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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후쿠시마 원전의 '치명적 비밀'을 아시나요?
[전문] 부실공사 덩어리, 보신 관료주의 결합해 '대재앙' 초래
2011-03-15 16:54:38 기사프린트기사모으기의견보내기후쿠시마 원전 연쇄폭발로 전세계가 경악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상에 후쿠시마 원전 건설에 참여했던 한 일본인 현장감독의 글이 나돌아 글을 본 네티즌들을 충격을 빠트리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등은 부실공사 덩어리라며, '원전 안전신화'를 주장해온 일본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허구였는지 생생히 증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쓴 이는 히라이 노리오. 그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배관 전문 현장감독으로 수십 년 간 일했으며 지난 1997년 1월 암으로 사망한 고인이다. 그는 생전에 원자력발전사고조사 국민회의 고문, 원자력발전 방사능 노출 노동자 구제센터 대표 등을 맡으며 원전 건설 반대 운동을 앞장서 해왔고, 후쿠시마 제2원자력발전 3호기 운전금지 소송의 원고측 증인으로 서기도 했다.

1995년 고베지진 직후에 쓰여진 그의 글은 일본정부가 보신주의적 관료주의에 쩌들어 부실과 면피로 일관해 온 결과 이번과 같은 인류 최악의 재앙이 발생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녹색성장을 앞세워 원전을 무더기로 건설하려는 MB정부의 원전 정책 또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고인의 글 전문.

원자력 발전소가 어떤 것인지 알려 드리죠

저는 원전 반대 운동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지난 20여 년간, 원자력 발전소(이하 원전) 현장에서 일했던 사람입니다. 원전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던가, 위험하다던가, 안전하다던가 하는 여러 가지 논쟁이 있지만, 저는 ‘원전의 실상은 이렇습니다’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는 원전 내부의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읽으신다면, 원전이 여러분이 생각하고 계시는 것과는 다르게, 매일 피폭자가 나오고, 엄청난 차별을 유발하는 곳이란 것을 잘 알게 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듣는 이야기도 많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끝까지 읽고 나서, 원전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여러분께서 직접 생각해 보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원전에 대해서 설계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만, 저처럼 시공과 건설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장을 모르고서는, 원전의 참 모습은 알 수가 없겠지요.

저는 플랜트(plant;제조공장, 공장설비), 대형화학제조공장 등의 배관 전문입니다. 20대 후반 즈음, 일본에 원전을 세운다는 미명 하에 스카웃되어, 원전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일개 작업원이었다면, 몇 십 년을 일해도 모르겠지만, 현장감독으로서 오랜 기간 일 해왔기에 원전 내부의 일 대부분을 소상히 알고 있습니다.

작년(1995년) 1월 17일, 한신 대참사가 일어나, 국민들 사이에 ‘지진으로 원전이 무너지거나 하는 것은 아닌가’라는 불안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원전은 지진에 정말로 괜찮은 것인가 하는 목소리였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절대로 괜찮을 리가 없습니다. 정부나 전력회사는, 내진 설계를 고려하여, 단단한 암반 위에 건설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이야기일 뿐입니다.

이 지진이 일어난 다음 날, 저는 고베에 가보고는, 우리 주변에는 너무도 원전과 공통점이 많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설령, 신칸센 선로가 떨어진다던가, 고속도로가 끊어지리라고는, 그렇게 되기 전까지 국민의 누구 하나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보통, 원전이나 신칸센, 고속도로 등은 관청검사에 의해, 혹독한 검사가 행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칸센의 교각부 콘크리트 안에는 거푸집 나무 조각이 들어가 있었고, 고속도로 지주의 철골 용접은 상태 불량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용접되어 있는 듯이 보여도, 용접이 되어있지 않아서 용접부가 전부 떨어져 있었습니다.

왜, 이러한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그 근본적인 원인은 오로지 도면상의 설계에만 중점을 두고, 현장에서의 시공,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입니다. 비단 그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지라도, 이러한 사고는 발생할 것입니다.

원전에서도, 원자로 내부에 철사가 들어가 있었다던가, 배관 내부에 도구나 공구를 넣은 채로 배관을 연결해버린다던가, 소위 말하는 사람의 실수로 인한 사고, 인재(人災 ; Human error)가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러한 사고는 현장에 전문 기술자가 부족하고, 아무리 설계가 훌륭하더라도, 설계한 대로 건설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도면 상의 설계에 대한 논의는, 최고의 기량을 가진 전문 기술자가 시공을 맡을 것이라는 절대 조건이 붙습니다. 하지만, 실제 원전을 건설하는 사람이 어떤 기량을 가진 사람인가,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라는 의논은 단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원전도, 건설현장도, 작업자에서 검사관까지 모두 비전문가에 의해 건설, 제작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에, 원전이나 신칸센, 고속도로에서 언제 대형 사고가 터지더라도 신기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일본 원전은 설계도 우수하고, 이중, 삼중의 다중보호를 받고 있어서, 어디에서 고장이 발생해도 확실히 멈추도록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설계 단계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시공, 건설 단계에서 이상이 생깁니다.

가령, 자신의 집을 세울 때, 유명한 일급 건축사에게 설계를 부탁하더라도, 목수나 미장이의 실력이 좋지 않다면, 비가 세고, 바람이 들어오거나 하겠지만, 애석하게도 그 집이 바로 일본의 원전입니다.

십여 년 전 까지는, 현장작업에 보신(봉심)이라 부르던 전문 기술자, 현장의 젊은 감독자 이상의 경험을 쌓은 전문가가 반장으로서 반드시 있었습니다. 전문가는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 사고나 하자가 발생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며, 사고의 두려움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10년 쯤 전부터, 현장에 전문가가 사라졌습니다. 비전문가들을 경험 불문이라는 형태로 모집하고 있습니다. 비전문가인 사람들은 사고의 무서움을 모르며, 어떤 것이 부실 공사인지, 어떤 것이 하자인지도 전혀 모르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현재 원전의 현실입니다.

예를 들면, 도쿄 전력의 후쿠시마 발전소에서는, 원자로에 철사를 빠뜨린 채 운전을 하고 있어, 조금만 잘못해도 세계를 휩쓸 대형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를 상황입니다. 저는 철사를 떨어뜨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어느 정도의 대형 사고로 이어질지에 대한 인식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후 된 원전도 위험하지만, 새로 지은 원전도 비전문가가 만들었다는 점에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현장에 전문 기술자가 줄어들면서, 비전문가들도 건설, 제작을 할 수 있도록, 공사 과정이 설명서(manual)화되었습니다. 설명서화라 함은, 도면을 보며 건설을 하는 것이 아닌, 공장에서 어느 정도 조립된 부품을 가져와서, 현장에서 1번이면 1번, 2번이면 2번 하는 식으로, 그저 나무 블럭을 쌓아 올리듯 짜 맞추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하면, 지금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조립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도, 사고나 고장이 빈번히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또한, 원전에는 방사능 피폭 문제가 있기 때문에, 후계자를 양성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원전의 작업 현장은 어둡고 더우며, 보호 마스크도 쓰고 있어서, 상호간에 대화를 나누는 것도 어려운 곳이라서, 손짓발짓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래서는 제대로 기술을 가르치는 것도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른바 기술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연간 방사선 허용치에 먼저 이르러,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비전문가라도 좋다는 말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 예를 들어, 용접 전문 기술자라면, 눈이 쉬 약해집니다. 30세를 넘기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고, 세밀한 작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세밀한 작업이 많은 정유 공장 등에서는 쓸모가 없게 되기 때문에, 그렇다면, 일당이 낮더라도, 원전이라도 갈까라고 하는 식이 되어버립니다.

여러분이 뭔가 오해를 해서, 원전이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설비라고 생각하고 계실런지도 모르겠지만, 이것은 그런 고급 설비가 아닙니다.

그래서 비전문가에 의해 건설된, 이 원전이라는 것은 이제 정말 처치 곤란한 것이 되었습니다.

원전을 만드는 전문 기술자가 없더라도, 검사를 확실히 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검사 체계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그저 완성된 것을 보는 것이 일본의 검사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검사는 시공 과정을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사관이 용접이면 용접을, ‘그게 아니지. 잘 봐요. 이렇게 하는 거지.’라고 스스로 실연(實演)해서 보여줄 기량이 없다면, 진정한 검사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한 기량이 없는 검사관이 착실한 검사를 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건설사나 시공주의 설명을 듣고, 서류만 갖추어져 있으면 합격을 시키는, 이것이 현재의 관청 검사의 실태입니다.

원전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던 때, 운전관리 전문관을 각 원전에 두도록 하는 조항이 내각회의에서 결정되었습니다. 운전관리 전문관은 원전의 신설, 정기점검 후의 운전 허가를 내주는 공무원입니다. 저도 그 공무원이 비전문가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토록 심각한 상황인 줄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런 말을 해준 것은, 미토에서 강연을 하던 중, 강연장에서 ‘실은 부끄럽습니다만, 정말 비전문가입니다.’라며 과학기술청 소속이라고 확실히 이름을 밝히고 발언을 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우리 직장의 직원은, 행여라도 피폭 될까봐 절대로 현장에는 나가지 않았습니다. 때마침 행정개혁으로 농수성 공무원 인원이 남게 되어, 바로 전 날까지 양봉 지도를 하던 사람과 방어 치어의 양식을 지도하던 사람도, 다음 날부터 전문검사관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원전의 전문검사관으로서 운전허가를 내주었습니다. 미하마 원전에 있던 전문관은 3개월 전까지, 쌀 검사를 하던 사람이었습니다.’라며 그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이러한 철저히 문외한인 비전문가가 내준 원전의 운전허가를 믿을 수 있겠습니까.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원전에서, 긴급원자로냉각장치(ECCS)가 가동되었던 대형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요미우리 신문에 ‘현지전문관 상황 파악 전혀 못해’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만, 그 당사자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원전에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을, 다음 날 신문을 보고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왜 전문관이 아무 것도 몰랐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전력 회사 사람들은 전문관이 생무지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화재 현장과 같은 소요(騷擾) 속에서, 어린아이 가르치듯, 하나하나 설명할 시간이 없어서, 그 사람을 현장에 부르지 않고 방치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 것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런 무책임한 사람 밑에 원자력검사협회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어떤 사람인가 하면, 이 협회라는 것은 통산성을 정년퇴임한 사람들이 명예직으로 다니는 곳이기 때문에, 완전한 문외한들이지요. 이들이 원전 공사의 거의 모든 검사 권한을 갖고 있어서, 이들의 승인이 나지 않으면 일을 진행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검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검사라고 해도 그저 눈으로 확인하는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막대한 권한이 있습니다. 이 협회 산하에 전력회사가 있고, 그 밑에 원자로 제작사인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가 있습니다. 저는 히타치에 있었습니다만, 이 제작사 아래에 건설 회사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제작사를 관리하는 사람도 비전문가, 일을 맡길 건설회사도 대부분 비전문가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원전 사고가 일어나도 전력회사, 혹은 제작사가 아니라면 상세히 알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근무하던 당시부터, 일을 그만둔 지금까지도, 계속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만, 낙하산 인사나, 특수 법인이 아닌, 진정한 제삼자적인 기관, 통산성-은 원자력 발전소를 추진하고 있는 부서니까요-같은 곳들과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기관을 신설하여, 그 기관이 검사를 하도록 하는 겁니다. 그리고 검사관은 배관 등의 경험을 쌓은 사람, 밑바닥 현장에서부터 기술 경험을 쌓은 전문 기술자가 검사와 지도를 행한다면, 용접 불량이나 부실 공사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줄기차게 말해 왔습니다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일본의 원전 행정은, 너무나도 무책임하고 허술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한신 대지진 참사 후, 서둘러 일본 내의 원전의 내진설계를 재점검해서, 그 결과를 9월에 발표했습니다만, ‘어느 원전도, 그 어떤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괜찮다’는 어이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제가 관여한 초기 원전에서는, 지진에 대한 진지한 설계상의 고려는 없었습니다. 1993년, 오나가와 원전 1호기가 진도 4 정도의 지진으로 인해 출력이 급상승하여, 자동 정지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엄청난 사고입니다. 왜 그런고 하니, 이 원전은 1984년에, 진도 5에서 멈추도록 공사를 했지만, 진도 5가 아니었음에도 멈추어 버린 것입니다.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고속도로를 운전 하던 중,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는데도, 갑자기 급제동이 걸려서 멈춘 것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일은, 도호쿠 전력이 밝힌 것처럼, 멈춰서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진도 5에서 멈추도록 설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4에서 멈추었다는 것은, 진도 5의 지진에는 멈추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여러 가지가 설계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렇게 지진으로 오작동을 일으켜 멈추었던 원전은, 1987년 후쿠시마 원전도 있지만, 동일한 형태의 원전이 전국에 10기나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지진과 원전과의 관계를 고려해 볼 때, 상당히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닌가요?

원전은 1년 정도 운전하면, 반드시 멈추고 검사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정기검사, 줄여서 정검이라고 합니다. 원자로에는 70기압이나, 150기압의 실로 엄청난 압력이 작용하고 있고, 배관 내부로는 물-이라 해도 섭씨 300도로 가열된 물입니다만-과 수증기가 엄청난 기세로 통과하기 때문에, 배관의 두께가 절반 정도로 얇아진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한 배관과 밸브를 정기검사에서 어떻게 해서든 교체해야 하지만, 이 작업에는 반드시 피폭의 위험이 따릅니다.

원전은 한 번 가동하면, 내부에는 방사능, 방사선이 가득하게 되기 때문에, 원전 내부에서 사람이 방사선을 맞으며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한 현장으로 갈 때는, 자신의 옷을 전부 벗고, 방호복으로 갈아입고 들어갑니다. 방호복이라고 하면, 방사능으로부터 우리의 몸을 보호하는 옷이라고 생각하기 쉽겠지만, 그렇지는 않습니다.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경보기는 방호복 안에 입는 조끼에 붙어있기 때문입니다. 즉, 방호복은 방사선을 밖으로 가져 나갈 수 없게 하는 단순한 작업복에 불과합니다. 작업을 하고 있는 사람을 방사선으로부터 지키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작업을 끝마치고 밖에 나올 때는, 속옷 한 장까지도 피폭되었는지의 여부를 검사합니다. 신체 표면에 방사능 물질이 묻는, 이른바 외부 피폭이라면, 사워를 하면 대부분 씻겨 나가기 때문에, 방사능 수치가 0이 될 때까지 철저히 씻고 나서야, 겨우 나올 수 있습니다.

또, 안전화라고 해서, 구비되어 있는 신발로 갈아 신게 되는데, 이 구두 역시, 자신의 발에 딱 맞는 것은 없기 때문에, 중요한 작업화가 확실히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방사능을 흡입하지 않도록 전면 마스크를 씁니다. 이런 모습으로 현장에 들어가서, 방사능 걱정을 하면서 일을 하는 형국이니, 실제로 원전 내에서 좋은 일자리는 결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직장과는 전혀 다르지요.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 95%이상이 정말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농부나 어부들이 일거리가 없는 겨울철 등에 일을 합니다. 좋지 않은 말이지만, 이른바 장돌뱅이지요. 그런 무경험자들이, 아무런 두려움 없이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예를 들면, 볼트를 나사로 조이는 작업을 할 때, ‘대각선으로 조이세요. 안 그러면 새버립니다’라고 가르쳐줘도, 작업하는 현장은 방사선 관리구역이라서, 방사능이 가득한 최악의 상황입니다. 작업현장에 들어갈 때 경보계를 차고 들어간다 하더라도, 현장은 장소에 따라서 방사선량이 다르기 때문에, 작업 가능한 시간이 달라집니다. 1분 1초를 다투는 곳이지요.

현장에 들어가기 전, 그날의 작업과 시간, 시간이라 함은 그 날 맞아도 괜찮은 방사선량으로 시간이 정해지는 것인데, 현장에서 20분간 작업이 이루어진다고 하면, 20분이 지나면 경보계가 울립니다. 그래서 ‘경보계가 울리면 현장에서 나오세요’라고 지시합니다. 하지만 현장에는 시계가 없습니다. 시계를 차고 들어가면, 시계가 방사능으로 오염되기 때문에 시계는 풀어 놓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서 현장으로 갑니다.

현장에서는 볼트와 너트를 조이면서도, 10분 정도 지났으려나, 15분 지났나하며 머리로는 강박적으로 시간 생각만 하게 됩니다. 경보계가 울리지 않을까하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경보계에서는 큰소리의 경보음이 나서,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사람은 그 신호가 울리면,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질 정도로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것은 경험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습니다. 경보음이 울리면, X-ray(뢴트겐선)라면 한 번에 몇 십장을 찍은 것에 해당하는 방사선량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너트를 대각선으로 조이세요라고 말해도, 지시 받은 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조이기만 하면 되지.. 하는 아무래도 좋다는 식이 되어버리는 겁니다. 자, 그 결과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겨울에 정검공사를 할 때가 많지만, 정기검사가 끝나면, 바다로 방사능 물질을 포함한 물 몇 십 톤 분량이 방류됩니다. 분명히 말하건데, 지금 현재 일본 열도에서 잡히는 어류 중,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어류는 거의 없습니다. 일본 바다가 방사능으로 오염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다에 방사능으로 오염된 물을 무단방류하는 것은 정기검사를 앞둔 시기뿐만이 아닙니다. 원전은 엄청난 열을 뿜어내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해수를 이용하여 냉각을 시키고, 그 물을 바다에 버리는데, 바로 이 물이 방사능 물질을 포함한 물로, 그 양만 해도 1분에 몇 십 톤에 이릅니다.

원전의 사고가 있어도 자치단체 등에서 부랴부랴 안전선언을 발표하고, 전력회사는 그보다 한술 더 떠서 사건을 은폐하려 합니다. 게다가 국민 대부분도 이런 일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일본의 바다는 지금도 오염되고 있습니다.

보호복에는 방사성 물질이 가득 붙어 있어서, 일단 물로 세척을 하고, 전부 바다로 흘려보냅니다. 배수구에서 방사선량을 측정해보니, 수치가 굉장히 높았습니다. 이런 장소에서 어류 양식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안전한 먹거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사실도 알고, 원전에 대해서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이대로라면 전부 방사능에 오염되고 말겁니다.

몇 년전, 이시가와현 시카 원전의 가동금지재판에 대한 보고회에서, 80세 가까이 된 행상을 하고 있다는 할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저는 지금껏 원전이라는 걸 몰랐어요. 오늘 다시마랑 미역을 단골집에 가져갔더니, 그 집 안주인에게서 ‘미안하지만 이제 안 사요. 오늘로 끝이네요. 시카 원전이 가동을 시작해서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원전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지만, 비로소 원전이라는 것을 실감 했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할머니는 그렇게 말씀하시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셨습니다. 여러분이 모르는 사이에 일본의 바다는 계속 방사능에 오염되고 있습니다.

원전 건물 내부는, 모든 것들이 방사성 물질로 변해 버립니다. 모든 것들이 방사성 물질이 되어, 방사선을 방출합니다. 아무리 두꺼운 철판이라도 방사선은 꿰뚫고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신체 외부로부터 받게 되는 외부 피폭도 두렵지만, 가장 두려운 것은 내부 피폭입니다.

먼지, 세상 모든 곳에 존재하는 티끌과 먼지. 원전 내부에서는 이런 먼지가 방사능에 노출되어, 방사성 물질 상태로 날아다닙니다. 이러한 방사능에 노출된 먼지가 입이나 코로 들어가면, 그것이 내부 피폭이 됩니다. 원전의 작업 중 정리정돈, 청소가 내부 피폭을 당하기 가장 쉬운 일입니다만, 신체 내부에서 방사선에 노출되는 내부 피폭이 외부 피폭보다 훨씬 위험합니다. 신체 내부에서 직접 방사선에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신체 내부로 들어간 방사능은, 3일 정도면 땀이나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하지만, 3일이라면 그 3일 동안 방사능을 몸 안에 두고 있는 겁니다. 또,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 해도, 인간이 마음대로 정해놓은 기준이기 때문에, 절대로 방사능 물질이 전부 배출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가장 무서운 것입니다. 극소량이라도, 신체 내부에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원전 견학을 했던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일반인이 견학 할 수 있는 곳은, 상당히 깨끗해서, 직원도 ‘깨끗하죠’라고 자랑하듯 말하지만, 그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깨끗이 해 두지 않으면 방사성 분진이 날려서 위험하니까요.

저는 그 내부피폭을 백 회 이상이 당해서, 암으로 발전 되었습니다. 암 선고를 받던 때, 정말로 죽는 것이 무서워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어머니께서 항상 말씀 하시던 ‘죽는 것보다 더 큰일은 없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그러면 죽기 전에 뭐라도 해보자. 원전에 대해서, 내가 아는 모든 걸 명백히 밝히자고 생각했습니다.

방사능이라는 물질은 체내에 축적됩니다. 아무리 소량이라도 10년이라면 10년분이 축적됩니다. 이것이 무섭다는 겁니다. 일본의 방사선 관리는, 연간 5000 mRem(1 mSv = 100 mRem : 흉부 X-ray 사진 1회 촬영 = 30 mRem : 연간평균방사선량 = 240 mRem)을 준수하면 된다, 그것을 넘지만 않으면 된다는 자세입니다.

예를 들면, 정기검사공사라면, 3개월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나누면 하루 분의 허용방사선량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방사선량이 높은 곳에서는, 하루에 길어야 5분에서 7분 정도의 작업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전혀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틀 분량이나 일주일 분을 한 번에 맞으며 작업을 시킵니다. 이런 방법을 쓰면 안 되지만, 그래야 10 분이나 20 분 정도의 작업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백혈병이나 암이 발병할 수 있다는 것을 작업자에게 고지한다면 좋겠지만... 전력회사는 이런 사실은 전혀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가동 중인 원전에서, 기계에 붙어있는 커다란 너트 하나가 풀어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가동 중인 원전의 방사능은 정말 엄청난 것이라, 그 너트 하나를 조이는 데에 30명을 준비시켰습니다. 한 줄로 세워서, 신호와 함께 7 m 정도 앞에 있는 너트까지 뛰어갑니다. 가서, 1, 2, 3 하고 헤아리기만 해도 이미 경보계가 울립니다. 안쪽까지 뛰어 가서, 너트를 조일 스패너를 찾게 된다면, 벌써 끝난 겁니다. 너트를 조금 조이기만 하면 되는 일에도 160인분, 금액으로는 400만 엔 정도가 소요됩니다.

왜 원전을 멈추고 수리하지 않는가를 의문스럽게 생각하시겠지만, 원전을 하루 멈추면, 수억 엔의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전력회사는 가능한 한 멈추지 않으려 하는 것입니다. 방사능은 엄청나게 위험한 물질이지만, 기업은 역시 사람 목숨보다 돈을 중요시하니까요.

원전과 같은, 방사능에 관련된 직장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을 방사선 종사자라고 합니다. 일본의 방사선 종사자는 현재까지 약 27만 명이고, 그 대부분이 원전 작업자였습니다. 지금도 9만 명 정도가 원전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년 1회 행하는 원전 정검 공사 등을, 매일 피폭당하면서 지탱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전에서 처음으로 일하게 될 작업자들에 대해서, 방사선 관리교육을 약 다섯 시간에 걸쳐 실시합니다. 이 교육의 최대 목적은, 불안감의 해소입니다. 원전이 위험하다고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국가의 최대방사선허용수치로 관리를 하고 있어, 절대로 안전하니 안심하고 일하세요, 세간에 원전 반대를 하는 사람들이, 방사능이 암이나 백혈병을 유발한다고 말하지만, 그건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국가에서 정한 것을 지키면 절대 안전합니다라고, 다섯 시간에 걸쳐서 세뇌를 시킵니다.

이러한 ‘원전은 안전하다’라는 세뇌를, 전력회사는 지역 주민들에게까지 실시하고 있습니다. 유명인을 불러 강연회를 연다거나,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 서클 중 하나로 요리 교실을 연다거나, 멋지게 컬러 인쇄된 전단지를 신문에 끼워 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사고가 나서, 조금 불안해졌다 하더라도, 그러한 안전 선전물에 의해 곧바로 세뇌되어, ‘원전이 없으면, 전기가 없어져서 곤란해’라는 생각에 빠져들게 되는 것입니다.

저 자신이 20년 가까이, 현장 책임자로서, 근무자들에게 옴 진리교의 아사하라 교주 이상의 마인드 컨트롤, 즉 세뇌교육을 해 왔습니다. 몇 명이나 죽음으로 내몰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로부터 현장 근무자들은 불안해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만, 방사능의 위험성이나 피폭 문제는 절대 인식 못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태반의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몸 상태가 나빠져도, 그것이 원전 탓이라고는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작업자 전원이 매일 피폭을 당합니다. 그것을 어떻게 본인이나 외부에 알리지 않도록 처리하는가가 책임자의 일입니다. 본인이나 외부에 피폭 문제가 새어 나간다면, 현장 책임자로서 실격입니다. 이것이 원전 현장인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일을 장기간 해오면서, 하루하루 견뎌 내기 힘든 날들이 많아서, 밤에는 술의 힘을 빌렸고, 주량은 나날이 늘어갔습니다. 그런 일을 자행한 내 자신에게 자문(自問)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이런 거짓뿐인 일상을 지내지 않으면 안되는 건가. 정신을 차려보니, 20년 동안의 원전 노동으로, 제 몸도 피폭되어 상태가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또, 도쿄 전력 후쿠시마 원전에서 현장 작업원이 그라인더(연삭기;硏削機)에 이마를 스치는, 중상을 입은 적이 있었습니다. 피가 ?구쳐 나오고, 일각을 다투는 큰 부상이었기 때문에, 바로 구급차를 불러 이송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부상자는 방사능 덩어리였습니다. 그러나 전력회사도 경황이 없어서, 방호복을 벗긴다거나, 몸을 씻기는 등의 세척을 하지 않았습니다. 구급대원에게도 방사능 오염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 부상자는 방사능 세척도 하지 않고, 병원으로 이송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니 부상자를 만졌던 구급대원이 오염되었고, 구급차도 오염되고, 의사도 간호사도, 그 간호사가 만진 다른 환자도 오염되고, 그 환자가 밖으로 나가서, 오염이 더욱 확산된다는 식으로 소문이 퍼져서, 마을이 패닉상태에 이를 정도의 엄청난 사태로 발전되었습니다. 모두가 중상을 입어 심하게 피를 흘리는 환자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살려내겠다고 필사적으로 행동했기 때문에-방사능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그가 방사능에 오염되었다는 것 따위는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던 것입니다.

피폭자 한 사람 만으로도 이렇게 엄청난 것입니다. 가령 대형 사고가 발생하여 다수의 주민이 방사능에 오염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될까요. 상상이 가십니까.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 나라 국민 모두의 문제입니다.

여러분께서 모르고 있던, 무관심 하던, 일본의 원전은 깜짝 놀랄 대형 사고를 간간히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 사고는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 Pennsylvania, US ; 1979.3.28 원전 냉각계 시설 고장으로 인한 방사능물질유출사고 발생, 약 200만명 피폭)이나 체르노빌(Chernobyl, 現 Ukraine ; 1986.4.23 원전 정기 검사 전 실시한 실험 도중 폭발. 지구 역사상 최대 규모)에 필적할 만한 대형 사고입니다. 1989년에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 2원전에서 재순환 펌프가 산산조각난 사고도 세계 최초로 발생한 사고입니다.

그리고 1991년 2월, 간사이 전력 미하마 원전에서 세관이 파손, 절단 되었던 사고는, 방사능 물질이 직접 대기 중이나 바다로 대량 유출되었던 대형 사고였습니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저는 별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원전 건설에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고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 이번은 체르노빌에서 일어났네, 일본에서는 일어나지 않았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미하마 원전 사고 당시에는 굉장히 놀라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의자에서 일어설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이 사고는 ECCS(긴급원자로냉각장치)를 수동으로 움직여 원전 가동을 중지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중대한 사고였습니다. ECCS라는 것은 원전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에 해당합니다. 이것마저 효과가 없었다면 끝인 것이지요. 그래서, ECCS를 가동했던 미하마 사고는 1억 수천만 명의 사람을 태운 버스가 고속도로에서 100km의 속도로 달리다가, 브레이크도 듣지 않고, 사이드 브레이크도 듣지 않다가, 절벽에 부딪혀서 간신히 멈춘 것과 같은 대형 사고였던 겁니다.

원자로 내부의 방사능 물질을 포함한 물이 유출되어, 원자로가 냉각수 없이 가동될 일촉즉발의 위기 직전이었습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다중보호 안전책이 차차 무력화되어, 0.7초 후면 체르노빌과 같은 참사가 일어날 상황이었습니다. 그것도, 우연히 베테랑 전문 기술자가 와서, 자동 정지를 해야 함에도 정지하지 않아서, 그 사람이 순간의 판단으로 수동 정지로 멈추어서, 세상을 끌어들일 대형 사고에는 이르지 않았던 겁니다. 일본에 있는 사람, 아니, 이 지구상의 사람 모두가 운이 좋았던 것입니다.

이 사고는, 2 mm 정도의 가는 배관에 붙어 있는 접촉방지 금속구-수 천 개가 넘는 세관이 진동에 의해 서로 맞닿지 않게 해주는 금속 장치-가 설계대로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이것은 시공 상의 실수였습니다. 이런 것이 20년 가까이 수차례 실시한 정기 검사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기 검사가 얼마나 무성의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사고입니다. 또, 들어가지 않으면 자르고, 맞지 않으면 잡아 늘이는 등의, 설계자가 설마 하고 생각했던 일을, 현장에서는 태연하게 자행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는 사고였습니다.

작년(1995년) 12월 8일, 후쿠이현 쓰루가에 있는 동연(동력로 핵연료 재처리사업단)의 몬쥬에서 나트륨이 유출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몬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고, 그 전까지 번번이 사고를 일으켜서, 저는 건설 중에도 여섯 번이나 불려갔었습니다. 그것은, 소장이나 감독, 전문 기술자 등, 예전에 부하 직원이었던 사람들이 몬쥬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뭔가 곤란한 일이 생기면 저를 불렀던 겁니다. 이미 회사를 그만 둔 상태였지만, 원전은 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할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전화가 왔습니다. ‘배관이 아무리해도 맞질 않아. 좀 와주게.’ 그래서 가보았더니, 특별 제작된 배관도 기성품인 배관도 설계상, 치수상의 오차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맞지 않았습니다. 어째서 맞지 않는지, 여러 가지 고민을 해보았지만, 점점 더 알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룻밤을 꼬박 생각해보고 겨우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몬쥬는 히타치, 도시바, 미쓰비시, 후지 전기 등의 여러 제조사들이 공동 제작한 시설인데, 각자 회사의 설계기준이 달랐던 것입니다.

도면을 그릴 때, 제가 일했던 히타치는 0.5mm 미만은 버림, 도시바와 미쓰비시는 0.5mm 절상, 일본원자력연구소는 0.5mm 절하였습니다. 단지 0.5mm 일지라도 백여 곳이 모이면 엄청난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숫자도 선도 맞추었음에도 불구하고 오차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모두 다시 만들도록 지시했습니다. 어쨌거나 국가의 위신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돈이 들더라도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저마다 각자의 노하우(know-how), 기업비밀이라는 것이 있어서, 전체 회의를 통해서, 이 0,5mm에 대해서, 절상인가, 절하인가, 어느 쪽이든 통일하자는 식의 논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발생한 몬쥬 사고의 원인이 된 온도 센서에 있어서도, 제작사 상호간의 의견교환은 이루어지지 않았겠지요.

어느 공장의 배관에도, 그러한 온도계가 붙어있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긴 온도계는 처음 보았습니다. 틀림없이 시공 당시에 위험을 감지한 사람이 있었겠지요. 하지만, 다른 회사의 일이니 내버려둬도 돼, 우리 회사 책임이 아니니까라고 생각해 버린 겁니다.

동연 자체가 전력회사로부터의 파견으로 이루어진 집단이지만, 제작사도 그러한 집단입니다. 이래서는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이상하고, 일어나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중대 사고에서 조차, 국가는 ‘사고’라고 하지 않습니다. 미하마 원전 사고 때처럼 ‘일(事象)이 있었다’라고 말합니다. 저는 사고 후, 곧바로 후쿠이 현 의회로 불려갔습니다. 그곳에는 원전이 15기나 있습니다만, 유치를 한 것은 자민당 의원님이지요. 그래서,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언제나, ‘사고가 일어난다면 당신들 책임이오. 반대했던 사람에게는 책임이 없소.’라고 말해 왔습니다. 이번에, 그 의원들에게 불려 간 것입니다. ‘이번에는 각오하고 동연과 싸우겠습니다. 어찌해야 좋을지 가르쳐 주세요.’라며 상담을 청해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말한 첫마디는 ‘이것은 사고입니다, 사고. 사상이라는 말로 사람들을 속이면 안 됩니다.’였습니다. 현의회에서 동연 측이 ‘이번의 사상은...’이라고 설명을 시작하자 ‘사고잖아요, 사고!’ 라고 의원이 호통치는 장면이, TV에 나왔습니다만, 그것도, 조용히 있었다면, 가벼운 ‘사상’으로 취급받고 마는 것입니다. 지역 사람들만이 아니라, 저희도, 동연 측이 말하는 ‘사상’이라는 가벼운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보통 사람에게 ‘사고’라는 것과 ‘사상’이라는 것은, 전혀 다르게 인식 됩니다. 일본이 사고를 사상 등으로 말을 바꾸는 것과 같은 미봉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일본인들에게는 원전 사고의 위기감이 거의 없는 것입니다.

몬쥬에 사용되는 플루토늄은, 일본이 프랑스에게 재처리를 의뢰하여 추출한 것입니다. 재처리라는 것은, 원전에서 한번 사용한 우라늄 연료 중에 생성된 플루토늄을 뽑아내는 것으로, 플루토늄은 이런 식의 인공적인 방법으로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플루토늄이 몬쥬에는 약 1.4톤이나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에는 약 8 kg의 플루토늄이 탑재되었다고 합니다만, 대체 몬쥬의 플루토늄으로 어느 정도 규모의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을까요. 게다가 플루토늄은 아무리 소량이라 해도 폐암을 유발하는 맹독 물질입니다. 반감기가 2만 4천년이나 되어, 영구적으로 방사능 물질을 방출합니다. 그래서 그 이름이 플루토-지옥의 왕이죠-라고 붙여진 것처럼, 플루토늄은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물질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플루토늄이 작년(1995년) 남태평양에서 프랑스가 자행한 핵실험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프랑스의 재처리 공장에서는, 플루토늄을 만들 때 핵병기용과 원전용을 따로 구별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플루토늄이, 이 당시의 핵실험에 사용되었을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일본이 이 핵실험에 반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것에는, 그러한 이유가 있는 겁니다. 혹시, 일본 정부가 정말로 프랑스의 핵실험을 멈추고 싶었다면, 방법은 간단합니다. 다시 말해서, 재처리 계약을 해지하면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본과 프랑스의 무역액 중 두 번째로 많은 것은, 이 재처리 비용입니다. 국민들이 그런 것도 모르고, 아무리 ‘핵실험 반대, 반대’라고 말해봤자 소용이 없는 일 아닙니까. 게다가 유일한 피폭국가라고 하면서도, 바로 그 일본의 플루토늄이 타히티의 사람들을 피폭시키고, 아름다운 바다를 방사능으로 오염시키는 것에 다름없습니다.

전 세계가 포기를 했음에도, 일본만이 아직까지 이런 것을 이용하여 전기를 만들어 내려 하고 있습니다. 보통 원전에서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혼합한 연료(MOX 연료)를 사용하는, 이른바 플루서멀(Plu-thermal Utilization)을 추진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알기 쉽게 말하자면, 석유스토브로 가솔린을 태우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원전의 기본 설계는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하도록 되어있지 않습니다. 플루토늄은 핵분열의 힘이 우라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납니다. 그래서 원자폭탄의 재료로 플루토늄이 쓰이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원이 없는 나라라고 해도, 너무 잔인한 것 아닌가요. 조속히 원전 가동을 중지하고,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일 따위도 멈추지 않는다면, 여기저기서 피폭자가 늘어날 것입니다.

세계적으로 원전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원전 선진국인 미국에서는, 1996년 2월, 2015년까지 원전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게다가 플루토늄에 대한 연구도 대통령명령으로 중단하도록 했습니다. 그런 무서운 물질에 대한 연구조차 금지시킨 것입니다.

몬쥬처럼 플루토늄을 사용하는 원전, 고속증식로마저 미국은 물론, 영국, 독일도 가동을 중단 시켰습니다. 심지어 독일은 완성된 원전을 멈추고, 리조트 파크로 만들었습니다. 세계 각국이 플루토늄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가동을 중지한 것입니다. 일본 정부도 이번 몬쥬 사고로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하지만 아직 가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가동을 계속 할 것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왜 일본이 가동을 멈추지 않느냐면, 일본은 일단 결정된 일을 도중에 멈출 용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가 도중에 멈출 용기가 없다는 것은 대단히 무서운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도 그런 예는 많이 알고 계시겠지요.

앞의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일본의 원자력 정책은 무책임합니다. 일본은 원자력 발전을 시작할 때부터, 이후의 일은 아무 것도 염두에 두지 않았습니다. 그냥 어떻게 되겠지라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그렇게 무책임하게 일을 해온 것입니다. 일을 시작한지 몇 십 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폐기물 하나 조차, 제대로 처리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난제는, 지금까지 대학에 원자력 공학과가 있어서, 나름대로 학생이 있었는데, 지금은 젊은이들이 원자력으로부터 떠나가, 도쿄대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대학에서 학생이 줄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책상에서 연구를 할 대학생마저 없어진 것입니다.

또한, 히타치와 도시바의 원자력 부분의 인원도 1/3으로 줄어, 코제너레이션 시스템(CoGeneration System ; 전기와 뜨거운 물을 동시생산하는 고효율 발전설비)인 가스 터빈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제작사에서조차, 원자력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원자력국장을 역임한 시마무라 다케히사 씨가 관직에서 물러난 후, <원자력담론>이라는 책에서, ‘일본정부가 원자력 발전을 하고 있는 것은, 그저 구색을 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 전기가 부족해서도, 그렇다고 다른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너무 무계획적으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과잉 소지하게 된 것이 원인이다. 확실한 의사표현이 없었기 때문에 계속 받고 만 것이다. 그리고 일본이 그것으로 핵병기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고 세계 각국으로부터 감시를 받게 되고, 그런 의혹을 부정하기 위해서 핵의 평화적 이용, 즉, 원전을 더 만들자는 식으로 된 것이다.’ 라고 썼습니다만, 이것도 이 일본이라는 나라의 모습인 것입니다.

1966년, 일본 최초로 영국에서 수입한 16만 kw 급의 영업용 원자로가 이바라키 현 도카이무라에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원전이고, 도중에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지금은 이 좁은 일본에 135만 kw라는 거대한 원전을 포함하여 총 51기의 원전을 운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폐로, 해체나 폐기물 등을 고려하지 않고 가동을 개시한 원전입니다만, 두꺼운 철로 만들어진 원자로도 대량의 방사능에 노출되어 못쓸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니까, 처음 내용년수를 10년이라 하고, 10년 후에 폐로하고 해체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1981년에 10년이 지난 도쿄 전력의 후쿠시마 원전 제 1호기에서, 당초 생각하던 것처럼 폐로, 해체가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것은 국회에서도, 원자로는 핵반응에 견딜 수 없다고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저도 참여하여, 이 원자로의 폐로, 해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나, 매일 같이, 이것저것 검토를 했습니다만, 방사능 덩어리인 원전을 무리해서 폐로, 해체하려고 해도, 건설 당시의 몇 배의 돈이 들지, 어떤 방법으로도 대량의 피폭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등, 손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원자로 바로 밑에서는, 정해진 허용선량을 지키려면, 겨우 10여 초 정도만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책상 위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사람의 손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뜻하지 않은 피폭이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방사능 수치가 0이 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방사능이 있는 한, 폐로 해체는 불가능합니다. 인간이 할 수 없다면 로봇으로 하면 된다고 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는 하고 있습니다만, 로봇이 방사능에 의해 오작동을 일으켜 현재로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결국, 후쿠시마 원전에서는, 폐로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원전을 판매한 미국 제작사가 미국으로부터 작업자를 파견하여, 일본에서는 도저히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의 대량 피폭을 당하고, 원자로 수리를 했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 원전은 가동 중입니다.

처음 내용연수가 10년이라고 하던 원전이, 벌써 30년 가까이 가동되고 있습니다. 그런 원전이 11기나 됩니다. 낡아서 비틀거려도 쉬지도 않고 가동 중이어서, 심히 걱정스럽습니다.

또한, 가나가와현 가와사키시에 있는 무사시 공대의 원자로는 겨우 출력 100kw의 연구로지만, 이것도 방사능 누출을 일으켜 멈추어 있습니다. 연구팀은 수리에 20억 엔, 폐로 하는데 60억 엔이 소요될 것이라고 하지만, 이 대학의 연간예산에 상당하는 돈을 들여도 폐로는 할 수 없습니다. 우선, 정지해서 방사능이 없어질 때까지 관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이 100만kw급이라는 거대한 원전이라면, 정말로 손 쓸 방법이 없는 겁니다.

왜 원전은 폐로나 해체가 어려운 것일까요. 그 이유는, 원전은 물과 증기로 운전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운전을 멈추고 그대로 방치해 두면, 바로 녹이 슬고 약해져서, 구멍이 생겨 방사능이 누출되기 때문입니다. 원전은 핵연료를 넣고 한 번이라도 운전을 하면, 방사능 덩어리가 되어, 정지 상태로 두는 것도, 폐로, 해체를 하는 것도 어렵게 됩니다.

선진국에서 폐쇄한 원전은 많습니다. 폐로, 해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두 ‘폐쇄’시켰죠. 폐쇄라는 것은 발전을 멈추고, 핵연료를 뽑아두는 것입니다만, 여기부터가 어려운 것입니다.

방사능 투성이가 된 원전은, 발전할 때와 똑같이, 물을 주입하고 가동시키지 않으면 안 됩니다. 물의 압력으로 배관이 얇아진다거나, 부품 상태가 나빠진다거나 하기 때문에, 정검도 해서, 그러한 부분을 보수하고, 방사능이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방사능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발전할 때와 동일하게 감시, 관리를 계속해야하는 것입니다.

현재 운전 중인 것이 51기, 건설 중인 것이 3기, 전부 54기의 원전이 일본 열도를 둘러 싸고 있습니다. 운전을 계속한다면, 너무나 위험한 원전도 몇 기정도 있습니다. 그 밖에 대학이나 회사의 연구용 원자로도 있으니, 일본에는 지금, 작은 것은 100kW, 큰 것은 1350 MW, 크고 작은 것 합쳐서 76개나 되는 원자로가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의 전력회사가, 전기를 못 만드는, 돈벌이도 되지 않는 폐쇄한 원전을 진심으로 감시를 계속할 것인지 매우 의문스럽습니다. 그런데도, 더욱 신규입지나 증설을 하려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도카이 지진으로 걱정스러운 하마오카에 다섯 기째의 증설을 하려하거나, 후쿠시마에서는 축구장을 변환하여 증설하는 것도 있습니다. 신설 중인 것으로는, 니가타의 마키쵸나 미에의 아시하마, 야마구치의 가미노세키, 이시가와의 스즈, 아오모리의 오오마와 히가시도리 등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하여 2010년에는 70~80기의 원전을 가동할 생각입니다. 실제로, 나쁜 말이긴 합니다만, 이 나라는 미쳤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 분명히 겪게 될 원전의 폐쇄, 이것은 정말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가까운 장래에, 폐쇄된 원전이 일본 도처에 출현할 것이다. 이것은 불안하기보다 섬뜩한 것입니다. 이런 미래를 걱정하는 것은, 저 하나 뿐일까요.

그리고, 원전을 운전하면 반드시 나오는 핵폐기물. 이것은 매일 배출되고 있습니다. 저레벨방사성폐기물, 이름은 저레벨이지만, 그 중에는 드럼통 옆에 다섯 시간만 있어도, 치사량에 이를 정도의 피폭을 당하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 것이 전국 원전에 약 80만 통이상 쌓여있습니다.

일본이 원전 가동을 시작하고부터 1969년까지는, 어느 지역의 원전에서도 핵폐기물을 드럼통에 담아서, 가까운 바다에 버렸습니다. 그 때는 그것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제가 이바라키현 도카이 원전에 있었을 때는, 작업자들은 드럼통을 트럭으로 옮겨서 배에 싣고, 치바 앞바다에 버리러 가곤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전은 좀 이상해’라고 생각한 것은, 이 무렵부터였습니다. 바다에 버린 드럼통은 1년가량 지나면 썩는다 해도, 안에 있는 방사능 쓰레기는 어떻게 되는 걸까, 물고기는 어떻게 되는 걸까라고 생각한 것이 시초입니다.

현재 원전 쓰레기는 아오모리의 로카쇼무라로 가져갑니다. 전부 300만 통의 드럼통을 앞으로 300년간 관리할 것이라고 합니다만, 대체 300년이나 버틸 드럼통이 있을런지, 폐기물 업자가 300년간 중간에 바뀌는 일 없이 유지될런지요. 과연 어떻게 될까요.

또 한 가지 고준위 폐기물이 있습니다. 이것은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재처리해서 플루토늄을 뽑아내고 남은 방사성 폐기물입니다. 일본은 영국 회사에게 재처리를 의뢰하고 있습니다. 작년(1995년) 프랑스에서 28통의 고준위 폐기물이 되어 돌아 왔습니다. 이것은 걸쭉한 고준위 폐기물을 유리와 함께 굳혀서, 금속용기에 넣은 것입니다. 용기 근처에 2분간 있으면 사람이 죽을 정도의 방사능을 방출한다는, 이것을 일시적으로 아오모리의 로카쇼무라에 두어, 30년에서 50년 정도 냉각시키고, 그 후, 다른 지역으로 옮겨 땅 속에 묻을 예정이라고 하지만, 예정지는 전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원전 자체도, 국가는 가동을 멈춘 후 5년에서 10년간, 밀폐관리를 하고 나서 잘게 부수어 드럼통에 넣어, 원전의 부지 내에 묻겠다는 등의 느긋한 소리를 하고 있지만, 1기의 원전에서도 수만 톤 분량의 방사능 투성이가 된 폐자재가 배출 됩니다. 생활 쓰레기도 버릴 곳이 없는데, 대체 어쩌려는 것일까요. 어쨌든 일본 전체가 핵 쓰레기장이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둘러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원전을 멈추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5년 전 쯤, 홋카이도에서 강연회를 하던 중에 ‘방사능 쓰레기는 50년, 300년 동안 감시가 이어진다’고 말했더니,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자아이가 손을 들고 ‘질문이 있어요. 지금 폐기물을 50년, 300년 감시할 거라고 하셨지만, 지금의 어른들이 하실 건가요? 그렇지는 않겠지요. 이후의 우리들 세대, 또 그 다음의 세대가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만, 저희는 싫어요’ 라고 외치듯 말했습니다. 이 아이에게 대답해 줄 수 있는 어른이 있을까요.

게다가 50년, 300년이라 해도, 그 만큼만 시간이 지나면 된다는 식으로 들리겠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원전이 가동을 하는 한, 끝이 없는 영원한 50년, 300년인 것입니다.

일본의 원전은 지금까지 방사능 누출이 전혀 없었다고, 몇 십 년이나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원전에 있는 높은 배기굴뚝에서는 방사능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온다기보다는, 내보내는 것입니다만, 24시간 방사능을 내보내기 때문에, 그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방사능을 맞고 피폭되고 있는 것입니다.

어느 여성으로부터 편지가 왔습니다. 23살이라는 이 여성의 편지지는 곳곳에 눈물 자욱으로 얼룩져 있었습니다. ‘도쿄에서 취직을 해서 사랑을 하고, 결혼 약속을 해서, 패물까지 주고 받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결혼 상대측에서 혼약을 파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상대 남자는, 네게 잘못이 있는 건 아냐, 나도 너랑 같이 살고 싶어. 하지만, 부모님이 네가 후쿠이현 츠루가에서 십수년 동안 자랐다. 원전 주변에서는 백혈병에 걸린 아이들이 태어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백혈병에 걸린 손자 얼굴은 가여워서 볼 수가 없어. 그러니 결혼하는 건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건가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이 아가씨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이런 일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원전 현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도쿄에서 일어난 이야기입니다. 도쿄에서요. 여러분은 원전에서 일하는 남성과 자신의 딸이, 아니면 이 여성처럼, 원전 근처에서 자란 아가씨와 자신의 아들의 결혼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젊은이도, 그런 사람도, 연애를 할지도 모르기에, 전혀 남의 일이 아닙니다. 그러한 차별이라는 이야기는, 말을 하면 차별이 되지만,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됩니다. 원전에 반대하는 사람도, 원전은 사고나 고장이 무서울 뿐이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차별이 발생해서 원전이 싫다고 말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원전은 사고 없이도, 사람의 마음까지 파괴시키는 것이니까요.

마지막으로, 저 자신이 크나큰 충격을 받은 이야기입니다만, 홋카이도에 있는 토마리 원전에 이웃한 쿄와쵸에서, 교직원조합주최의 강연을 했던 때의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이 이야기는 꼭 빼놓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앞의 이야기는 전부 잊으셔도 괜찮습니다만, 이 이야기만은 부디 꼭 기억해 두시길 바랍니다.

그 강연회는 야간 집회였지만, 학부모와 교직원이 반반정도씩, 대략 300명 정도가 오셨습니다. 그 중에는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도 있었습니다. 원전은 지금의 어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문제이기에 강연을 들으러 온 것이지요.

강연이 대강 끝나서, 제가 질문 없습니까라고 말하니, 중학교 2학년짜리 여자아이가 울면서 손을 들고 이런 말을 했습니다.

‘오늘밤 이 모임에 온 어른들은, 거짓말쟁이들이에요. 저는 그 얼굴을 보러 왔어요. 어떤 얼굴을 하고 왔는지 보려구요. 현재의 어른들, 특히 여기에 있는 어른들은 농약문제, 골프장문제, 원전문제 등에서, 솔직히 말하면 아이들을 위한다면서, 운동하는 척만 할 뿐이에요. 저는 토마리 원전 바로 근처에 있는 쿄와쵸에 살면서, 24시간 피폭 당하고 있어요. 원자력 발전소 주변, 영국의 셀러필드(Sellafield ; 영국 지방도시의 작은 마을, 핵재처리 공장, 핵연료사이클공장이 집중되어 있음)에서 백혈병 아이들이 태어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지역 원전 종사자, 주변 주민의 체내 플루토늄량이 높고, 소아백혈병발생률은 다른 지방의 10배이다)은, 책을 읽어서 알고 있어요. 저도 여자에요. 적당한 나이가 되면 결혼도 하겠죠. 저, 아이를 낳아도 되는 건가요?’ 라며, 울면서 300명이나 되는 어른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대답해 주지 못했습니다.

‘원전이 그렇게 나쁜 것이라면, 지금이 아니라, 왜 처음 건설될 당시에 끝까지 반대하지 않았던 거죠. 더구나, 여기 와있는 어른들은, 2호기까지 만들게 했잖아요. 가령 전기가 없어진대도, 저는 원전이 싫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때마침 토마리 원전 제 2호기가 시험가동에 들어갔던 때였습니다.

‘왜 이제 와서 이런 집회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어른이고 아이가 있다면, 목숨을 걸고 몸을 바쳐서라도 원전은 막았을 거예요’ 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 원전이 생겨서, 저는 지금까지의 두 배의 방사능을 맞고 있어요. 그래도 저는 홋카이도에서 도망치지는 않을 거예요.’ 라며, 울며 하소연 했습니다.

제가 ‘그런 고민을 엄마나 선생님께 말씀드려 본 적 있니’라고 물었더니, ‘이 모임에는 선생님도 엄마도 와 있어요. 하지만 말씀드린 적은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여자애들끼리는 항상 그 얘기를 하고 있어요. 결혼도 못하고, 아이도 낳을 수 없다.’ 라며..

담임선생님도, 현재 학생들이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었다고 합니다.

이것은 결코, 원자력 1차 피해지역이 될 8km, 10km 내의 문제가 아니라, 50km, 100km 권에서 그러한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고민을 지금의 중학생, 고등학생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항상 알아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지금까지의 글을 통해서, 원전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체르노빌에서 원전 대참사가 일어나서, 원전은 무서운 거구나 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았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원전이 멈추면, 전기가 부족해서 곤란해’라고, 특히 도시에 거주하는 분들은 원전에서 멀리 있기에, 조금 무서워도 어쩔 수 없다라고,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지 않던가요.

하지만, 그것은 국가나 전력회사가 ‘원전은 핵의 평화적 이용 방법입니다.’ ‘일본의 원전은 절대 사고를 내지 않습니다. 안전하니까 안심하십시오.’ ‘일본에는 자원이 부족하니, 원전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거금을 들여 선전한 결과입니다. 몬쥬 사고처럼, 실제는 계속 은폐하고 있습니다.

원전은 확실히 전기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20년간 일하며, 이 두 눈으로 보고, 이 몸으로 체험한 것은, 원전은 일하는 사람을 피폭시키지 않고서는 절대로 일할 수 없는 곳이라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원전을 건설할 때부터, 지역 주민들은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서로 마음을 돌리게 만듭니다. 건설하면 할수록, 사람들을 피폭시키고, 아무런 죄 없이도 차별을 당하여 고통 받게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무섭다는 것은 알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사고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괜찮은 건가요. 평화적 이용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그렇지는 않겠지요. 저처럼 근무자가 피폭을 당해 죽거나, 지역 주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한, 원전은 평화적인 이용이라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안전하다는 것과 안심이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원전이 있는 한, 안심 할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현재는 전기를 생산하는 것처럼 보여도, 몇 만 년씩이나 관리해야만 하는 핵폐기물에, 방대한 전기와 석유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은 지금 생산하고 있는 것 이상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그 핵폐기물이나 폐쇄된 원전은 우리의 자손들이 관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원전을, 어째서 평화적 이용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제가 몇 번이고 강조했듯이, 원전은 절대로 핵의 평화적 이용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아침에 반드시 자신의 아이나 손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세요. 과연 이대로 일본 만이 원자력 발전소를 점점 늘려가는 현실이 괜찮을지, 사고뿐만이 아니라, 지진으로 붕괴될 위험도 있어서, 이대로라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일이 일어나 버린다는 것을, 어떻게 해서든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원전을 늘리면 안된다, 원전의 증설은 절대 반대이다라는 신념으로 이 일을 해 온 것입니다. 그리고 가동하고 있는 원전도, 착실하게 멈추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원전이 있는 한, 세계에 진정한 평화는 오지 않을 테니까요.

아름다운 지구, 우리 후손에게 물려줍시다.

[출처] : 뷰스앤뉴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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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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