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상원 의원회관에서 2일(현지시간) 독극물 ‘리신(ricin)’으로 추정되는 백색가루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상원 의원회관 3개 건물을 폐쇄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같은 날 코네티컷 월링포드 우편시설에서도 수상한 가루가 발견돼 미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001년에도 이 지역에서 탄저균이 든 편지가 발견됐다.

CNN과 폭스뉴스 등 일부 미국 언론들은 국제테러단체 알 카에다를 주목하며 이번 사건이 테러공격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2001년 아프간전 직후 카불에서는 리신이 대량 발견돼 알 카에다가 생물무기를 개발한 게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의사당 경찰책임자인 테런스 게이너는 이날 오후 3시쯤 의사당 동북쪽의 상원 의원회관 덕슨빌딩 4층 빌 프리스트 공화당 대표의 사무실에 인접한 우편물관리실에서 백색가루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가루에 대한 8차례의 실험결과 독극물인 리신 양성반응이 6차례 나와 최종확인을 위한 정밀 실험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 편지봉투에 들어있던 이 가루가 건물에 유입된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백색가루 발견 즉시 건물내 환기시설을 정지시킨 뒤 가루가 발견된 건물 4층에 있던 16명에 대해 소독조치를 취하고 귀가시켰다. 아주까리(피마자) 씨에 들어있는 리신은 0.001g만으로도 성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맹독물질이다. 이번 ‘독극물 테러’에 대한 우려는 국제금융시장에 여파를 미쳤다. 이날 미 달러는 미국 재정적자 등 악재까지 겹쳐 유로당 1.25달러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문영두·최민영기자〉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