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영향 “이탈리아군도 이라크 철군”
[속보, 세계] 2004년 03월 16일 (화) 20:01


‘3·11’ 마드리드 테러 공격으로 스페인 총선에서 승리한 사회당 정권이 이라크 철군을 선언하자 미국을 비롯, 이라크 참전 및 파병국들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아직 나머지 파병국에서 추가 철군 기류는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각국에서 반전 시위가 재연되고 야당의 정치적 공세가 강화될 조짐이다.


미국 언론들은 스페인 총선결과와 철군 선언을 대부분 톱뉴스로 보도하면서 강력한 동맹국의 새 지도자가 이라크전을 ‘재앙’으로 비난한 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미 국방부와 이라크 주둔 연합군은 “스페인군은 이라크에서 영웅적으로 임무를 수행중”이라며 스페인군을 치켜세웠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집권당 패배에도 스페인의 대테러 전쟁 의지가 약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자위했다.


하지만 언론들은 ‘동맹의 와해’라는 상징성 때문에 부시 대통령이 대선에서도 곤경에 처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다음 철군 후보국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나라는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국민 대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파병을 단행한 이탈리아다. 작년 11월 나시리야 테러공격으로 치안군 19명을 잃은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5일 ‘계속 주둔’ 방침을 밝혔지만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오는 20일 파병병력 2,000명의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보낸 영국은 야당인 보수당도 이라크전을 적극 지지하고 있어 철군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반전 단체들이 20일 런던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15일 “일본은 스페인과 사정이 다르다”고 여유를 보였지만 테러 경계 강화 지시를 내리는 등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역풍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폴란드와 네덜란드, 불가리아, 체코, 도미니카공화국, 온두라스 등 나머지 파병국 정부들은 스페인의 철군 선언에도 불구, 이라크에 계속 주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12만명과 미국 외 외국군 2만4천명 등 14만4천명의 지상군이 주둔하고 있다.


〈워싱턴/정동식특파원·문영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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