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지나간 뉴올리언스, 숨겨졌던 부패와 타락 드러나


이틀 앞둔 동성애축제 허리케인으로 무산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최대 피해지역인 뉴올리언스는 120년 역사를 가진 ‘재즈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허리케인의 피해로 제방이 무너지고 도시가 물에 잠겨 고립되자 약탈, 폭력 등 무정부상태에 가까운 혼란이 일어났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뉴올리언스는 감춰져 있던 부패가 드러나면서 몸살을 앓고 있다.

‘재즈의 도시’ 이면에는 마약거래와 불법 무기 소지, 퇴폐문화가 만연해 있었다는 것이 현지의 전언이다.

동성애축제 이틀 앞두고 허리케인으로 무산

카트리나가 강타한 날 뉴올리언스는 ‘Southern Decadence(남부의 타락) 페스티벌’로 불리는 대규모 동성애자 축제를 이틀 앞두고 있었다.

이 축제는 1972년 시작하여 올해로 34회째를 맞고 있다.

8월 31일에서 9월 5일까지 열릴 예정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벌이고 있었다. 30만 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올해 행사는 카트리나로 인해 취소되었다.

WorldNetDaily는 이 축제에 대해 “퍼레이드와 끊임없이 열리는 파티는 제쳐두고서라도 Southern Decadence는 행사의 특징인 알몸을 드러내는 것으로도 유명할 것이다. 9월 초의 뉴올리언스는 거의 노천 온천을 돌아다니는 것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한 동성애자의 증언에 의하면 이 축제에 대해 “참가하는 수 만명의 사람들은 공공장소에서의 노출, 매음, 약물복용, 공개적인 가학적 성행위에 참여한다”고 묘사했다.  

Southern Decadence 축제는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지난 해 축제 때는 12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경제파급효과도 2003년 이후로는 100만 달러를 넘어서고 있다.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인 southern decadence.com에서는 뉴올리언스 시장 C. Ray Nagin의 환영사가 소개되어 있다.

Nagin 시장은 “뉴올리언스 시는 미시시피 강의 특별한 성지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한다”며 “세상에 여기 같은 곳은 없다. 34회 Southern Decadence 페스티벌은 신나는 행사”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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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율 미국 최고. 지방정부 실책도 지적

뉴올리언스는 미국에서도 범죄율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2002년 통계에 의하면 인구 10만명 당 살인사건 수는 23.5건으로 미국에서 2위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전체 평균의 10배에 해당한다.

지방정부의 안일한 대응에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시장은 지난 해 “둑이 무너지면 5만명이 죽으니 (시체 담을) 비닐봉투 5만개를 준비하자”는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90년대 이후로는 폰처트레인 호수 근처에 대규모 카지노가 들어섰다.

카지노 건립을 위해 제방관리 예산을 삭감한 것도 대재앙을 초래한 원인이 되었다.

6일 미국의 정치평론가 노에미 에머리는 ‘위클리 스탠더드’에 ‘두 도시 이야기’라는 글을 기고하고 허리케인 피해로 드러난 뉴올리언스의 부패상을 지적했다.

에머리는 “뉴올리언스는 일당 지배 하에서 폭력과 부패가 만연하고 최하위 빈곤층의 지지에 기반을 둔 뇌물정치가 판치는 곳”이라고 말했다.

뉴올리언스 침례신학교에서 수학한 피영민 목사(강남중앙침례교회)는 “뉴올리언스는 마약거래가 많고 범죄율이 높은 지역으로 영적인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뉴올리언스 침례신학교는 개신교가 활발하지 않은 뉴올리언스 지역에 선교목적으로 세워졌다고 한다.

피 목사는 “허리케인 피해는 슬픈 일이고 도와야 할 일이다. 복구가 진행되면 도시의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기자 hyciel@

                                                                            미래한국  2005-09-13 오후 11: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