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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가 말하는 자신의 삶과 2012년 (上)

초능력이란 무엇일까? 내가 이해하는 한에서 초능력이란 현재 인류의 과학으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인체가 본래부터 가지고 있던 능력이다. 텔레키네시스(물체를 움직이는 능력), 텔레파시(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능력), 천리안, 투시능력, 공중부양, 예지능력 등이 그것이다. 초능력에 대해 허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믿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번쯤 이런 일도 있구나 하고 읽어주었으면 한다. 글을 읽게 될 모든 이들을 향해 선의(善意)을 갖고 내 사연을 밝힌다.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까지 중국에서는 장보우성(張寳勝)이 유명세를 탔다. 장보우성은 선천적인 초능력자였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투시능력과 텔레케네시스 능력을 갖고 있었다. 또 초능력이 강하고 안정적이어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초능력이 없어져 보통사람과 다름없게 됐다.

 

베이징의 여류 기공사(氣功士) 장샹위(張香玉)는 말기 암환자 치료로 유명했고 예지능력도 탁월했다. 그러나 장샹위의 초능력은 안정적이지 못했고 몇 년 후에는 능력이 떨어져 사기꾼 소리를 들었다. 그래도 장샹위의 초능력은 진짜였다.

 

세상에는 이들 같은 초능력자들이 매우 많다. 세계 곳곳에 모두 있는데, 나도 그중 한 명이다. 보통사람들은 초능력자를 동경하고 환상을 품기도 하지만, 실제로 초능력이 생긴다면 생각만큼 행복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나는 초능력 때문에 온갖 고초를 겪었다.

 

나는 1970년에 중국 산시(陝西)성 퉁관(潼關)의 작은 산촌마을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초능력이 발현됐는데, 다섯 살쯤에는 육안(肉眼)으로 임산부 뱃속의 태아를 볼 수 있었고, 여덟 살부터는 인체에서 나오는 광채(光彩)를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아우라(Aura)’였는데 정확히 아우라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하여튼 그런 일종의 광채였다.

 

나는 이 광채를 통해 사람의 인품, 건강, 운의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 있었다. 이 광채는 대개 사람의 정수리 위에 있는데 직경이 30~50cm정도 되는 불꽃처럼 생겼으며 불꽃이 빛을 방사하는 것처럼 에너지를 내뿜는다.

 

죽음에 임박한 사람의 광채는 아주 약하고 어두우며 점점 희미해지다가 사라지는데, 이때 사람도 숨을 거둔다. 광채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색깔이 변한다. 병이 나면 광채가 어두운 회색을 띠고, 건강할 경우에는 우윳빛 백색이나 회백색을 띤다. 사람이 어려운 상황을 만나면 광채가 어둡고 희미하고 에너지도 약하며, 좋은 운을 만나면 화려하고 밝으며 붉은 색이다. 재미있는 것은 직책이 높은 고관이나 장성 같은 사람들은 선명한 자주빛인데다 광채도 훨씬 크고 강하다는 점이다.

 

◆태아 성별 잘 맞춘다고 소문나

 

나에게 초능력이 있음을 제일 먼저 발견한 사람은 어머니였다. 1980년대 후반이었는데 내가 임신한 둘째,  셋째 이모 뱃속 태아의 성별을 정확히 알아맞췄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내가 투시력이 있어 임산부 뱃속 태아의 성별을 알아맞출 수 있다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녔다. 그후로 남자아이를 낳고 싶은 사람들이 우리집으로 찾아와 태아의 성별을 판별해달라고 했다.

 

10초반 장난기 많았던 나는 오는 사람마다 남자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많은 사람들이 속아서 여자아이를 낳기도 했지만, 신기하게도 나를 원망하는 사람은 없었다. 남자아이를 낳은 사람들은 감사해하며 내 ‘초능력’을 여기저기 소문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에는 거의 매일 사람들이 나를 만나러 왔다. 어떤 사람은 시안(西安), 웨이난(渭南)에서 몇백 리 길을 차를 타고 와서는 자신의 재물운, 승진운, 건강운까지 봐달라고 했다. 그럴 경우 그들의 ‘광채’를 보고 추측하면 대체로 맞았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어머니는 그때부터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5~10위안씩을 받기 시작했다. 장사가 잘 될 때는 한 달에 천 위안씩 벌이가 됐는데 1980년대에는 적지 않은 돈이었다. 부모님은 나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돈만 벌게 했다. 계속 그렇게 살았다면 나는 몇 년 뒤에 점쟁이가 됐을지 모른다. 이웃들에게는 대접받고 힘들게 농사 지을 필요도 없이 집에 앉아 입만 놀리고도 편안하고 부유하게 살았을 것이다. 아마 중국의 엄청나게 넓은 농촌 지역에는 이런 사람들이 꽤 많았으리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내가 다른 사람의 운명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었지만 자신의 운명은 알 수 없었다는 것이다. 얼마 안 가 나와 우리 가족에게는 큰 액운이 닥쳤다.

 

1984년 여름, 우리 마을에 새로 임명된 당위원회 서기(위원장)가 내가 출산 전 아기의 태아 성별을 판별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임신 4개월인 며느리를 데리고 찾아왔다. 그 서기는 남자아이를 원한다면서 만약 여자아이라면 유산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때 나는 14살이라 관청 무서운 줄 몰랐고, 늘 하던 대로 “며느리가 임신한 아이가 남자아이”라고 장난을 쳤다. 사실 임산부 뱃속 태아는 여자아이임을 똑똑하게 보았지만, 남자아이라고 말하는 버릇에다 유산시킨다는 말에 여자아이라고 말하기 싫었다.

 

나는 중국정부 정책에 따라 산아제한을 하는 간부들을 여러 번 유심히 관찰했는데, 그들의 광채는 강대한 검은색을 띠어 보기에 아주 불쾌했기 때문이다. 1985년, 그 서기의 며느리가 여자아이를 낳았다. 서기는 아주 실망했지만 온 가족이 간부였기 때문에 산아정책에 있어 모범을 보여야 할 입장이라 더는 손자를 낳을 수 없었다. 서기의 가족들은 그 이후로 나를 아주 미워하게 됐는데 그렇다고 어떤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다.

 

그 해 설날께 나는 같은 마을에 사는 두 살 연상 여자애와 사귀게 됐다. 그 아이는 아주 예뻤고 우리 집안과 그쪽 집안 모두 우리의 교제를 축하해줬다. 나는 그 여자애에게 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다 했는데, 당위원회 서기를 속여 손녀를 낳게 한 일도 말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이 사실이 온 마을에 다 퍼졌고, 일주일도 되지 않아 서기의 귀에도 들어가게 됐다. 서기는 즉시  파출소에 명령해 ‘봉건미신을 퍼뜨려 군중을 기만한다’는 죄로 우리 집 가족들을 잡아들였다. 부모님과 형, 누나는 모두 1년 판결을 받았고, 나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6개월 노역형을 받았다. 온 식구 중에서 할머니만 연세가 많아 난을 피할 수 있었다.

 

◆초능력 때문에 집안 풍비박산


나는 나이가 어린데다 가족들마저 감옥에 있어 도와줄 이가 없었기 때문에 노역소에서 많은 고생을 했다. 음식도 잘 먹을 수 없었고 같은 방에 있는 죄수들에게서는 구박을 받았다. 내 잠자리는 소변기 옆이었는데 밤새 지린내에 시달려야 했다. 교도관들은 제일 힘든 일은 꼭 나에게만 시켰고 자주 벌을 줬다. 어려서부터 대접 받는데 습관이 된 나는 갑작스러운 상황변화를 받아들일 수 없어 매일 죽고 싶은 생각이었다. 초능력이 있어봐야 아무런 도움도 안됐다. 그렇게 이를 악물고 6개월을 견뎌야 했다.


1985년 7월, 형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또다른 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집에 도착한 지 며칠되지도 않아 향 정부에서 일하는 친척이 우리 집에 찾아와서는 나에게 “빨리 먼 곳으로 달아나라”고 했다. 내가 속였던 서기가 아직도 나를 미워하고 있으며 또다른 복수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부모님과 다른 가족들은 여전히 감옥에 있었고 나는 그들을 찾아가보지도 못한 상태였지만, 감옥 생활에 너무나 힘들었기에 다시는 감옥에 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 뿐이었다. 그래서 1000위안 정도 있던 집안 돈을 몽땅 챙겨서는 그날 밤으로 시안(西安)으로 향했다.

 

◆15살부터 유랑생활

 

시안에 도착하자 앞길이 막막했다. 시안은 엄청나게 큰 도시였지만, 내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우선 머물 곳이 필요했다. 1985년 당시 나에게는 아직 신분증 같은 것이 없어 여관에 묵으려면 소개장이 있어야 했는데, 소개장을 써줄 곳이 없었다. 어느 여관에서도 나를 받아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노숙했다. 다행히 돈을 가지고 나왔기에 당장 끼니는 해결할 수 있었다.

 

낮에는 할 일이 없어 거리를 다니며 상점을 구경했고 저녁에는 공원 벤치에서 잠을 청했다. 그러나 시안에 도착한 지 겨우 3일만에 또다시 곤경에 처했다. 시안의 한 공원에서 찬바람이 들지 않는 잠자리를 찾아 다니는데 갑자기 젊은 남자 몇 명이 나를 둘러싸더니 그 중 한 명이 벽돌로 내 머리를 내리쳤다.

 

잠시 기절했던 내가 깨어난 뒤에 그들은 온데간데 없었고 몸에 지니고 있던 돈도 함께 사라졌다. 그런데 처지를 한탄할 새도 없이 놀라움이 엄습했다. 인체투시 능력이 발현된 것이었다. 당시에는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으나 깨어난 후 나 자신의 내장과 골격을 볼 수 있었다. 아주 작은 부분까지 똑똑하게 보였다.

 

인체를 투시할 수 있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다 나체로 보인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지나가는 사람을 보면 여느 사람과 똑같이 보인다. 그렇지만 한 사람을 한참 집중해서 보면 점차 투시상태로 들어갈 수 있고 점차 이 사람의 내장과 골격을 볼 수 있다. 처음엔 똑똑히 보이지 않다가 5~6분 지난 후에야 완전히 똑똑히 보인다. 하지만 자신을 볼 땐 이런 과정없이 즉시 똑똑히 투시할 수 있다.

 

이런 초능력도 당시 나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초능력이 있어도 밥을 먹어야 할 수 있는데 밥벌이를 못했기 때문이다. 투시력있다고 일자리를 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 병원에 가서 “투시력이 있으니 X-레이 대신 일할게요”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믿어주기는커녕 정신병자 취급을 받을 게 분명했다. 여전히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도둑질을 하지 않으려면 구걸해서 먹고 살아야 했다.

 

그래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 날 구멍이 있다고 했던가. 이튿날 아침 나는 살아남을 방법을 찾게 됐다. 바로 폐품을 줍는 것이었다. 한 할머니가 아침 일찍 공원에서 병이나 신문 같은 것을 줍는 것을 보고는 그때부터 나도 폐품 수집을 하며 유랑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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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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