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케이지의 내한으로 개봉을 앞두고 한껏 분위기가 고조된 `내셔널 트레져'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다.
`진주만' `콘에어' `더록' `아마겟돈' 등을 만든 블록버스터의 대부 제리 부룩 하이머가 제작자라는 것만으로도 그 성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는 이 영화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탐험의 선봉에 서면서 오락 어드벤처 영화로서의 구색을 성실히 갖춘 듯 하다. 내용 역시 남녀노소에게 너무나 익숙한 보물찾기. 덕분에 이 영화는 미국 개봉에서 3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는 위용을 과시했다.
미국 건국 초기 대통령들이 숨겼을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을 3대째 찾고 있는 게이츠 가문의 후손 벤저민(니콜라스 케이지 분)은 그의 아버지조차 포기한 보물찾기에 여전히 혈안이 돼 있다. 결정적인 단서라고 생각했던 샬롯이라는 이름의 배를 극적으로 찾았지만 거기서부터 모험은 다시 시작된다. 추적 끝에 미 독립선언문과 1달러 짜리 지폐에서 또다시 단서를 발견한다. 하지만 샬롯에서 의견 충돌을 빚은 후 적으로 돌아선 옛동지 이안(숀빈 분)과 독립선언문을 훔치면서 따라붙은 FBI의 추격이 숨쉴 틈을 주지 않는다.
영화는 많은 부분 최근 서점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다빈치 코드'를 생각나게 한다. 프리 메이슨이나 템플 기사단 등 `다빈치 코드'로 인해 익숙해진 기독교적 단어들이 등장하고, 수수께끼가 곳곳에 놓여 있는 모양새가 그러하다.
물론 `다빈치 코드'에 비해서는 해석이나 추리를 요하는 깊이가 비교할 수 없을만큼 얇다. 하지만 12세 관람가답게 이 정도 선에서의 타협이 가장 무난했던 선택이었으리라.
그러다보니 영화는 마치 1985년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한 `구니스'의 2004년판 같다. 지극히 미국적인 장소를 무대로 감칠맛 나는 부비트랩과 수수께끼를 늘어놓고 속도감 있게 관객을 몰아붙인다. 그러나 그 수준은 `구니스'가 그러했듯 아이들이 넋을 쏙 빼놓고 즐길 수 있을만한 정도다. 해답은 너무 쉽고, 주인공의 다음 행보는 만천하에 공개된 듯 예상가능하다.
영화의 설정은 흥미롭지만 뛰어나지는 않다. 그러나 이것을 풀어가는 방식에서는 할리우드의 거대한 자본력이 선명하게 아우라를 발휘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존재방식이려니 생각하면 위안이될까.
`트로이'에서 빼어난 독일 미인의 고전적인 자태를 뽐냈던 다이앤 크루거가 문화재 박사로 출연, 타이트한 청바지 패션을 선보인다.

프리메이슨벤자민 프랭클린 게이츠가 찾는 보물은 나이츠 템플러, 즉 11세기 십자군 기사단이 모은 수집품이다. 이들은 전쟁 중 엄청난 재력을 모았는데, 14세기에 이르러 이 보물이 없어지자 보물사냥꾼들은 이 보물을 찾아나서기에 이른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템플러의 기사라는 설이 있을 정도. 한 설에 의하면 나이츠 템플러가 ‘프리메이슨’으로 발전했으며, 수많은 엘리트들이 이 비밀단체 에 소속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