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상원 의원 사무실에서 발견된 독성물질  '리
신(ricin)'은 테러무기로는 제조가 용이하고, 맹독성이란 장점을 갖고 있지만  탄저
균 등에 비해서는 덜 위험해 대량살상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리신은 아주까리(피마자) 열매에서 추출되며, 독 성분은 아주까리를 기름으로
짜면서 남는 찌꺼기에서 나온다. 독성이 강한 천연물질이긴 하지만 리신중독은 아주
까리를 씹어야 발생할 정도로 매우 드문 현상이다. 아주까리 1-2개를 씹으면 사람이
죽을 수 있다.

    리신은 500㎍(마이크로그램)만 주사하면 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며, 흡
입할 경우에도 치명적일 수 있다. 미국 독물치료학회장인 밴더빌트 대학의 도나  세
거 박사는 "일반 가정의 주방에서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제조가 쉽다"고 말했다.

    다만 세거 박사는 탄저균 1㎏으로 해를 미칠수 있는 위력을 가지려면 리신 수백
㎏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스콧 릴리브리지 텍사스대학교 생물무기.재난대책연구센
터소장은 "생물무기를 이용한 테러에 빈번하게 이용되는 유사품"이라고 말했다.

    지난 99년 미국의 질병예방통제센터는 가장 위험한 화학무기 리스트를 작성, 천
연두, 탄저균, 보툴리누스, 바이러스성 출혈열, 페스트, 야토병 등을 A급으로  선정
했으며, 당시 리신은 여기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접근이 용이하고 개발이  쉽기때
문에 수사.정보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항상 입에 오르는게 리신"이라고 릴리  브리지
소장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리신이 천연두처럼 광범위한 공포를 낳을 정도는 아니지만 소량으로
1대1일 공격을 하는데 적합한 가장 위험한 무기로 보고 있다. 또 리신이 대규모  살
상용으로 사용될 수 있는 무기로는 보지않고 있으며, 전쟁시 공중에 살포해  대량살
상 효과를 꾀하려면 대량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신에 중독될 경우 수시간만에 증상이 나타나는데 흡입했을 경우 호흡이  곤란
하고, 열과 기침 및 구토 증상이 나타나며, 저혈압 등을 초래해 죽음에 이를 수  있
다. 또 리신을 먹었을 경우에는 구토와 설사증세가 나타나고 이어 탈수와 저혈압 증
세가 이어진다.

    리신은 또한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태껏 해독제가 개발되지 않고 있어 치료
자체가 어려운데 정맥주사나 혈압약 등을 통해 간접치료만 할 수 있다.

    리신은 아프가니스탄 동굴에서 흔적이 발견된 적이 있고, 1978년 런던에서 발생
한 불가리아 반체제인사 게오르기 마르코프 암살사건에 사용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초에는 런던시내의 한 주택에서 발견돼 영국 경찰이 관련 용의자 6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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