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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본시 얼굴도 마음도 갖고있지 않습니다.
내게 비추이는 그대가 나를 다스릴 뿐입니다.
나는 색깔도 냄새도 형태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대의 슬픔이 흰 뼈만 남도록
그대 사랑이 그대 눈빛으로 빛나도록
씻어 드릴 수 있습니다.
그대는 나를 흘러간다 여기나
그대 옆에 나는 늘 고여있습니다.
그대 가슴속에 달 뜨면 달을잡고
그대 건너는 발목있으면 발목잡고
잡은 모든것을 흐름으로 다스리지 못하는 그대로하여
잊혀진 채 나는 그대 눈물샘속에서 기다립니다.
언젠가는 그대도 아시겠지요
달은 세상의 모든 창에 동시에 떠오르고
그대가 잡은 발목하나로는
모든 강 쉬이 건너갈 수 없음을
언젠가는 그대 스스로 가슴속의 물꼬를 트고
그 물결을 다라 나서겠지요
그대 가고자 하는 곳으로 반짝이며 결 곱게 흐르겠습니다.
그대는 본시 얼굴도 마음도 갖고있지 않습니다.
그대에게 비추이는 내 모습이
그대의 가장 오래된 모습인 것입니다.
좋은시라 올려봅니다.
오래전에 제가 올린 시이기도 한데 다시 올립니다.
검색을 해보니 이동원님이 노래로 부르기도 하였습니다만
노래의 가사와 원래의 시와는 약간 다릅니다.
저는 86년도 전국마로니에 백일장에 출품된 전영주님의 시가 86년도 향장에 실렸었는데
그 원본 시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시는 향장에 올려진 시 를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