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두르지 마라.
무슨 일이든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란 걸 알게 되면, 불만은 사라진다.
마음에 욕망이 일거든 곤궁할 때를 생각하라.
인내는 무사장구(無事長久)의 근원이요, 노여움은 적이라 생각하라.
이기는 것만 알고 지는 일을 모르면 해(害)가 그 몸에 미치게 된다.
자신을 책망할지언정 남을 책망하지 말라.
미치지 못함은 지나침보다 낫다. 풀잎 위의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게 마련이다.
"남을 죽이면 나도 죽임을 당한다. 남을 살리면 나는 삶을 얻는다."(도쿠가와 이에야스)
이렇게 유약한 마음으로 어떻게 센고쿠의 피비린내 나는 혼돈을 평정하고 천하를 통일할수 있었을까.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미카와 오카자키 성주의 아들로 태어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군웅할거의 소용돌이 속에서 천하를 손에 넣고 에도 막부의 기초를 다지기까지의 역사를 그리면서, 현대 일본인에게 도쿠가와의 사상이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힘을 발휘했는지를 얘기했다.
도쿠가와는 여섯 살 때 인질로 잡혀가 고난을 당했으며, 장성해서는 오다 노부나가의 강요로 자신의 맏아들까지 죽여야 했다. 또한 유부녀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여동생을 정실부인으로 맞아들이는 수모까지 감수했다. 이런 과정에서 도쿠가와는 '참고 기다리는' 처세를 몸에 익혔다. 온갖 굴욕에도 불구하고 가벼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준비하면서 천하통일의 길을 닦은 것이다.
"훌륭한 부하를 데리고 있으려면 자신의 몫을 줄여서라도 부하에게 배고프다는 생각을 갖게 해서는 안 된다." 등의 도쿠가와의 조직운용 철학이 전후 경제복구기에 있었던 일본인들을 하나로 뭉치게 한 커다란 힘이 되었던 것 같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일화 -
전국을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
그는 어느 날 마을을 시찰나갔다가 목의 갈증을 달래려고 한 절에 들렀다.
절은 초라하고, 지붕이나 담장이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안쓰러운 생각이 든 이에야스는
「왜 절을 수리하지 않는 것이냐?」하고 주지에게 물었다.
주지는 대답했다.
「절을 수리하자면 돈이 필요할텐데 그러면 이 근처 농민들에게 부담을 줄 겁니다. 궁핍한 농민들이
마음을 의지해야 할 절이, 그들을 괴롭힐 수는 없습니다」
그 말에 감동한 이에야스가 기부를 신청하자,「우리 절만 쇼군으로부터 은혜를 받았다가는, 다른 절들로부터
시기를 받을 것입니다」하며 정중히 사양했다.
그러자 이에야스는 절을 떠날 때, 시동들을 불러모은 후 명령했다.
「너희들은 꺼리낄 것 없이 마음껏, 확실히 이 절을 파괴하라!!」
주군의 명령에 시동들은 일말의 반항도 없이 절을 처참하게 파괴했다. 며칠 후, 어찌할 바를 몰라하는 주지에게
이에야스로부터 서신과 돈이 도착했다. 서신에는
「일전에, 내 시동들이 날뛰어 절을 반 폐허로 만들어 미안하게 되었네. 그 사죄의 의미로 약간의 돈을 보내므로
망가진 절을 수선해주었으면 한다」
쇼군의 기부라면 시기를 당했겠지만, 변상이라고 하면 아무도 트집을 잡지 않는다. 결국 절은 훌륭하게 다시
세워졌고, 주지도 농민들도 이에야스의 배려에 울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