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딱갈이를 아십니까? 나이 좀 드신분은 알겠고 어린분은 전혀 모를 것입니다.
군대용어입니다. 이른바 '몸종' 입니다. 왕고참에게 따라붙는 시종 또는 몸종을 그렇게 부릅니다. 주로 신참이 하고 군화를 대신 '닦아주는' 데서 말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제가 군대시절 그 딱갈이 생활을 무진장 했습니다. 보통은 한명정도에 그치는데 전 3명이나 했습니다. 상병때까지도 했죠. 이유는 잘했기 때문입니다.
신병때 고참들이 오더니 " 넌 오늘부터 저 왕고참님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시중을 들어야 한다. 만약 제대로 못하면 너의 군대생활은 지옥이 되리라 " 라고 엄포를 놓고 갔습니다. 군대는 일개인이 저항할 수 없는 곳입니다. 할 수 없이 몸종 노릇을 했습니다.

이부자리 깔아주고 개주고, 군화 딱아주고, 밥 타다주고 설겆이 해주고, 관물대 정리해주고, 군복 빨아주고 데려주고, 말상대 해주고 재롱피워 주고, 휴가복귀시 선물사다 주고 등등등 이런일은 부모님께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런데 전 그것을 잘 했습니다. 그래서 부대에서 지독하게 사나운 왕고참들 3명에게 그짓을 했습니다. 그들은 유명한 악당들로 한번 집합을 걸면 부대원 모두가 사시나무 떨듯 하는 독종들이었습니다. 구타와 기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자리에서 주먹으로 상대의 가슴을 30대 이상 가격하고, 야삽의 쇠부분으로 가슴에다 야구방망이 휘두르듯 가격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그러나 전 그들 모두를 양으로 만들었습니다. 내가 딱갈이를 한 이후엔 그런 집합이 사라졌습니다. 이유는 딱갈이가 고생할까봐 집합을 시키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딱갈이가 마음에 든다는 것입니다. 전 그들에게 물질공세를 한적이 없습니다. 오직 세치혀로만 그들을 휘어잡았습니다. 그들을 진실하게 대했고, 고민스런 이야기를 충실하게 들어준 후 나름대로의 해법을 제시했으며, 그들의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준것이 전부입니다.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나설때와 물러설때를 잘 조절했다는 것입니다.
제일 지독했던 첫번째 고참을 저런식으로 양으로 만들자 중간고참들에게서 칭찬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소문이 퍼져서 다음 고참들도 딱갈이로 나만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더니 상병때까지 저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이걸 좋다고 해야 하나 나쁘다고 해야 하나...

저런 험한일을 당하고 깨달은 교훈은 어떤 사람이던 진심은 통한다는 것입니다. 물질공세는 가식이 많습니다. 상대를 진실하게 대하기보단 물물거래를 하자는 것밖엔 안됩니다. "내가 줬으니 너도 나중에 나에게 달라" 라는 것입니다. 받는사람도 주는사람도 서로를 믿지 않습니다. 제가 아부 방법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심은 댓가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희생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상대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며 이해를 해준다면 그 어떤 사람도 감읍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상대로부터 인정 받기를 그렇게도 갈구하는가 봅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한사람이라도 자기를 인정해주면 그렇게도 기뻐합니다.

저 방법은 많은 방식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영업할 때, 사업할 때, 불편한 상사와 잘 지내보고자 할 때, 친구간의 우정을 돈독히 할 때, 애인과 더욱 강한 사랑을 만들고자 할 때, 가족의 유대를 강화할 때, 부모님에게 효도할 때, 세상에 빛을 전파하고자 할 때 등등... 분명히 큰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군대시절 사나웠던 고참 3명을 순한 양으로 만든 방법입니다. 한번 사용해 보세요. 사람과 세상이 달리 보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