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이 지난해 12월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대만·베트남·태국·캄보디아에서 발견된 데 이어 베트남과 태국에서 조류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 아시아 전역이 조류독감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 변종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사스(SARS·급성중증호흡기증후군)보다 더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조류독감 확산=지난해 12월에 한국에서 조류독감이 확인된 이후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조류독감 발병이 확인된 나라는 일본·베트남·태국·대만·캄보디아 등 총 6개국이다.

특히 24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13세 소년과 8세 소녀가 조류독감으로 잇따라 숨져 베트남 내 조류독감 사망자가 7명으로 늘어났다. 베트남과 태국에는 각각 7명과 6명의 의심환자가 있어 조류독감 감염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홍콩 당국은 22일 중국 접경지역에서 발견된 죽은 송골매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함에 따라 중국 내 조류독감 발생 가능성 및 은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태국 뒤늦게 발병 시인=지난해 11월 이후 수백만마리의 닭이 폐사하는데도 불구하고 조류독감 발생을 줄곧 부인해온 태국 정부는 조류독감에 따른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23일 발병 사실을 시인했다. 태국 정부는 “최종 확인 과정에 여러 단계의 검사를 거치느라 발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으나 은폐 여부를 놓고 정치적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태국 일간 네이션은 정부가 12월초 감염 사실을 알았으나 연간 7백억바트(약 2조1천억원)에 이르는 닭 수출산업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정부 당국과 양계농이 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 몰래 퇴치작업을 벌여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은 23일 태국산 닭고기의 수입을 일시 중단시켰다. 일본은 하루 앞선 22일 같은 조치를 취했다.

◇조류독감 변이 가능성=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지난해 홍콩에서 발생한 H5N1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와 결합해 나타난 변종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독감에 걸린 사람이 동시에 조류독감에 감염될 경우 인체 내에서 변이를 일으켜 인간 대 인간 감염이 가능한 형태로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WHO는 또 지난해 개발한 조류독감 백신이 새 바이러스에는 효과가 없어 새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문영두기자 ydmoon@kyunghyang.com〉 최종 편집: 2004년 01월 24일 21:06:52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