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5월 9일 금요일, 날씨 아주 맑음

5월이 시작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9일이 되었다.
그런데, 동네에 찾아드는 새들과 나비들은 변함없이 춤추고 있다.
지난 몇 번의 휴일 동안, 나는 참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보낸 그 시간들을 회상해 보면, 즐거움만 남는다...
그리고 다른 많은 주위 사람들은 변함없이 일과 여가를 보내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시간이 무척 짧게 느껴지면서 길게 느껴진다.
짧게 느껴질 때는 그저 마음이 설레인다. 그러나 길게 느껴질 때는
나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더 나은 무언가를 기다리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이 오고 있음에
설레이지도 않는 것을 발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요즘 마음이 설레인다. 무언가 기쁜 일이 거리에 넘쳐날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런 느낌때문에 요즘은 늘 기쁨과 설레임에 포카스가 맞춰진다.
정말 신기할 정도이다. 하하... 나는 '지루한' 기다림을 포기했다.
마치 시험날짜가 다가오는 것이 두렵지 않고 당당하고 속시원하게 느껴지듯이,
나는 모든 시험문제를 자신있게(!) 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그 시험날짜가 빨리 오기를 '설레이며' 기쁘게 기다린다.
그리고 지난 겨울밤 길게 가슴 조렸던 시간을 고이 접어두었다가
이제 종이학으로 만들어 하늘 높이 그리고 멀리 날리고 싶다.

시간이 짧게만 느껴지는 이 내 맘의 설레임을 내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비처럼 펄펄 보내주고 싶다. 근데, 영겁의 시간 동안 이어져온
천상의 총체적 계획의 실현이 이제 그 설레임으로 전달되고 있음을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까? 친구들을 무작정 만나서 안아줄까?
그러면 전달이 될까? 꿈을 꾸면서 내가 나비가 되어볼까?

" 나비야, 나비야~ 나비야, 이리 날라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