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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르빠 부처의 수련 이야기(4)상편 【정견망 2000년 12월 31일】 게다가 그 순례 행자는 내가 서단계(西端溪)에 살고 있다는 말을 듣고 서단계로 나를 찾아 왔다. 그는 어머니와 여동생, 마을의 정황을 상세하게 나에게 설명하고 또한 어머니의 편지를 내게 전해주었다. 나는 편지를 가지고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열어보았다. 편지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 있었다. ‘아들아, 엄마는 건강하니 걱정할 필요 없단다. 내게 너 같은 아들이 있으니 여한이 없구나. 네 아버지 밀레장채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웃음을 머금으며 여한이 없을 것이다. 네가 주술을 건 결과 원수 35명이 압사당해 죽었다. 근래 들리는 말에 의하면 마을 사람들이 자객을 보내 너를 죽인 후 또 나를 죽이려 한다는구나. 그러므로 항상 경계 하거라. 여전히 복수심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나는 쉽게 용서할 수 없구나. 구벽층(九壁層)의 우박 폭풍으로 그들의 농작물을 훼손시킨다면 나는 만족할 것이다. 만약 학비를 다 썼다면 북향의 산에 검은 구름이 짙은 곳에 6개의 별이 반짝이는 곳 아래 우리 친척 7가구가 있다. 그들에게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들아 만약 친척들이 살고 있는 곳 및 산촌이 어디인지 잘 모르겠다면 행자의 몸에서 구한다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산촌 가운데 단지 행자 한 사람만 거주하니, 다른 사람에게서 구할 필요가 없단다. 모 백장엄 서명.’ 나는 편지를 읽고 난 후 편지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고향과 어머니를 생각했다. 편지에서 말하는 산촌과 친척이 누군지도 몰랐고 필요한 학비 공양을 얻을 수 없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한참 울고 난 후 눈물을 닦고 행자에게 가서 말했다. ‘제 친척이 살고 있는 산촌을 알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게 알려 주시겠습니까?’ 행자는 말했다. ‘히말라야 산 아래 공득항(貢得抗)에 친척들이 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다른 지역도 알고 있습니까? 당신의 고향은 어디입니까?’ 행자는 말했다. ‘이곳 말고 다른 산촌에 대해서도 많이 알고 있지만 당신 친척이 그곳에 살고 있는지는 나도 모릅니다. 나는 위지(衛地)사람입니다!’ 나는 말했다. ‘그럼, 잠시만 기다리세요.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나는 편지를 상사(上師)께 보여드리고, 경과를 상세히 설명드렸다. 상사는 말씀하셨다. ‘네 어머니의 원한이 대단히 크구나!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부족해서 우박 폭풍이 필요하다니!’ 이어서 또 물으셨다. ‘네 친척이 북방 어느 곳에 살고 있다고?’ 나는 대답했다. ‘저는 북방에 어떤 친척이 살고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편지에서는 분명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 순례 행자에게 물어보았지만 그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그때, 사모(師母)님인 지혜공행(智慧空行)도 함께 있었다. 편지를 보신 후 말씀하시길 ‘그 행자를 불러오너라!’ 사모님은 큰 불을 지펴 행자를 안으로 들게 하여 불을 쬐게 하고 술을 청하셨다. 사모님은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행자의 뒤쪽에서 그의 외투를 벗겨 자신의 몸에 걸치고는 말씀하셨다. ‘이렇게 낡은 옷을 입고 참배를 한다면, 반드시 행운이 올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더니, 이리저리 걷다가 이 층 으로 올라가셨다. 사모님은 낡은 옷 가운데 있던 황금을 꺼낸 후 원래대로 수선하고 옷을 행자에게 돌려주면서 식사를 대접하고 그가 유숙하게 하셨다. 사모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문희야! 문희야! 상사께서 계신 곳으로 오너라!’ 나는 사모님과 함께 상사 앞에 갔다. 사모님은 내게 황금 7량을 주셨다. 나는 매우 놀랍고 이상하여 여쭤보았다. ‘이 황금이 어디에서 난 것입니까?’ 사모님이 말씀하셨다. ‘네 어머님은 정말 총명하시구나! 행자의 몸에 이 7량의 황금을 이렇게 잘 숨겨두셨어! 편지에서 말하는 북향의 산촌은 바로 태양이 비추지 않는 지역이니 행자 의상의 안쪽이 바로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이 아니겠느냐? 검은 구름이란 바로 검은 천으로 꿰맸다는 의미이다. 6개의 별이 빛난다는 것은 흰 실로 6곳을 꿰맸다는 의미이고 아래의 일곱 친척은 바로 7량의 황금이 있다는 의미이다. 만약 찾지 못한다면 이 산촌 안에 다만 행자가 살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찾을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이것은 바로 황금이 요가 행자의 몸에 있으니 다른 사람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야!’ 상사께서는 앙천대소하시며 ‘사람들이 당신네 여인들이 총명하다고 하는 말이 정말이었어!’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행자에게 황금 1돈을 주었다. 행자는 정말로 기뻐했다. 나는 뒤이어 사모님께 7돈을 공양하고 상사께 3냥을 공양했다. 또 상사께 말씀드렸다. ‘어머님은 제게 우박 폭풍을 원하십니다. 상사께 청하오니 제게 가장 비밀스런 강박법(降雹法)을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상사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법강박법(降雹法) 배우고 싶다면 옹동다갑(雍同多甲) 상인(上人)에게 가서 구해야 한다! 그래서 상사께서는 편지와 약간의 토산물을 내게 주셨고 나는 다시 파통(波通)으로 갔다. 상사를 알현한 후, 황금 3냥을 공양드렸다. 그리고 또 편지와 토산물을 함께 공양드리며 강박법(降雹法)을 배워야 하는 경위에 대해 상세하게 말씀드렸다. 상사께서 물으셨다. ‘주술은 성공했느냐?’ 나는 ‘주술은 성공하여, 35명을 죽였습니다. 저는 또 강박법을 배우라는 어머님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상사께서 전수해주시길 청합니다!’ 상사께서 말씀하셨다. ‘좋다! 네 소원을 들어주마!’ 하시고는 강박법을 전수해주셨다. 나는 다시 연법당(練法堂)에 머물면서 7일 동안 수련했다. 7일째 되던 날, 산의 돌 틈에서 검은 구름이 나왔고, 번갯불이 번쩍였으며 천둥이 치고, 온 하늘에 큰 폭풍이 닥칠 것 같았다. 나는 내 능력으로 이미 우박과 폭풍을 다스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상사께서 오시어 물으셨다. ‘너는 지금 우박 폭풍을 내릴 수 있지만 네 고향의 보리가 얼마나 익었는지 모르겠구나?’ 나는 잠시 생각한 후에 말씀드렸다. ‘아마 산비둘기가 숨을 수 있을 만큼 자랐을 것입니다!’ 또 십여 일이 지나자, 상사께서 와서 물으셨고 나는 ‘아마 작은 갈대 풀 만큼 자랐을 것입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상사께서는 ‘음, 아직 조금 이르다!’라고 말씀하셨다. 다시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에 상사께서 또 다시 물어보셨다. 나는 ‘이삭이 팰 시기입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상사께서는 ‘그럼, 우박 폭풍을 보내야겠구나!’라고 말씀하시면서 전에 내 고향에 가서 조사를 한 적이 있던 그 동학을 나와 함께 보내셨다. 우리는 짐을 꾸리고 탁발승처럼 꾸미고 출발했다. 그 해에, 고향의 보리는 매우 잘 자라 있었다. 많은 동네 노인들은 이렇게 좋은 작황은 본 적이 없다고들 했다. 마을 사람들은 각자 임의로 수확을 하지 않고, 모두 경축을 한 후에 수확을 하자고 약속했다. 나는 다시 하루 이틀을 기다려 마을 사람들이 보리를 수확할 때쯤, 마을 앞 시냇물 상류 쪽에 법단을 짓고 주술을 위한 갖가지 재료를 준비해서 술법을 행하고 주문을 외기 시작했다. 그때 하늘에는 만리 창공에 구름 한 점 없었다. 나는 큰 소리로 호법신을 부르고, 마을 사람들이 우리 집을 학대한 사실을 말하며, 주먹으로 가슴을 치면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불가사의(不可思議)했다! 공중에 갑자기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순식간에 커다란 먹장구름으로 변해, 번갯불이 번쩍이고 천둥이 치면서 삽시간에 큰 우박이 잇달아 내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내린 후, 마을 사람들은 수확을 앞둔 보리가 한 알도 남지 않은 것을 보았다. 산에서는 또 홍수가 발생해 보리를 모두 휩쓸어갔다. 마을 사람들은 보리가 홍수와 함께 휩쓸려 가는 것을 보고, 대성통곡을 했다. 마지막에, 폭풍이 일어나 우리 두 사람은 추위를 느껴 북쪽의 산 동굴로 뛰어가 불을 지펴 온기를 취했다. 그때, 마을 사람들은 풍년을 경축하기 위해 주연을 마련하고 육식을 준비하면서, 한 무리 사람들을 보내 사냥을 하게 했다. 사냥을 나온 사람들이 마침 동굴 앞을 지나가면서 한 사람이 말했다. ‘흥! 문희가 이 마을에 해를 끼친 것 보다 더 처참한 경우는 없었어. 과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도 여전히 만족하지 않고, 현재 이렇게 좋은 보리들을 한 알도 남겨두지 않았잖아! 만약 그 녀석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그놈의 피를 모두 짜내고 산채로 쓸개를 끄집어낸다 해도, 내 분노를 풀 수는 없을거야.’ 무리 중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한 노인이 말했다. ‘쉬! 쉬! 큰 소리 내지마! 소리를 낮춰서 이야기 해! 암굴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봐. 누가 안에 있는 것 같아!’ 한 젊은이가 말했다. ‘분명 문희일겁니다! 그 망할 자식이 아직 우리를 보지 못했어. 우리 빨리 사람들을 모아 그놈을 죽여 버립시다. 그렇지 않으면 그놈이 이 마을을 깨끗이 파괴할거예요!’라고 말하면서 모두들 서둘러 마을로 돌아갔다. 내 동료가 아래에서 어떤 사람이 오는 것을 보고, 대략 누군가 우리가 여기에 있음을 발견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자네는 먼저 돌아가게. 내가 너처럼 행세하며 저들과 한번 놀아줄 께!’ 우리는 4일 후 저녁에 전목(滇目)에 있는 객사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물론, 나는 그가 얼마나 힘이 세고 용감한지 익히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그를 그곳에 남겨 두었다. 그때 나는 어머님을 몹시 뵙고 싶었지만, 마을 사람들이 나를 해칠까 두려워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길을 돌아 영아(寧哦)를 향해 갔다. 불행히 길에서 들개에게 물렸는데 다리가 온통 상처투성이였다. 걷다가 절뚝거리다가 하면서 예정대로 객사에 도달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동료는 도대체 무슨 일을 했을까? 그날 내가 간 이후, 마을에서는 나를 죽이기 위해 큰 병력이 집합했다. 그는 용기를 내어 병력을 향해 뛰어 들어갔고, 사람과 말이 잇달아 양쪽으로 흩어졌다. 그가 뛰어든 이후 마을 사람들은 다시 함께 집합하여 뒤를 쫓았다. 마을 사람들이 빠르게 추적하면, 그는 조금 빨리 달렸고, 조금 느리게 따라오면 그는 다시 여유 있게 천천히 걸었다. 마을 사람들이 돌멩이를 던졌을 때, 그는 더 커다란 돌을 던지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누구라도 나를 건드리기만 하면 주술을 사용해 죽여 버리겠다! 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데, 너희는 두렵지 않으냐? 올해 이렇게 좋은 작황이 보리 하나 보이지 않는구나. 그래도 아직 충분하지 않으냐? 앞으로 우리 어머님과 여동생을 잘 대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마을 입구에 귀신 늪을 만들고 출구에 저주를 걸어 아직 죽지 않은 너희 구족을 몰살할 것이다! 이 마을이 몰살될 때까지 절대 중단하지 않겠다! 너희들이 그래도 두렵지 않단 말이냐?’ 마을 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난 후 온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서로를 바라봤다. 이리저리 웅성대며 ‘말해 봐! 말해 봐!’라고 외치고는 하나씩 조용히 재빨리 돌아갔다. 그는 오히려 나보다 먼저 진목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한 후, 주인에게 이러이러한 탁발승이 이곳에 오지 않았는지 물었다. 주인은 한참을 생각한 후 말했다.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말하는 그 탁발승은 지금 연회가 열리는 마을에 머무르고 있는데 부상을 당한 것 같습니다. 그릇을 가져오지 않았으면 하나 빌려 드리지요.’라고 말하며 바닥이 회색이고 모양이 염라대왕 같은 그릇을 나의 동료에게 빌려주었다. 그는 그릇을 들고 연회에 가서 동냥을 했다. 그는 연회에서 나를 발견하고는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다가와 말했다. ‘어제는 왜 오지 않았어?’ 나는 ‘며칠 전, 길에서 동냥을 하다가 들개에게 물려서 움직일 수 없었어. 지금은 조금 나아졌으니 괜찮아!’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 두 사람은 함께 파통으로 돌아왔다. 상사를 알현하고 난 후 상사께서는 내게 말씀하셨다. ‘너희 둘은 대단한 일을 했다!’ 우리 두 사람은 이상하게 생각하며, 상사께 말씀드렸다. ‘저희가 돌아오기 전에, 누가 상사께 말씀을 드렸습니까?’ 상사께서 말씀하셨다. ‘호법신 등장사(等將士)가 15일 보름에 내게 돌아와 알려주었다. 이번에 내가 그를 파견했다.’라고 하셨고, 우리는 모두 매우 즐거워했다. 이때 밀레르빠 존자는 제자들에게 위 이야기를 마친 후 제자들에게 말했다. ‘나는 이렇게 원수를 갚기 위해 흑업을 행했던 것이다!’ 레충빠가 물었다. ‘스승님, 당신께서는 먼저 흑업을 지으신 후에 백업을 지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백업은 정법(正法)에만 있습니다. 존자여! 당신께서는 도대체 무슨 인연으로 정법을 얻으실 수 있었습니까?’ 존자가 대답했다. ‘나는 주술과 우박 폭풍을 일으킨 죄악에 대해 점차 후회하는 마음이 생겨났고, 정법(正法)을 수련하겠다는 신념이 날마다 더 강해졌다. 늘 낮에는 밥을 먹을 수 없었고, 밤에는 잠을 잘 수 없었으며, 걸으면 앉고 쉽고, 앉으면 걷고 싶었다. 내가 저지른 죄악에 대해 매우 후회했고, 이 때문에 염세적인 마음이 솟구쳤다. 그래서 감히 정법을 수련하겠다는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늘 ‘스승이 계시는 이 곳에서 정법을 수련할 기회가 있을까? 어떻게 해야 좋을까?’ 생각했다.’ 이렇게 끊임없이 괴로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다음과 같은 일이 발생했다. 원래 상사께는 아주 훌륭한 단월[檀越이란 시주(施主)를 말한다]이 있었는데 재산이 풍족하고, 상사에 대한 믿음이 아주 좋았으며, 스승을 공경하고 섬기는데 전력을 다했다. 그런데 어찌 된 영문인지 갑자기 중병이 들어 상사께서 자신을 위해 기도해줄 것을 기대하여 자기 집으로 초청했다. 3일 후에, 상사께서 창백한 얼굴로 쓴 웃음을 지으며 돌아오셨다. 나는 스승께 여쭤보았다. ‘사부님! 안색이 왜 이리 안 좋으십니까? 왜 늘 이렇게 쓴 웃음을 지으시나요?’ 상사께서 말씀하셨다. ‘세간의 모든 것은 무상(無常)하구나. 어제 저녁, 나의 가장 훌륭하고 가장 믿음 좋은 시주가 죽었다. 그래서 아! 이 세상에 서글픈 마음이 생기는구나! 이 늙은이는 젊을 때부터 백발이 성성해질 때까지 계속 주술, 주법, 강박법 세 가지 작업을 했다. 너는 비록 어리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주술과 강박법이란 커다란 죄악을 범했다. 이 빚은 아마도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다!’ 나는 마음속에 의문이 생겨 곧 상사께 질문드렸다. ‘우리가 죽인 생명들, 상사께서는 설마 그들을 도솔천[兜率天이란 미륵보살의 거처하는 정토(淨土)를 말하는데, 티베트에는 미륵 정토를 수련하는 사람이 아주 많다.]에 환생하게 하거나 혹은 해탈시킬 수 없단 말씀입니까? 상사께서는 ‘중생의 자성(自性)이 바로 법성(法性)이다. 이치상 원래 그들을 도솔천에 살게 하고 해탈하게 하는 설법이 있으며, 이러한 의궤수련법[儀軌修法]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단지 해탈 문구(文句)일뿐이지, 사실상 정말로 그들을 해탈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부터 나는 나와 타인에게 모두 유익한 정법을 수련할 것이다. 네가 와서 내 제자들을 가르치는 것이 좋겠다. 이후 나는 너를 도솔천과 해탈의 길로 인도하겠다. 아니면 네가 정법을 수련하여 도솔천과 해탈의 인도자가 되거라. 네가 정법을 구하는데 필요한 모든 것을 내가 공급해주겠다.’ 아! 당시 나는 이 말씀을 듣고 얼마나 기뻤던가! 내가 밤낮으로 바라던 일이 드디어 실현되려는 순간이었다. 나는 서둘러 상사께 ‘저는 정법을 수련하길 원합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상사께서는 ‘네 나이가 젊고, 정진하는 마음과 신념 또한 강하니 한마음 한뜻으로 정법을 수련하거라!’라고 하셨다. 상사께서는 서둘러 나를 대신해 짐을 꾸리고, 영아(寧哦)에서 생산된 모포와 장편(藏片)을 말에 싣고, 말과 함께 내게 주셨다. 그리고는 ‘찰융나(察絨那) 지방에 가면 옹등(雍登) 라마 존자가 계시는데 이 노인은 정법(正法) 대원만[大圓滿- 홍교(紅敎)에서 전하는 무상심지법문(無上心地法門)이다.] 교수이자 성취를 이룬 상인(上人)으로, 그곳에 가서 정법을 수련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알려주셨다. 나는 상사와 사모님께 작별을 고하고 찰융나에 가서 옹등 상인의 부인과 몇몇 제자를 만났다. 그들은 나에게 ‘이곳이 옹등 라마의 본묘(本廟)이긴 하지만, 상인께서는 현재 영탁야롱(寧拓惹弄)에 있는 분묘(分廟)에 계십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그들에게 ‘저는 옹동다갑 라마께서 보낸 사람으로, 저를 인솔해줄 사람을 보내 주신다면 그분을 뵈러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는 내 내력을 상세히 설명했다. 상인의 부인은 한 라마를 보내 나를 인솔하게 했고 나는 영탁야롱에 가서 상인을 만나뵈었다. 나는 모포와 장편을 함께 바치며 말씀드렸다. ‘저는 상방(上方)에서 왔으며 커다란 죄악을 저질렀습니다. 청컨대 자비를 베푸시어 제게 금생에서 윤회를 해탈할 수 있는 법문을 전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상인(上人)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성취한 대법(大法)은 근(根)은 본성이 수승(殊勝)하며, 도(道)는 수승을 획득할 수 있고, 과(果)는 수승을 사용한다. 낮에 사유하면 낮에 성취하고 밤에 사유하면 밤에 성취한다. 근기(根基)가 좋고 전생에 선근(善根)이 있는 사람은 사유할 필요도 없이 법을 들으면 바로 해탈할 수 있다. 내 너에게 이 법을 전해주겠다!’ 이에 상사께서 내게 관정[灌頂― 밀승에서 법을 전하는 것(密乘傳法)이 바로 관정이다.]을 해주셨고 또 구결을 전수해주셨다. 그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전에 내가 주술을 연마할 때는, 단지 14일 만에 효과가 있었고, 강박법은 겨우 7일 만에 성취하였다. 지금 상사께서 내게 전수하신 것은 주술이나 강박법에 비해 쉬운 법으로, 낮에 사유(思維)하면 낮에 성취하고, 밤에 사유하면 밤에 성취하며, 전생에 선을 많이 쌓은 사람은 법을 듣자마자 바로 성불하며, 생각할 필요도 없다. 내가 이 대법을 만날 수 있다면, 자연히 선근이 있는 사람이다. 아만(我慢)이 생겼기 때문에 사유하고 닦지 못하여 사람과 법이 서로 분리된 것이다.’ 이렇게 며칠이 지난 후, 어느 날, 상인께서 나를 보러와 말씀하시길 ‘너는 네가 상방(上方)에서 온 큰 죄인이라고 말했다. 이 말은 틀림없다. 내 법은 약간 과장되었으니 나는 너를 인도할 수 없다. 너는 지금 즉시 라백래극(羅白來克)에 있는 찰융(紮絨) 지방으로 가서 인도의 대 행자이신 나로파(那諾巴)의 친전제자이자, 지존역경(至尊譯經) 대사이신 마르파(馬爾巴) 존자께 가거라. 그는 신파(新派) 밀종의 행자로, 세 가지 분별없는 대성취를 이룬 분이다. 그는 너와 전생에 인연이 있으니 네가 그리로 가는 것이 좋겠다!’라고 하셨다. 나는 경전을 번역하신 마르파 역사(譯師)란 이름을 듣고,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환희를 느꼈다. 온 몸의 솜털이 곤두서고 눈물이 폭포처럼 쏟아져나왔다. 무량한 환희와 경건함 그리고 비할 바 없는 믿음이 생겼다. 나는 여행 식량과 상사의 소개 편지를 가지고 길을 떠났다. 가는 길에 늘 생각한 것은 곧 상사를 만나뵐 수 있기만을 간절히 원했다. 내가 찰융에 도착하기 전날 밤, 마르파 상사는 꿈을 꾸었다. 꿈에 대선교자(大善巧者) 나로파(那諾巴) 상사께서 내려와 관정을 해주셨는데, 나로파 존자는 마르파 상사에게 유리로 만든 5갈래 금강저(金剛杵)를 주셨다. 금강저의 뾰족한 끝에는 약간의 먼지가 묻어 있었고, 이외에 감로가 가득 담긴 황금 병을 주시면서 말씀하시길, ‘너는 이 병 안의 물로 금강저에 묻은 먼지와 때를 말끔히 씻어라. 금강저를 큰 당(幢)에 높이 걸어두면, 위로는 제불(諸佛)이 기뻐하실 것이며, 아래로는 중생들이 이익을 얻을 것이다.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사업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마치고 사라졌다. 마르파 상사는 존자의 말씀을 따라 병 안의 감로로 금강저를 깨끗이 씻고, 금강저를 큰 당 위에 놓았다. 금강저는 갑자기 큰 광명(光明)을 발하면서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두루 비쳤다. 광명은 육도(六道) 중생의 몸을 비춰 모든 고통과 비애를 사라지게 했다. 중생들은 즐거워하면서 열렬하게 마르파 상사와 큰 당에 정례(頂禮)를 올렸다. 갠지스 강의 모래와도 같이 무량한 제불(諸佛)들이 이 큰 당을 개광(開光)을 하셨다. [개광(開光)이란 티베트 불교의 일반 풍속에 따라 말한다면, 개광을 하는 즉시 제불(諸佛)이 직접 강림하여 가지(加持)하고 축복한다.] 상사가 아침에 깨어난 후, 마음속으로 매우 기뻐하면서 간밤에 꾼 꿈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사모님이 황급히 달려와 말씀하셨다. ‘상사여! 어제 밤에 꿈을 꿨는데, 꿈에 북방 오금찰토(烏金剎土)에서 두 젊은 미녀가 왔습니다. 손에 유리로 된 보탑을 받치고 있었는데, 위에 약간 먼지가 있었습니다. 그녀들은 내게 ‘이것은 나로파 상사의 뜻이니, 이 탑을 개광한 후에 산정(山頂)에 놓아라!’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기왕 나로파 상사께서 나더러 개광하게 하셨다면, 나는 물론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물로 보탑을 깨끗이 씻고 개광한 후 보탑을 산정에 놓자, 보탑이 갑자기 일월(日月)과도 같은 무량한 광명을 내뿜었고, 광명 가운데 또 무량한 보탑이 나타났습니다. 제가 이런 꿈을 꿨는데, 상사시여, 당신께선 이 꿈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상사께서는 사모님의 이 꿈 이야기를 들으신 후, 사모님의 꿈과 자신이 꾼 꿈이 완전히 일치함을 알고 속으로는 매우 기뻤지만 겉으로는 오히려 정색을 하면서 말씀하셨다. ‘꿈이란 모두 환상으로 진실이 아니니, 나 역시 당신의 꿈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오.’ 이어서 또 말씀하시길, ‘오늘 나는 밭에 가서 씨를 뿌릴 터이니 준비를 해 주시오!’ 사모님께서는 ‘당신과 같은 대 상사(上師)께서 이런 일을 하시다니, 다른 사람이 우리를 비웃을 거예요! 가지 않으시는 게 좋겠어요.’라고 대답했다. 상사께서는 이 말을 듣지 않고, 다시 분부하셨다. ‘나에게 술 한 병을 주시오. 나는 오늘 올 젊은 손님을 접대할 것이오!’ 상사는 술을 가지고, 도구를 챙겨 밭으로 나갔다. 마르파 상사께서 밭에 도착한 후 먼저 술병을 땅 밑에 묻고는 모자로 덮었다. 한참 호미로 땅을 고른 후 앉아서 휴식을 취하며 술을 마시고 계셨다. 그때, 나는 라찰오곡[羅紮烏谷, 라찰오곡이란 라백래극찰융(羅白來克紮絨)의 줄임말이다.] 근처에 다 도착하여, 길에서 사방 사람들에게 지존(至尊) 마르파 대역사(大譯師)께서 사시는 곳을 묻고 있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지존 마르파 역사라는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라찰오곡이 보이는 사거리에 도착했을 때, 한 사람을 만났다. 나는 또 그에게 물었다. 그는 ‘마르파라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지존 마르파 역사란 말은 들어본 적이 없소!’라고 대답했다. 내가 ‘그럼, 라찰오곡은 도대체 어디에 있습니까?’라고 하자, 그는 맞은편 산골짜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라찰오곡은 그다지 멀지 않소, 바로 맞은 편 저 지역이라오!’ ‘그곳에는 누가 살고 있습니까?’ ‘마르파가 그곳에 살고 있습니다.’ ‘그에게 다른 이름은 없습니까?’ ‘어떤 사람은 그를 마르파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은 그를 마르파 상사라고 부릅니다!’ 이에 나는 그분이 바로 내가 서둘러 뵙고자 하는 마르파 상사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또 그에게 물었다. ‘이 산비탈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이 곳을 법광파(法廣坡)라고 합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법광파에서 상사께서 거처하시는 곳을 본 것을 생각하며, 인연이 매우 깊다고 생각했다. 마음속으로 너무 기뻐 걸어 올라가면서 사람들에게 물어봤다. 조금 못 가서, 한 무리 양을 방목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나는 다시 그들에게 마르파 역사께서 어디에 사시는지 물었다. 한 노인이 모른다고 말했다. 그 중에 예쁘고 귀여운 한 아이가 있었는데, 옷차림이 매우 좋고 말솜씨도 좋았다. 그 아이는 내게 ‘아! 아마 우리 아버님을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아버님은 가산을 모두 팔아 금으로 바꿔서 인도로 가져갔습니다. 돌아올 때는 두꺼운 많은 경서를 가져오셨어요. 아버님은 내내 농사를 짓지 않으시는데, 오늘은 무슨 까닭인지 저쪽 밭에 가서 밭일을 하기 시작하셨어요!’ 나는 마음속으로 크게 잘못되지는 않았구나라고 생각했지만, 또 다시 의혹이 생겨 어떻게 대역사께서 직접 밭일을 하실까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걸어가는데 갑자기 길 옆에 있는 밭에서 체구가 크고 훤칠한 한 라마를 보았다. 쌍꺼풀 진 커다란 두 눈에 눈빛이 형형한 그 라마는 그곳에서 김을 매고 있었다. 나는 그분을 보고, 마음속으로 말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불가사의한 즐거움과 열정 가운데 현세의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한참 후에야 비로소 깨어나 라마 앞으로 걸어가 물었다. ‘인도 나로파 대사님의 제자이신 마르타 역사님께서 이곳에 사시는지요?’ 라마는 나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랫동안 자세히 살펴본 후 말했다. ‘당신은 누구요? 그를 찾아서 뭘 하려고?’ 나는 말했다. ‘저는 후장상방(後藏上方)의 큰 죄인입니다. 마르파님의 명성이 대단해서 그분께 법을 배우고자 합니다.’ 라마가 말했다. ‘잠시 후에 내가 데려다 줄 터이니 빨리 와서 나 대신 김 좀 매주시오!’ 이렇게 말하면서 모자를 치우고, 땅 밑에 묻어 두었던 술병을 꺼내 술 맛을 보는데 마치 아주 맛있는 것 같았다. 술 맛을 보고 난 후 그는 술병을 놓고 가버렸다. 그가 가고 난 후, 나는 술병을 들고 쪼르륵 술을 다 마셔버렸다. 곧, 나는 김을 맸다. 얼마 안 있어 방금 양 떼를 방목하는 사람들 가운데 매우 예쁘고 총명한 꼬마 아이가 뛰어와서 나에게 말했다. ‘여보세요! 상사께서 당신을 들어오라고 하세요!’ 나는 말했다. ‘먼저 이 밭의 김을 다 매고 난 후 다시 갈게. 방금 그 사람이 나를 도와 상사께 말씀을 전하러 가셨어. 나는 반드시 그를 대신해 밭의 김을 다 매야해. 너는 먼저 가서 내가 곧 간다고 말씀드려라!’ 나는 단숨에 밭의 김을 다 맸다. 이후 이 밭은 순연전(順緣田)이라고 불렸다. 밭을 갈고 나자, 어린 아이가 나를 데리고 가서 상사를 뵙게 했다. 방금 내가 만났던 그 뚱뚱하고 건장한 라마가 세 층 두꺼운 방석이 깔린 높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자리 위에는 금우성(金牛星)과 대붕조(大鵬鳥)가 새겨져 있었는데, 그는 막 세수를 한 것 같았다. 그러나 나는 마치 그의 속눈썹에 약간의 먼지를 본 것 같았다. 그의 뚱뚱한 몸은 그 곳에 앉아 있었고, 배는 불룩 나와 있었다. 나는 이 분은 바로 방금 밭일을 하던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마르파 상사님은 어디에 계실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살펴보자, 상사가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이 녀석이 정말로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구나! 내가 바로 마르파니라, 인사를 올리거라.’ 나는 공경 정례를 올리며 말씀드렸다. ‘저는 장지(藏地)에서 온 악업을 초래한 대 죄인입니다. 저는 신구의(身口意)를 상사께 공양드립니다. 청컨대 제게 의식(衣食)과 정법(正法)을 주시길 바라며, 자비를 베푸시어 ‘즉신성불(即身成佛)’의 법문을 주십시오.’ 상사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큰 죄인인 것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죄업(罪業)은 내게 임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또한 나는 네게 업을 지으라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너는 도대체 무슨 업을 지었느냐?’ 나는 과거의 일을 상세히 말씀드렸다. 상사께서는 ‘어! 그렇구나! 신구의를 모두 상사에게 공양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네게 의식(衣食)을 주고 또 법문을 전수할 수는 없다! 만약 네게 의식을 제공한다면 법은 다른 곳에 가서 배워야하고 만약 네게 법을 전수한다면 의식은 다른 곳에서 해결해야 한다. 이 두 가지 중에서 하나만을 줄 수 있다. 너는 잘 선택하거라. 또한 내가 네게 전수하는 법은 반드시 금생에 성불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이것은 완전히 너 자신의 정진에 달린 것이다!’ 나는 말씀드렸다. ‘제가 상사를 찾아온 이유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입니다. 의식은 제가 따로 방법을 마련해 보겠습니다.’ 말을 마치고, 나는 경서 한 권을 들고 불당으로 갔다. 상사께서 이 광경을 보시고는 말씀하시길, ‘네 책은 외부에서 가져온 것이니 내 호법신이 네 사악한 책 기운을 맡고 재채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의아하게 생각하며 ‘상사께서는 아마 내 책 안에 주술과 주법이 있음을 이미 알고 계시는 거로구나.’라고 여겼다. 상사께서는 내게 거처할 방을 하나 주셨다. 내가 4-5일간 머무르며, 물건을 담는 가죽 부대를 만들었다. 사모님께서는 또한 많은 맛있는 음식을 주시며 아주 잘 대해주셨다. (하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