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폭력중단 전격 합의
샤론·압바스 정상회담서 평화회담 재개 합의, 휴전 선언
샤름 엘-셰이크<이집트>=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8일 4년만에 재개된 정상회의에서 상호 휴전을 선언함으로써 중동평화를 향한 새로운 희망을 열었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집트 샤름 엘-셰이크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상호 폭력행위를 중단하고 평화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후원과 이집트 및 요르단의 중재로 열린 회담에서 양측 지도자들은 “지난 4년 간 4천700명의 희생자를 낸 폭력의 악순환을 끊을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회담에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참석했다.

압바스 수반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담이 끝난 뒤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모든 폭력행위를 중지하고, 이스라엘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중지하기로 샤론 총리와 합의했다”고 선언했다.

압바스 수반은 “지금 자치지역에서 유지되고 있는 평온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평화적 희망의 시작을 예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평화의 도시(샤름 엘-셰이크)에서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가 탄생했다. 그것을 수호하기로 맹세하자”며 모처럼 찾아온 평화 분위기를 이어나갈 것을 호소했다.

샤론 총리도 “오늘 압바스 수반과 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인을 상대로 한 모든 폭력을 중단하고 동시에 이스라엘도 모든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지하기로 의견을 일치시켰다”고 말했다.

샤론 총리는 “우리는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가야 한다”며 “지금은 극단주의자들이 악용하고 싶어하는 불안정한 기회”라며 희망과 경계를 당부했다.

두 지도자는 또 평화과정을 가로막는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추가 회의를 약속했다. 이들은 추가 회의를 통해 예루살렘의 장래와 정착촌 문제, 팔레스타인 수감자석방, 요르단강 서안 분리장벽 등 근본적인 문제들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샤론 총리의 대변인 라아난 기신은 기자들에게 샤론 총리가 압바스 수반을 네게브 사막에 있는 자신의 농장으로 초대했다며 초청시기에 대해서는 “아주 가까운 시일 내(very soon)’라고만 밝혔다.  샤론 총리는 압바스 수반과 궁극에는 라말라에서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빌 샤스 팔레스타인 외무장관도 두 지도자 간 추가 회담이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확인하고, ”우리는 실로 오랜만에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실반 샬롬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이 이스라엘과 다른 아랍 국가들,특히 걸프 국가들 및 북아프리카 국가들과 외교관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동 4자 정상회담을 중재한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날 회담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올바른 방향으로 돌렸다“며 환영했다. 그는 4년만에 재개된 정상회담이 2003년 합의한 단계적 중동평화안인 로드맵의 이행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두 정상이 이날 휴전에 전격 합의함에 따라 2000년 9월 팔레스타인 인티파다(反이스라엘 봉기) 발발 이후 4년여 동안 이어져온 유혈폭력을 종식시킬 극적인 전기가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