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외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절이 계절이라서 그럴까요? 저는 서른을 넘긴 총각이긴 하지만
  연애에 대한 의지 같은 것은 없습니다.
  이상하게 너무나 외롭고 고독하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을 만나도 멀게만 느껴지구요.
  잠재적으로 그 사람들과 이미 이별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 혼자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독에는 익숙해져 있고, 고독해야지만 작품을 할 수 있는데,
  요즘 느껴지는 이 고독은 정말 알 수가 없군요.
  혹시 여러분들도 그러신가요?
  명상을 하면 왼쪽 가슴이 아프고, 독경을 해도 좀처럼 좋아지지가 않습니다.
  병원이야 뻔하죠. 신경성이다, 위가 안좋다...
사람들을 만나서 풀어질 고독감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머리가 무겁기도 하고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필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가장 힘든 것은,
메시지들을 읽을 때,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문장도 쉽게 이해되지 않고....
가만히 눈감고 마냥 앉아있고 싶은 충동만 느껴지는군요.
여러분의 조언 좀 구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바람을 자꾸 피우는 결혼한 친구가 있는데, 벌써 몇번째인지 모릅니다.
이 친구와는 사업적으로도 연결되어 있어서, 제가 돈을 받고 있는 처지라
어쩔 수 없고, 10년을 넘긴 우정이 있어서 쉽게 관계를 끊을 수 없을텐데,
아무리 조언을 해주어도 수긍을 하다가도 얼마안가 다시 여자를 만납니다.
그 여자한테 무엇을 기대하는지 모르겠지만요.

이것이 남의 문제이긴 하겠지만 제겐 정신적으로 힘든 문제입니다.
정말 견디기 힘들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그의 아내를 보기도 그렇구요.
혹시 그의 집안병일까요? 그의 아버지도 그랬다는데,..
하긴 요즘 가정들에 이러한 일 많죠.

그 친구는 영적인 것에도 관심이 있어서, 신나이를 비롯한 여러 책들도
선물해 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느끼는 게 많을텐데도, 별로 달라지는 게 없습니다.
의심도 많고요. 술 좋아하고. 담배 좋아하고. 저도 약간 그렇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이나 우정 같은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떤 따뜻한 감정 같은 것이 느껴지지가 않고,
자꾸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렇다고 나쁘게 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사람보다 자연을 찾는 일이 많고, 하늘을 보면 미소가 생기곤 해요.

이렇게 쓰다보니까 마음이 많이 포근해졌습니다.
제 작품에 자꾸 자주빛이 들어가는군요. 아, 뭔가 깊어지는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이 이상한 고독감은 뭐라 설명할 길이 없군요.

횡설수설 죄송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조언을 진심으로 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