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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공 선사께선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수년 간 동학사에서 대승경전을 배웠다. 선사가 열세 살 적인 어느 날, 오랜 기간의 해제가 시작되는 큰 법회가 있었다. 강사 스님이 일어나 말했다.
"여러분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불교를 잘 배워 큰 나무가 되라. 큰 나무가 되면 법당의 대들보가 되느니라. 큰 그릇이 되라. 큰 그릇이 되면 만 가지를 다 포용할 수 있느니라.
경전에 보면 '물을 담는 그릇에 따라 그 모양이 모나게도 되고 둥글게도 된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사귀는 친구에 따라 훌륭해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고 하였다. 마음 속에 항상 부처님을 섬기고 훌륭한 벗을 사귀어라. 그러면 여러분들은 큰 나무가 되어서 불법을 가득 담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바다."
그 뒤에 이어서 우연히 그 때 그 곳을 방문했던 경허 선사가 설법하였다. 경허 선사는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선사로 알려졌는데, 누더기를 입고 머리를 덥수룩하게 기르고 초라한 수염을 기른 모습이, 머리를 깨끗하게 삭발한 다른 스님들에 비해 이상하게 보였다. 경허 선사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모두 출가한 승려입니다. 중이란 사사로운 정에 끌리지 말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커다란 나무로 자라고 큰 그릇이 되기를 원하다 보면 참다운 스승이 될 수가 없습니다. 큰 나무는 크게 쓰일 데가 있고, 작은 나무는 작게 쓰일 데가 있는 것입니다. 좋은 그릇과 나쁜 그릇은 다 용도에 맞게 쓰일 데가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버릴 것은 없습니다. 훌륭한 친구도 나쁜 친구도 다 사귀시오. 아무것도 거절하면 안 됩니다. 이것이 참다운 불교 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것은 모든 관념적인 생각들에서 여러분 자신들을 해탈시키는 것입니다."
이 말에 모든 사람들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선사가 법당을 나설 때 어린 만공이 뒤를 쫒아가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경허 선서가 뒤를 돌아다보고 말했다.
"왜 그러느냐?"
만공이 말했다.
"저를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저를 데리고 가 주셔요."
경허 선사는 소리를 쳐서 쫓으려 하였지만 소년은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경허 선사는 엄격하게 말했다.
"네까짓 조그만 것이 무슨 불법을 배운단 말이냐?'
만공이 대답했다.
"사람이야 작고 클 수 있지만, 불법에도 어리고 늙음이 따로 있습니까?''
경허 선사가 말했다.
"그놈 부처를 잡어먹을 놈이구나! 날 따라오너라."
경허 선사는 만공을 천장사로 데리고 가서 거기서 머물게 하였다. 만공은 5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였다. 18살이 된 만공이 어느 날 이런 공안을 들었다.
"만법귀일인데 일귀하처인가 (萬法歸一 一歸何處)?"
순간 그는 커다란 의심에 빠져 버렸다. 그는 그 때부터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그 질문만을 생각했다. 밤에는 잠도 이루지 못하고 종일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는 마음 속에서 항상 그 의문만을 생각했다.
어느 날, 그가 좌선을 하고 있을 때 앞에 있는 벽이 뻥 뚫어졌다. 그 구멍 밖의 풍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게 이닌가! 풀, 벽을 손으로 만져 보았다. 아직도 벽은 거기에 있었는데 유리를 통해 보는 것 같이 투명하였다. 위를 보니 천정을 통해서도 밖이 보였다. 순간 만공은 뛸둣이 기뻤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그는 선사에게로 달려가 말했다.
"제가 만물의 본래 성품을 꿰뚫었습니다. 제가 견성했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아, 그래? 그럼 만물의 본래 성품이 어떤 것이더냐?"
만공이 말했다.
"제가 벽과 천정을 보니까 벽과 천정이 없는 것처럼 훤히 내다 보였습니다."
"그래, 그게 그 진리라는 말이냐?"
"네, 전 이제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선사가 주장자를 들어 만공의 머리를 때렸다.
"지금도 아무 장애가 없느냐?"
만공은 깜짝 놀랐다. 눈이 튀어나올 것 같고 얼굴이 빨개지면서 단단한 벽이 나타나 보였다. 선사가 말했다.
"너의 진리는 어디로 갔느냐?'
"모르겠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요."
"넌 무슨 공안으로 공부를 했느냐?"
" '만법귀일 일귀하처?' 입니다.."
"그래, 그 하나를 알았느냐?"
"아닙니다."
"너는 우선 그 하나를 알아야만 한다. 네가 본 것은 망상이었다. 그런 것으로 미혹에 빠지지 말아라. 공부하던 그 공안으로 계속 수행해 가면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만공은 선사와의 면담을 마치고 나온 후 더욱 분발하였다.
그 후 삼 년 동안 계속해서 큰 의심을 품고 참선해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그가 새벽 쇳송을 하는데 '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若人慾了知 三世一切拂 凝觀法界性 一切唯心造)하는 대목을 부르며 법종을 쳤다.
순간 그의 마음이 확 트이고 부처님이 그 한 소리에 살아 계심을 깨달았다. 너무 기쁜 나머지 만공은 법당으로 달려가 자기 옆자리의 승려를 발로 걷어챴다. 그 승려가 소리를 치며 말했다.
"너 미쳤느냐?"
만공이 말했다.
"이게 불성이다!"
"네가 견성했느냐?"
" 온 우주가 하나이다. 내가 부처다!"
그 다음 해 만공은 많은 승려들을 발로 차고 때려서 유명해졌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였다.
"그는 자유인이다. 그에게 아무런 장애가 없다."
그 후 일 년 뒤인 어느 날, 경허 선사가 참석하는 중요한 행사가 열렸다. 만공은 방으로 들어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 이 선사나 나나 똑같다. 둘이 다 견성했으니 그도 부처고 나도 부처이다. 그렇지만 그는 나의 첫번째 스승이였으니 다른 중들이 하듯이 하자 경허 선사가 말씀하셨다.
"이리 오너라. 참으로 오랬만이구나. 나는 네가 견성했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사실이냐?"
만공이 대답했다.
"네, 사실입니다."
"훌륭하구나. 그럼 내가 한 가지 묻겠다."
경허 선사는 부채와 토시를 꺼내어서 만공 앞에 놓으며 말했다.
"이 둘이 같으냐, 다르냐?"
만공이 대답했다.
"부처가 토시이고, 토시가 부채입니다."
자비심에 넘쳐 경허 선사는 만공이 틀린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몇 시간을 애썼으나, 만공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 마침내 경하 선사가 말했다.
"내가 한 가지 더 묻겠다. 시달림에 보면 이런 어구가 있다.
'눈이 있는 돌 사람이 눈물을 흘린다.이게 무슨 뜻이냐?"
만공은 아찔하였다. 그는 아무 할 말이 없었다. 갑자기 경허 선사가 소리쳤다.
"네가 이것을 모르는데 어찌 부채와 토시가 같다 하느냐?"
이 소리에 만공은 절망해서 절을 올리고 말했다.
"용서해 주십시오."
"네가 틀린 것을 깨달았느냐?"
"네, 스승님, 어찌해야 할까요?'
"옛날 조주 선사는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무!'라고 하였느니라. 이게 무슨 뜻이냐?"
"모르겠습니다."
경허 선사가 말했다.
"항상 그 모르는 마음을 지니면 너는 곧 견성할 것이다."
만공은 이 말이 얼마나 위대한 가르침인가를 깨달았다. 그 후 그는 삼 년 동안을 열심히 수행하면서 항상 모르는 마음을 지녔다.
어느날, 그는 범종 치는 소리를 듣고 조주 선사의 답을 이해했다. 그는 경허 선사를 찾아가 절을 오리고 말했다.
"저는 이제 보살의 얼굴이 왜 멀어졌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꿀은 달고 김치는 맵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 재를 털면중에서>
"여러분들은 모두 열심히 공부해서 불교를 잘 배워 큰 나무가 되라. 큰 나무가 되면 법당의 대들보가 되느니라. 큰 그릇이 되라. 큰 그릇이 되면 만 가지를 다 포용할 수 있느니라.
경전에 보면 '물을 담는 그릇에 따라 그 모양이 모나게도 되고 둥글게도 된다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사귀는 친구에 따라 훌륭해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고 하였다. 마음 속에 항상 부처님을 섬기고 훌륭한 벗을 사귀어라. 그러면 여러분들은 큰 나무가 되어서 불법을 가득 담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바라는 바다."
그 뒤에 이어서 우연히 그 때 그 곳을 방문했던 경허 선사가 설법하였다. 경허 선사는 국내에서 가장 훌륭한 선사로 알려졌는데, 누더기를 입고 머리를 덥수룩하게 기르고 초라한 수염을 기른 모습이, 머리를 깨끗하게 삭발한 다른 스님들에 비해 이상하게 보였다. 경허 선사는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은 모두 출가한 승려입니다. 중이란 사사로운 정에 끌리지 말고 모든 중생을 구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커다란 나무로 자라고 큰 그릇이 되기를 원하다 보면 참다운 스승이 될 수가 없습니다. 큰 나무는 크게 쓰일 데가 있고, 작은 나무는 작게 쓰일 데가 있는 것입니다. 좋은 그릇과 나쁜 그릇은 다 용도에 맞게 쓰일 데가 있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버릴 것은 없습니다. 훌륭한 친구도 나쁜 친구도 다 사귀시오. 아무것도 거절하면 안 됩니다. 이것이 참다운 불교 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것은 모든 관념적인 생각들에서 여러분 자신들을 해탈시키는 것입니다."
이 말에 모든 사람들이 깊은 감명을 받았다. 선사가 법당을 나설 때 어린 만공이 뒤를 쫒아가 옷자락을 잡아 당겼다. 경허 선서가 뒤를 돌아다보고 말했다.
"왜 그러느냐?"
만공이 말했다.
"저를 제자로 삼아 주십시오. 저를 데리고 가 주셔요."
경허 선사는 소리를 쳐서 쫓으려 하였지만 소년은 떠나지 않았다. 그래서 경허 선사는 엄격하게 말했다.
"네까짓 조그만 것이 무슨 불법을 배운단 말이냐?'
만공이 대답했다.
"사람이야 작고 클 수 있지만, 불법에도 어리고 늙음이 따로 있습니까?''
경허 선사가 말했다.
"그놈 부처를 잡어먹을 놈이구나! 날 따라오너라."
경허 선사는 만공을 천장사로 데리고 가서 거기서 머물게 하였다. 만공은 5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였다. 18살이 된 만공이 어느 날 이런 공안을 들었다.
"만법귀일인데 일귀하처인가 (萬法歸一 一歸何處)?"
순간 그는 커다란 의심에 빠져 버렸다. 그는 그 때부터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그 질문만을 생각했다. 밤에는 잠도 이루지 못하고 종일 어디서 무엇을 하든 그는 마음 속에서 항상 그 의문만을 생각했다.
어느 날, 그가 좌선을 하고 있을 때 앞에 있는 벽이 뻥 뚫어졌다. 그 구멍 밖의 풍경이 훤히 내다보이는 게 이닌가! 풀, 벽을 손으로 만져 보았다. 아직도 벽은 거기에 있었는데 유리를 통해 보는 것 같이 투명하였다. 위를 보니 천정을 통해서도 밖이 보였다. 순간 만공은 뛸둣이 기뻤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그는 선사에게로 달려가 말했다.
"제가 만물의 본래 성품을 꿰뚫었습니다. 제가 견성했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아, 그래? 그럼 만물의 본래 성품이 어떤 것이더냐?"
만공이 말했다.
"제가 벽과 천정을 보니까 벽과 천정이 없는 것처럼 훤히 내다 보였습니다."
"그래, 그게 그 진리라는 말이냐?"
"네, 전 이제 아무런 장애가 없습니다."
선사가 주장자를 들어 만공의 머리를 때렸다.
"지금도 아무 장애가 없느냐?"
만공은 깜짝 놀랐다. 눈이 튀어나올 것 같고 얼굴이 빨개지면서 단단한 벽이 나타나 보였다. 선사가 말했다.
"너의 진리는 어디로 갔느냐?'
"모르겠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요."
"넌 무슨 공안으로 공부를 했느냐?"
" '만법귀일 일귀하처?' 입니다.."
"그래, 그 하나를 알았느냐?"
"아닙니다."
"너는 우선 그 하나를 알아야만 한다. 네가 본 것은 망상이었다. 그런 것으로 미혹에 빠지지 말아라. 공부하던 그 공안으로 계속 수행해 가면 곧 깨닫게 될 것이다."
만공은 선사와의 면담을 마치고 나온 후 더욱 분발하였다.
그 후 삼 년 동안 계속해서 큰 의심을 품고 참선해 나갔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그가 새벽 쇳송을 하는데 '약인욕료지 삼세일체불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 (若人慾了知 三世一切拂 凝觀法界性 一切唯心造)하는 대목을 부르며 법종을 쳤다.
순간 그의 마음이 확 트이고 부처님이 그 한 소리에 살아 계심을 깨달았다. 너무 기쁜 나머지 만공은 법당으로 달려가 자기 옆자리의 승려를 발로 걷어챴다. 그 승려가 소리를 치며 말했다.
"너 미쳤느냐?"
만공이 말했다.
"이게 불성이다!"
"네가 견성했느냐?"
" 온 우주가 하나이다. 내가 부처다!"
그 다음 해 만공은 많은 승려들을 발로 차고 때려서 유명해졌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였다.
"그는 자유인이다. 그에게 아무런 장애가 없다."
그 후 일 년 뒤인 어느 날, 경허 선사가 참석하는 중요한 행사가 열렸다. 만공은 방으로 들어가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 이 선사나 나나 똑같다. 둘이 다 견성했으니 그도 부처고 나도 부처이다. 그렇지만 그는 나의 첫번째 스승이였으니 다른 중들이 하듯이 하자 경허 선사가 말씀하셨다.
"이리 오너라. 참으로 오랬만이구나. 나는 네가 견성했다고 들었는데 그것이 사실이냐?"
만공이 대답했다.
"네, 사실입니다."
"훌륭하구나. 그럼 내가 한 가지 묻겠다."
경허 선사는 부채와 토시를 꺼내어서 만공 앞에 놓으며 말했다.
"이 둘이 같으냐, 다르냐?"
만공이 대답했다.
"부처가 토시이고, 토시가 부채입니다."
자비심에 넘쳐 경허 선사는 만공이 틀린 것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 몇 시간을 애썼으나, 만공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 마침내 경하 선사가 말했다.
"내가 한 가지 더 묻겠다. 시달림에 보면 이런 어구가 있다.
'눈이 있는 돌 사람이 눈물을 흘린다.이게 무슨 뜻이냐?"
만공은 아찔하였다. 그는 아무 할 말이 없었다. 갑자기 경허 선사가 소리쳤다.
"네가 이것을 모르는데 어찌 부채와 토시가 같다 하느냐?"
이 소리에 만공은 절망해서 절을 올리고 말했다.
"용서해 주십시오."
"네가 틀린 것을 깨달았느냐?"
"네, 스승님, 어찌해야 할까요?'
"옛날 조주 선사는 개에게도 불성이 있느냐는 물음에 '무!'라고 하였느니라. 이게 무슨 뜻이냐?"
"모르겠습니다."
경허 선사가 말했다.
"항상 그 모르는 마음을 지니면 너는 곧 견성할 것이다."
만공은 이 말이 얼마나 위대한 가르침인가를 깨달았다. 그 후 그는 삼 년 동안을 열심히 수행하면서 항상 모르는 마음을 지녔다.
어느날, 그는 범종 치는 소리를 듣고 조주 선사의 답을 이해했다. 그는 경허 선사를 찾아가 절을 오리고 말했다.
"저는 이제 보살의 얼굴이 왜 멀어졌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꿀은 달고 김치는 맵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 재를 털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