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썻던 소설의 서장인데요
주목할것은 다크사이드부분늘 끌어않은채 승화시키는 어떠한 사명감?같은걸 가지고
살던 때였는데
네...소설처럼 흑마검과 신성마법 두가지 쓰다가 아작났습니다.
일단 현재 부정적기운은 다몰아내고
긍정적인 쪽으로 가려고노력합니다.
다크사이드를 안놓다보니
제 영향력으로 주위의 기운들마저 심상치않게 변하는걸 보고선
이제 접을떄구나
란걸알았었죠.
참고삼아 보세욤 판타지좋아하면 좀재밋을지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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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사람들에게 대부분 극도의 공포감을 안겨준다.
그러나,비밀리에 전승되는 고대의 신비학은 우리에게
죽음에 가까이 가 본 경험을 한 것을
축복할 만한 사건,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긍정적인 사건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변화를 경험하는 것은, 인생에 오랫동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
보다는, 성실하고 질적인 삶을 추구하도록 만드는게 확실하다.
-지옥 끝에서 불러보는 검은 랩소디 中-
-서장- 어둠의 부활.
-어둠으로 어둠을 제압한다.-
깍아지르는 듯한 절벽 끝자락.
그 황폐함은 차가운 바람으로 인해 더 깊어가고 있다.
마치 연기처럼 넘실대는 검은 불꽃이 절벽 너머,
산 중앙에 거대한 원형 탑 가운데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 뜨거움만큼 어두운 검은 빛이,
그 황폐하고 차가운 절벽 끝에서조차 아무도 가까이 갈
생각을 하지 못할만큼, 음산하고 거칠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마계로 가는 입구 까지 왔군.'
깍아지르는 듯하게 높은 원형 탑위에
거대하고 뜨거운 불꽃 중앙을 바로 앞에서
바라보는 한 남자가 있었다.
타오르는 검은 불꽃에 지지않는 새까만 옷으로 위아래를
차려입은 그 남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거대한 불꽃 가운데
꿰뚫어보는 듯한 맹수의 눈알처럼 뻥 뚤린 구멍을
오만하게 노려보았다.
'여기에 다시오게 되다니..아니..어쩔 수 없는 일이지. 후훗.'
싸늘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고 남자는 짙은 눈썹을 찡그리며
검은 불꽃 가운데로 발걸음을 옮겨 갔다. 그때였다.
'파앗.'
남자의 주위로 맑은 청광이 환하게 빛나며 흐릿하게 인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내가 너무 늦장을 부렸군.'
남자는 인영을 보자마자 귀찮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고
말았다.
"인사도 안하고 그냥 갈 참이냐?"
대뜸 나타나며 소리지르는 남자는 온몸을 백색과 은색의 갑옷으로
둘러싼채 커다란 검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목에는 은빛으로 빛나는 원형안에 십자가가 있는 문양으로 만들어진
목걸이가 매달려 황폐한 주위에 어울리지 않게 맑은 빛을 내며
걸려있었다.
그 문양은 아리스 왕국 성기사단의 고유의 문양.
그 성기사단 대원중에서도 왕국최고의 검술을 지니고 있다는
제 1기사 '커크'.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거친 성격때문에 성기사단 내부에선
약간 외토리 취급을 받는 자다.
법을 수호하고 신의 이름을 빛내야 하는 성기사인 그가 지금
대륙안에 금지된 지역으로 명명된 곳까지 오게된 것이다.
"힘든 길을 선택했군요. 듀나단."
듀나단이라고 불리운 남자는 검은 눈을 빛내며 자신의 절친한 동료와 같이 온 푸른색옷의
여성을 쏘아보았다.
"커크, 카르디아. 뭐하러 여기 까지 온건가. 금지된 구역에 와서 자네들한테 도움될
것은 없을텐데.."
카르디아라고 불린 여성은 수정구슬을 들고 듀나단을 바라보며 계속 무언가 생각에
잠긴듯한 얼굴로 서있었다.
"야, 너가 갈려고 하는 곳보단 안전한 곳이다. 이 미친녀석. 지금 원로회 늙은이들이
발칵 뒤집혀서 널 없앨려고 날뛰고 있는데. 넌 그 위험보다 더 엄청난 곳으로 뛰어
들려고 하는군."
"듀나단. 당신을 처음 본 모습 그대로 다시 돌아왔군요."
듀나단은 말투와는 다르게 무표정한 얼굴에서 약간 따뜻한 빛을 띄우고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냉소를 머금고.
"흥. 은퇴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나에게 성기사란 위치는 맞지 않아.
편하게 좀 놀고 먹을려고 했더니...후우..고작 1년이란 말인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돌아가자. 최후의 크리스탈이란 말은 전설일 뿐이야.
꿈같은 얘기때문에 지금 이런 길을 택하는 것은 미친짓에 불과해. 지금 모여있는
크리스탈 만으로도 암흑의 봉인을 막기에는 충분하잖아. 대체 왜 이러는 거야!"
"마왕은 봉인 되어있지만. 그 의지는 살아있다. 게다가 그가 뿌리고 간 악의의 씨앗은
여전히 세상에 남아 나태한 인간들을,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종하고 있어.
어떤 가면을 쓰고 있더라도 그러한 파동의 생각들이 모이면 결국 7현자의 크리스탈로도
막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거야.
벌써 여기저기에서 징조가 보인다. 얼마전에 암흑탑 근처에서 벌어진 심상치 않은 의식들...
반 좀비화 되버리는 마을 사람들과 그들을 이용하는 사악한 종교단체.
그걸 제압해나가야 할 성기사단 내부에서도 정의를 표방하며 인간의
비루한 출세욕으로 인해 오히려 여러 알력들이 생기고 있질 않나?
시민들에게서 거둔 성금은 더러운 회계들이 비밀리에 자기 배 불리기에 바쁘고..
............
내가 할 수 밖에 없어.
게다가 아무래도 난 성기사 체질이 아닌것 같군그래. 집단에 소속되어있다는 것도 그렇고.
또..."
남자는 말을 하다가 잠시 멈추고 시선을 황폐한 절벽 너머 앙상한 가지들로 무성한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후우... 이 싸움은 내가 선택한 거다. 나머지 일은 상관없어.
전설일뿐이지만 전승되는 비전들을 살펴본 결과, 최후의 크리스탈은
분명히 존재한다. 저 지옥 밑바닥에 피어있는 진실의 꽃에."
낮은 목소리로 힘있게 듀나단은 말을 하였다. 얼굴엔 굳게 다진. 결연한
의지의 눈빛을 빛내면서. 그러나 얼굴을 돌리고 다시 나무를 바라보는
듀나단의 눈빛에 잠시 짙은 검은색으로 이채가 서렸다.
푸른 머리칼을 차가운 바람에 나부끼며
카르디아는 꿰뚫어보는 듯한 눈으로 듀나단을 응시하며 말했다.
"머리를 잘랐군요."
"아아. 지옥은 매우 뜨겁거든. 더운데 거추장스러운건 제거하는 편이 좋지."
카르디아의 눈길을 살짝 피하며 듀나단은 대답했다.
"당신이 선택한 길에 대해 수정점을 쳐봤어요. 결과가 어떨것 같아요?"
"글쎄. 성공이든 실패든 일단 난 내 할 바 최선을 다할 뿐이다."
"결과는 암흑. 제 능력으로도 당신의 앞길이 보이질 않는군요.
칼끝을 걷는 것만큼 아슬아슬한
길이에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것도 좋을 것 같군요."
"어이 듀나단. 왕국 최고의 예언가님 께서 저렇게 말씀하시는데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그러냐.
하기야 니가 남말을 들을 사람이 아닌건 잘 알지만..
으이구 . 저 지겨운 녀석."
커크는 얼굴에 걱정스러운 빛을 비치면서도 피식 웃으며 남자를 바라보았다.
치켜든 주먹. 그 위로는 위풍당당한 왕국 성기사단의 백색 갑옷이 번쩍이며
주변의 어둠과 대항하고 있었다.
거친 사내. 하지만 믿을수 있는 뜨거운 남자. 커크.
그래도 자신을 이해하는 친구들중 한명 아니었던가?
무표정한 듀나단의 얼굴에도 살짝 웃음이 비친다.
"아아..친구들 걱정하지 말라고. 어차피 예전 복장과 장비로 복귀했을뿐 별로 바뀐것도
아니잖는가. 나도 너무 젊은 나이에 은퇴 할려고 그랬던 것 같아. 성기사단에서 그냥
글이나 쓰며 살려고 그랬는데...결국은 이렇게 되는군."
"주위에 멍청이들 때문이라면. 당장이라도 입을 막아버리면 될 일이잖아.
어차피 자네상대도 안되는 3류기사들이 대부분인데."
"아아. 귀찮거든. 약한 상대랑 싸우는 것만큼 귀찮은 일도 없지.게다가 신성마법을 수련하느라
온몸에 살기를 거의 지워나가는 중이기도 했고..."
듀나단의 무표정한 얼굴에 잠시 짖궂은 웃음이 스쳐갔다.
커크는 그걸 보며 같이 씨익 웃었다.
'저녀석 결국 터트렸군..에휴..그러니까 저넘 성질 건드리지 말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쯧쯧..
마법에다가, 검술도 좋으니 움직이면 당할자가 없다는 건가?...
그래도 그렇게 귀찮아 하더니 결국 엎어버리는구만...'
커크가 잠시 생각에 잠겨 있을동안 카르디아가 짐짓 심각하게 얘기를 꺼냈다.
"비밀리에 전승되는 마법단체 '황금새벽회'의 입문의식에 이런 말이 있읍니다.
-엄격함과 자비의 정확한 균형의 비밀을 잘 공부하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좋지 않다.
균형을 잃은 엄격함은 잔인함이며 압제이다.
균형을 잃은 자비는 나약함일 뿐이며,
악이 통제되지 않고 존재하도록 허락하게 된다.
말하자면 악의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원로회에선 당신이 금지된 마법을 쓴것 때문에 암흑탑과 같은 세력이라고 당신을 비방하는
자들이 적질 않아요, 게다가 지금 이런 곳까지 들어간 게 알려지면 더욱 상황은 악화될 것 같군요."
"흥, 늙은이들. 흑마법자체는 전혀 사악한게 아닌데...어둠과 악도 구별 못하는 장님들같으니
원로회 안에 내세력이 없는 것도 아니니 잘 수습 될꺼야..."
오만하게 냉소를 지으며 남자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검은 불꽃이 하늘 높이 올라가며 하늘 중앙까지 암흑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나의 별도 보이지 않는군. 이정도 어둠때문에? 하지만....
아아..느껴진다. 느껴져. 이제 알겠군. 내가 경멸했던 인간들의 나태함은
나역시도 가지고 있었던 것. 노력없이 너무 자만에 차있었어.
난 아직 내가 봐야 할 것을 다 보지도 못해놓고. 은퇴니 머니 하며 큰소리
친거같군.
하아. 좋아. 나의 나태함때문에 벌어진 타인의 조그마한 상처때문에라도
난 여기서 멈출수 없다.
저 지옥 깊은 곳에서라도 내 의지와 나의 별은 함께, 하겠지...'
"스르릉"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남자는 허리에 매달린 검을 서서히 뽑기 시작하였다.
"인간들 자체에 죄를 물을 순 없어. 비틀린 악과 어둠 사이에서,
그 근원 자체를 봉쇄하는 싸움을 해나가겠다. 물론 복귀한 이상,
그래도 계속 방해하는 인간들에게는.. 이제는 더이상의 용서가 없겠지만,,,'
"그 검은?!..."
"그 검을 사용하려 하는 건가요? 아아 너무 위험한 물건입니다."
커크와 카르디아는 듀나단이 빼드는 검을 보자마자 경악에 찬 얼굴로
듀나단을 바라보았다.
그 검은 칼집에서 빠져나오자마자 안그래도 어두운 주위를 급속하게 어둡게 불태우며
번득였다.
불꽃속인가? 아니면 하늘위에선가?
슬픈 음악이 들리는 듯한 착각을 하며 커크와 카르디아는 그검을 바라보았다.
칼자루에서부터 검 끝까지 온통 검은 빛으로 빛나는 검.
제 2암흑 시절, 지옥에서 마족들이 만든 10자루의 마검중 하나이자
지옥문을 여는 열쇠.
-이크 드 카미야 발렌시아 타나시렌!!- (검게 노래하는 눈물의 검)!!
"그걸 어디서 얻었죠? 그건 고대의 사악한 물건입니다. 사용하는 자에게도 치명적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물건. 일개 인간이 사용할 수 있는 검이 아니에요!"
"암흑검을 수련한 자들의 결말을 자네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들이 경악을 하며 외칠때 였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선 목소리.
"켈켈 저녀석은 사용할 수 있어. 제대로 미친녀석이지. 크큭.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
암, 있고 말고...크큭."
"?!"
"카카카카라라랑."
새된 웃음소리와 함께 그들 중앙으로 핏빛 돌풍이 공간 속에서 찢어지는 쇳소리를
내면서 회오리처럼 원을 그렸다.
그 원 가운데 시뻘건 구멍 사이로, 검붉은 로브를 입은 새하얀 머리칼을 길게 늘어뜨린 한 늙은 마법사가
광소를 터트리며 나타났다.
"처음 봤을때 저녀석이 물건인 줄 알아봤지..크큭. 요즘 안하던 짓 하는꼴이 참 마음에 안들었
는데..켈켈 잘된일이야 잘된일..크큭. "
'저 복장은? 으음...흑마법사 가브라!
흑마법사 가브라!
그가 어떤 인물인가. 무리지어 다니지 않고 대륙을 거침없이 돌아다니며 광오한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인물
아니었던가.
강력하고 사악한 마법을 사용하면서도 자기만의 정의가 뚜렷하여서 약자나 여자들을 살생하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어린아이를 죽이는 대륙 현상금 서열 3번째의 거대 도적단인 '검은 수염 도적단'을 보더니 끝까지
쫓아가 혼자서, 도적단 전체를 깡그리 몰살 시켜버린 행적은 그의 성격을 잘 알게 해주는 일화라 하겠다.
이렇듯 공공연하게 악행을 저지르지는 않았지만 결코 정파의 인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그런 인물로 대륙내부에 그와 가까이 지내는 인물은 거의 없었다.
그런 그가 듀나단과는 무슨 관계란 말인가?
"뭐하러 여기까지 왔소?"
듀나단은 냉소를 띄우며 가브라에게 오만하게 말했다.
"카카카! 그래도 이 나의 흑마법을 모조리 전수받은 유일한 녀석인데 미친짓 하는건 끝까지 지켜봐야되지
않겠냐!!"
가브라는 세찬 바람에 새하얀 머리칼을 휘날리며 연신 광소를 터트렸다.
"게다가 마지막 시험인 암흑탑 기습도 시원하게 해치웠고.
크큭. 물론 지금 갈려고 하는 곳에 비하면 보잘것 없는 곳이긴 하지만......
너한테 어울리는 저런 검도 얻었으니 일거양득
아니냐! 케케케~"
"으음!!"
카르디아와 커크는 순간 움찔하며 놀랐다.
암흑탑이 어떤 곳인가!
과거 마왕이 봉인된 이후에 최후까지 남아서 현재도 각 나라에 위협이 되고 있는
대륙안에 존재하는 어둠의 세력들의 정점!
현재 각 나라가 힘을 합하면 없앨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각나라가 서로 눈치만 보며 미루고 있는
실정이었다.
아직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았고, 전쟁이후 각국이 내실을 다지느라 힘을 쓰고 있던 시기
인지라,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몇층까지 내려갔지?"
"당연히 최하층이지."
짧게 내뱉는 말. 하지만 거기엔 단호한 의미가 서려있었다.
"그 지하 밑바닥, 그곳에 저기 저 검이 있었다. 위험한 무기이긴 하지만 지금의 나로선 최상의 무기.
어차피 금지된 마법을 사용하는판에 이것저것 가릴 필요는 없겠지."
"엄청나군요. 그 지하까지 남김없이 돌파했다니. "
"허허, 복귀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무리하는구만.."
커크가 호탕하게 웃어제치며 듀나단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녀석이 괴물 같은 놈인건 알고 있었지만...끄응...'
커크는 호탕한 성격이긴 했지만 왕국내에 단장급을 제외한 검사들중 자신과 유일하게 맞상대 할 수
있으면서도, 흑마법과 신성마법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듀나단을 볼때마다
은근히 경쟁심리가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흑마법과 신성마법은 애초에 상극이어서 동시에 두가지를 한사람이 익힐경우
심한경우 정신이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다.
아니 흑마법이나 저주받은 마검만 사용한다 하더라도 항상 정신붕괴의 위험에서
부동심을 잘 가다듬지 않으면 어둠에 먹혀 마인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흑마법과 신성마법. 성기사의 성검과 지옥의 마검까지 자유자재로 이용하는
듀나단을 보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혹시?'
커크는 갑자기 듀나단의 상의를 휙 제치며 그의 가슴을 드러내게 하였다.
꺠끗한 피부와 상반되는 검붉은 흉터가 가슴 중앙부분을 위주로 두르고 있었다.
"역시.."
듀나단은 커크의 손을 휙 뿌리치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커크를 노려보았다.
"내몸에 손대지 마"
투명한 피부 푸른 빛의 머리칼을 한 왕국 최고의 무녀.
그 가냘픈 몸 만큼이나 슬픈 듯한 눈빛을 띄우며 카르디아는 듀나단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몸이 먼저 무너지느냐, 정신이 먼저 붕괴되느냐,
그전에 모든 일을 끝낼수 있을까요?.
당신을 좀먹는 어둠에도 불구하고 그길을 계속 가야 하는가요?
아무도 모르게, 가슴아픈 것을 참아가며 고독한 싸움을 할려고 하는군요....
도대체 누구를 위해서 인가요...'
"난 아무렇지도 않다."
듀나단이 짧게 내뱉은 말엔 단호한 의지가 서려있었다.
"크큭 이넘도 자존심과 고집이 보통이 아니야. 그런것때문에 포기하거나 주저앉는
넘은 절대 못되지."
가브라는 시뻘건 눈빛을 빛내며 듀나단을 바라보았다.
검은 눈빛을 빛내는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들을 듣고 있다가,
"음.자, 말들이 많아지는군. 더 늦기 전에 난 떠나야겠어."
남기고 온 것들, 일상의 삶과 행복들에 대한 약간의 향수인가? 아니면....
찬바람이 몰아치는 거대한 황야와 기괴한 절벽 중앙에서 한 남자는 뒤를 잠시
돌아보았다.
남자의 시선은 어디로 향해있는가.
거치른 황야 저너머,남자의 주위의 검은 불꽃과 차가운 바람과는 다른
초록빛 산과 하얀 구름 황금빛 태양이,
저멀리 하얗게 빛을 내고 있었다.
'다시 돌아갈수 있을까. 훗, 나답지 않게 가슴이 쓰려오는군....
하지만, 거짓과 부정의 씨앗을 여기저기 뿌리고 다니는 쥐새끼들.
세상의 공정함을 파괴하는 헛된 무리들을 그냥 보고 가만 둘 순 없다.
허나 그들도 이 혼탁한 세상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볼려고 한것 이겠지..
그들 역시 암흑의 근원의 희생양.
이제는 그 근원자체를 파괴 시켜버리겠어.
설사 내 목숨이 날아간다하더라도, 그들이 회개할때 까지,
이 세상의 부정부패가 사라지고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제모습을 찾게 되는 그날 까지. 이 싸움은 끝나지 않으리라.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떤 음모에 굴하지 않고 파헤쳐나가겠다.
난 어둠에 먹히지 않아!
마계 가장 최하층에 진실의 꽃에 매달려있는 최후의 크리스탈!
내가 혼자 희생한다하더라도, 그것을 얻어 암흑을 완전히 봉인하리라.'
"하앗"
"콰콰콰콰콰쾅"
순간 거대한 폭팔이 일어나면서 힘차게 서있는 듀나단의 온몸에서 아찔하게 검은 오오라가
순식간에 터져나왔다.
순간 주위의 검은 불꽃도, 황폐한 황야와 절벽의 음산함도 초라하게 느껴질만큼
강대한 검은 투기가 미친듯이 번쩍이며 세찬 돌풍과 함께 주위를 제압해 나간다.
오히려 자기 자신도 먹힐 만큼 강한 오오라가 주위 뿐만 아니라 듀나단에게까지
공격하려는 듯한 형상으로 기괴하게 펼쳐나갔다.
그러나 듀나단 자신에게까지 위협하는 검은 빛은, 한 순간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와
팔찌의 성스러운 빛에 밀려 흑과 백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굳게 다문 입술과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눈빛을 빛내며 남자는 자신앞에 있는
마계의 입구를 노려보았다.
"이 세상의 남아있는 부정한 무리들은 자네들에게 맡기고 떠나겠다.
난 저 지옥 끝까지 파고 들어가, 전설로 전해지는 최후의 크리스탈을 찾아서,
다시....돌아온다!"
말을 끝내고 천천히, 그러나 힘있게 검은 불꽃이 감싸고 있는 마계의 입구를
향해 정면으로 걸어나갔다.
미친듯이 검게 빛나던 암흑의 투기는 서서히 줄어들더니 차분하게
남자의 몸안으로 현묘한 빛을 빛내며 갈무리 되기 시작하였다.
커크는 묵묵히 발걸음을 옮기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를 보면서 생각했다.
'저녀석. 혼자서 정말 저기를 갈 생각이군. 오해와 질시 속에서도 정의와 진실을 위해
빛과 어둠 모두를 사용해서 지옥 끝이라도 뚫고 들어가는 내 친구여!
무슨 금지된 마법을 쓰던지 어떤 어둠의 마검을 사용하던지.
너의 정신과 그 기상은! 어떤 누가 뭐라고 그런다 하여도!
진정한 성기사다!'
커크는 굳게 다문 입술로 강하게 나아가는 자존심 강한 친구의 숨겨진 아픔과
고달픔을 생각하면서 눈가가 약간 젖어드는 것을 느꼈다.
아니 옆에 카르디아는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는것이 아닌가.
"카카카카카. 어서 가라. 미친녀석아. 나의 흑마법이 그 지옥 깊은 곳에서도 통한다는걸
증명 시켜보라구. 케케케케"
가브라는 음산한 광소를 터트리며 온몸에 시뻘건 오오라를 펼쳐나갔다.
각기 다 틀린, 그러나 나름대로 자기 분야의 달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고독한 남자는 차가운 광풍과 검은 살기를 짙게 뿌리며
암흑 깊은 곳으로 사라져갔다.
아리스 왕국력 제 231년,
후일 역사 속에서 제2차 암흑근원봉쇄라 일컬어지는,
대륙 전체의 운명을 바꾸게 될 거대한 움직임은 단 한사람에 의해
지금 여기 시작되었다.
뭐 이제 제가 굳이 최후의 크리스탈을 찾는 노력을 하지않더라도 수많은 선신과 존재들이 위험에서 지구를 구해낼것을 알기에.....끈을 놓긴했습니다만 극마에서 탈마의 경지로 가려던 계획이 좀어긋낫죠..킁..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