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학교에도 단군상 있는데 동상 보면 왠지 무서워요. 제 생각에도 철거하는게 좋은것 같아요.


[속보, 사회] 2004년 02월 08일 (일) 18:12

법원 "종교적 색채 부인 어렵다" 결정 계기로
한기총 '올해사업' 추진… 해묵은 논란 재발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 개신교계의 보수적 입장을 대변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길자연 목사)가 그동안의 단군상 ‘설립반대’에서 더 나아가 ‘철거운동’을 벌이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한기총 단군상문제대책위원회(단대위·대표위원장 김승동 목사)는 “올해 사업으로 초등학교 등 공공장소에 세워진 단군 조형물(사진) 철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단대위가 단군상 철거운동을 추진키로 한 것은 지난해 12월 서울지법이 “단군상에 적어도 다소간의 종교적 색채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홍익문화운동연합 등이 한기총에 대해 낸 ‘단군문제 통합공과’란 책의 배포·판매금지 등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것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은 지난해 9월 교회용 교과서로 ‘단군문제 통합공과’를 발간, 산하 교회에 배포할 예정이었으나 그동안 단군상을 설치해 온 홍익문화운동연합 등이 이 책의 배포·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홍문연 등은 “단군은 나라의 시조로서 교육목적으로 학교장이 주체가 되어 세운 것”이라고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서울지법은 단군상의 종교성을 인정하는 한편 한기총의 책 발간을 “최대한 보장받아야 할 종교적 비판 행위”라고 인정했다.

한기총 단대위는 “사법부에서 단군상이 종교 조형물임을 인정한 이상 공공장소에 설치된 단군 조형물 철거에 한국 교회가 적극 나설 수 있는 명분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철거 추진은 현재까지 조직 강화와 책자 재배포, 모금 등을 거론하고 있다.

한기총의 ‘단군상 철거 운동’ 방침은 지난 1999년 홍익문화운동연합 등이 초·중·고교에 단군상을 세우면서 촉발된 논쟁을 재발시킬 수도 있다. 단군상을 둘러싼 논쟁의 핵심은 단군상이 종교적 색채를 띠고 있느냐는 점.

단군상을 건립하는 단체측에서는 “종교가 아닌, 나라의 시조를 기리는 교육 목적”이라며 1998년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300여곳에 단군상을 세웠지만, 개신교계에서는 “종교적 목적이 분명한 단군상을 공공 교육기관에 세우는 것은 헌법상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반발해왔다.

1999년에는 현직 목사가 단군상 파괴 혐의로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는 등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김한수기자 hansu@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