이런 의미에서 조선반도는 끊임없이 일본에 들이대고있는 흉기로 되지 않을수 없는 위치에 있다.》고 조선지도모양에 걸어 또다시 《조선반도위협설》을 날조하였다.
일본보수우익세력이 꾸며낸 조선반도의 《팔뚝》, 《흉기》설은 20세기초 저들의 조선침략과 식민지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한 그야말로 날강도적인 침략론으로서 조선지도가 《토끼모양》이라는 날조설의 재현이다.
 
다 옳은 말이다. 두 가지를 보충한다. 수중에 책이 없어서 정확히 따오지는 못한다만, 중국의 조선족작가 김학철(1916~2001)의 장편소설 《격정시대》(한국에서도 출판됨)에는 1930년대에 서울에서 공부하는 주인공 서선장이 무슨 책에서던가 춤추는 조선여자모양으로 그린 조선지도를 본다는 내용이 있다. 발에서 떨어져 나간 코신이 마침 제주도로 되었다는데, 식민지시대의 지도에서 독도는 특별히 표기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여자모양이 식민통치에 순응하는 모습을 연상시켜 그 대목을 보면서 불쾌해났던 기억이 남는다. 또 님 웨일즈(Nym Wales, 1907~ 1997)의 《아리랑(The Song of Ariran)》에는 김산(가명, 본명은 장지락, 1905년 ~ 1938)이라는 주인공의 서술에 어떤 사람들이 조선반도가 일본을 향해 찌르는 비수라고 묘사했다는 대목이 있다. 일제의 식민통치를 반대하여 싸우는 사람들의 눈에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보였던 모양이라고 고개를 끄덕거렸던 기억도 남는다.
 
이와 같이 지도는 하나여도 보는 사람들의 심리와 목적에 따라 형상이 달라지고 해석도 갖가지다. 그러면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 반도지도를 보여주면서 뭐 같으냐고 물으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집계에 의하면 《권총》이라는 대답이 1위를 차지한단다. 그리고 조선 소년아동들의 해석에 의하면 미국을 쏘는 권총이란다. 2000년 9월에 평양으로 간 비전향장기수 한춘익(1925. 6. 10~) 선생이 평양시의 어느 소학교를 참관하다가 직접 들은 말이다.
 
4학년의 어느 교실에 들어 서는데 여러명의 어린 학생들이 지구의를 돌리다가 이런 말들을 주고 받는것이였습니다.
<이거 보라, 우리 조선이 권총이야!>
<맞아, 이 총이 미국을 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의 눈길은 저절로 지구의로 쏠렸습니다.
정말 백두산에서 두만강끝으로 뻗어 나간 조준선상에 미국땅이 놓여 있었습니다. 참 신통한 비유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양출판사 2003년 출판 《신념과 의지의 강자들 4》에 실린 수기《백두산총대가 제일입니다》중에서)
 
지금까지 미국이 권총모양의 조선지도에 신경을 쓴다는 자료는 보지 못했다. 조선의 모든 것을 제일 신경질적으로 대하는 나라는 일본이다. 인권문제니 세습이니 “탈북자”니 “지하자원”이니 시시콜콜 씹고 또 씹으면서 왜곡된 정보들을 뿌려댄다. 정말 “북조선인민”들을 동정해서 그럴까?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떡이다. 까닭 없는 사랑이 없고 까닭 없는 미움이 없다고 한다. 자본주의사회의 모든 행위는 결국 금전이 좌우지하는 법, 일본의 조선씹기는 천문학적인 배상금을 내지 않기 위해서다. 조선은 백년숙적 일본의 죄악을 낱낱이 계산하여 한 푼도 곯지 않게 배상금을 다 받아내겠다고 거듭거듭 공언해온다. 조선이 주도하는 통일이 이뤄져 부산에 인민군의 미사일부대가 주둔한다면 그야말로 일본의 악몽이다.
 
반대로 한국이 주도하는 통일이 이뤄진다면, 1960년대에 이미 한일협정을 통해 얼마 안 되는 돈으로 식민통치에 대한 배상(?)을 했기에, 한 가지 일을 갖고 두 번 계산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한 푼도 더 낼 필요가 없다. 때문에 이 세상에서 조선이 망하기를 제일 바라는 나라와 민족이 바로 일본이요, 조선을 구실로 무장을 강화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며, 국가적인 시책으로 국민의 조선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2000여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여태껏 한 번도 외부세력에 의해 철저히 망해보지 못한 일본이므로 아직 철이 덜 들어서 제 좋은 꿈을 꾸는 판이다.
 
이른바 《자유민주체제하의 흡수통일》을 내놓고는 일본이 낮은 단계의 연방제통일마저 결사반대할 건 불 보듯 뻔한 노릇이다. 흔히 반도 《주변 4강》을 이야기하는데, 《1강》이 드러내놓고 통일을 반대할 때, 어떻게 하겠는가? 한국해군의 전력이 일본해상자위대전력의 몇 십%밖에 되지 않으니 도저히 이기지 못한다는 식의 계산법으로는 손맥 놓고 당할 수밖에 없다. 예전의 누가 만화로 그렸듯이 온순한 토끼가 맹수들의 포위 속에서 꼼짝 못하는 꼴이다. 제일 믿음직한 보호자나 찾는 게 상수인가?
 
허나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조선의 대외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1월 28일 북송 비전향장기수 김동기 (1932. 11. 19~)선생의 글 《1월에 비낀 애국장정의 세계》를 발표했는데, 《통일뉴스》를 비롯한 남쪽 매체들이 일부 내용을 소개한 바 있다. 필자가 주목한 건 “우리의 대장동지”라고 지칭한 김정은 부위원장에 관한 대목이었다.
 
벌써 10대의 어리신 나이에 정설처럼 굳어진 우리 나라의 지정학적숙명론을 우리 민족을 중심으로 세계를 내려다보는 락관론으로 바꾸어놓으시였다니 그분의 투철한 자주적신념과 거룩한 기상은 과연 지구를 통채로 흔들어놓을만 한것이 아니겠습니까.
 
작년이던가 재작년이던가 영국의 어떤 사람이 조선 선전화(포스터) 전람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사람은 어느 그림의 《조선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는 문자설명이 유머러스하다고 평가했다던가. 원작사진을 보지 못하고 원문이 영어로, 영어가 중국어로 번역된 내용에 따라 다시 옮겼으므로 《조선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가 원작과 글자야 똑같지 않겠지만 핵심은 크게 틀리지 않으리라 믿는다. “서방중심론”, “유럽중심론”에 매이면 선전화의 주장이 너무 황당하겠다만, 자신을 반도에 놓고 다시 생각해보면 다른 감수와 결론을 얻을 수 있는 법이다.
 
지금까지 반도의 남쪽에서 나온 정객들 중 제일 윗수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한국의 지위를 “동북아평화의 조정자”로 정했다. 그 본질인즉 열강에 둘러싸인 상황을 인정하고 등거리외교를 펼치면서 되도록 충돌을 피한다는 것이다. 근년에 현 정권의 친미일변도 정책이 지역의 평형을 깨는 바람에 복잡한 사태들이 벌어지는 현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높은 식견을 말해준다. 일개인이 할 수 있는 정도로서는 거의 최고수준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북의 주장에 따르면, 김정은 부위원장은 지정학적인 치명적인 열세를 절대적인 우세로 바꾸는 낙관론을 10대에 내놓았다 한다.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거꾸로 생각하기” 따위의 간단하고 우연한 재치가 아니다. 내부와 외부에 대한 깊은 요해가 없이는, 확실한 철학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토끼처럼 무력하다면 남들의 업신여김을 당하고 잡혀먹히기 십상이다. 호랑이처럼 강하면 남들이 겁을 먹기 쉽다. 물렁하면 쥐여짜이기 마련이다. 허나 누가 밀든지 누르든지 끄떡하지 않을 만큼 단단하다면… 경우가 달라진다. 《주변4강》이 만드는 외부압력이 먹혀들지 않을 지경으로 내부가 탄탄할 때, 내부의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외부를 움직이게 된다. 축이 조금 움직여도 바퀴들은 많이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리면 알기 쉬울 것이다. 축이 단단하지 못하면 곧 부러지지만, 견고한 합금강축은 무거운 바퀴들과 부품들을 빙빙 돌린다. 《조선을 중심으로 지구가 돈다》는 식의 주장은 이런 의미에서 나왔다고 필자는 추측한다. 그러면 단단한 축을 이루는 요소는 무엇인가? 북의 주장들을 종합해보면 《일심단결》, 《주체사상》, 《무진막강한 군사력》을 들 수 있다.
 
66돌 광복기념일이 눈앞에 다가온다. 66년 전에 일제의 식민통치를 민족 자신의 손으로 완전히 끝장내지 못했기에 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졌다. 이제 통일을 “우리민족끼리” 이루고 주변 국가들과 평화공존해야만 두고두고 후유증을 남기지 않을 것이다. 민족구성원들이 저저마다 슬기를 발휘해야 한다. 지도를 보더라도 기성관념을 자꾸 깨면서 말이다.(2011년 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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