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ohmynews.com/부시, 이라크 안정땐 북 공격할 수도"
[퀴노네스 초청 토론회] "미국의 대북 핵위협부터 제거해야"



▲ 미 클린턴 행정부의 국무부 북한데스크를 맡아 제네바 합의 당시
미측 협상대표를 역임한 케네스 퀴노네스(Kenneth Quinones)박사
가 26일 국회 토론회에 초청돼 '북한인권법'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 이란을 또 공격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
케네스 퀴노네스 실장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평화를 원하는데 어떻게 갖는지는 모른다. 부시는 계속해서 빠른 해결방안을 원했다."

그렇다면 북한에 대한 공격도 가능하다는 것인가?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61.Kenneth Quinones) '인터내셔널센터' 한반도 프로그램 실장은 26일 "(미국에 대해) 6자회담을 통한 러시아·중국·일본 등의 압력이 없다면 한반도는 중대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퀴노네스 실장은 이날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미국 대선과 북핵문제 해결의 전망' 토론회에서 "미국은 북한과 스마일 외교를 시작했지만 중요한 변화는 아니다"며 "아직도 미 국무부와 북한의 유엔 대표부간의 채널이 차단된 상태로, 이는 외교관계가 전혀 수립되지 않았던 1988년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 미국의 대북 핵위협 제거와 경제협력 정책 강화 등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계속해서 'CIVD-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핵 폐기'를 원하고 있지만 100% 검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북한이 자체적으로 핵 보호막을 만들었기 때문에 미국이 더 이상 북한에게 핵 위협을 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북핵 문제가 해결된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중국을 비롯한 구 공산국들은 전쟁보다 경제 발전에 더욱 관심이 많기 때문에 핵 보유국이면서도 핵으로 우리를 위협할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며 "만약 북한이 지금보다 부유해지면 전쟁에 반대할 것이고, 이것이 바로 공화당의 전통적인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9월 6자회담, 외교적 돌파구 가능성 적다"
그러나 퀴노네스 실장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인 6자회담과 관련 "미국은 북한의 입장이 강경해 근본적인 입장 변화를 할 이유가 없고, 북한은 11월 미 대선 직전에 부시 행정부와 거래를 하기 위해 애쓸 이유가 없다"며 "외교적인 돌파구가 생길 가능성은 적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특히 "만일 부시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6자 회담은 계속 되겠지만 외교적 해결책을 얻는 것은 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는 것이 협상을 통한 안정이 빠르게 이루어 질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기본적인 미국의 목표는 북한의 핵무기 계획의 완전한 폐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이라크 상황이 안정된다면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협상하거나 북한을 다루기 위한 그의 '군사적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분쟁이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 사용 고려를 막고 있지만, 이는 중동 상황이 안정되면서 급격히 변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6자 회담이 실패할 경우 제2의 한국전쟁 위협이 있느냐"는 우상호 열린우리당 의원의 질문에 "부시 대통령은 모든 경험을 통해서 무력 해결 방안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전쟁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쟁 위협은 줄어들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최근 미국이 6자 회담에서 유연한 자세를 보이는 등 '스마일 외교'를 펴는 것에 대해 "미국의 의도는 부시의 고집 센 정책에다 약간 부드러운 얼굴을 입히려는 것처럼 보인다"며 세 가지 배경을 제시했다.

"1. 미국은 회담에서 너무나 유연하지 못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중국, 한국, 일본으로부터의 비난을 줄이고자 한다. 2.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직접적인 양자 대화를 하겠다는 민주당 케리 후보의 제안에 대응하고자 한다. 3. 부시 행정부는 보수적인 한국 교포 사회에 '미국은 한반도 핵 문제에 대해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보이고자 한다."

이날 토론회에는 임종석 의원을 비롯해 임채정·배기선·송영길·김재홍·우상호·윤호중·이철우·김현미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다음은 케네스 퀴노네스 실장과 의원들의 질의 응답 요지이다.


▲ 임종석 의원은 26일 월요일 국회에서 미 클린턴 행정 의 국무부 북한데스크를 맡아 제네바 합의 당시 미측 협상대표를 역임한 케네스 퀴노네스(Kenneth Quinones )박사를 초청하여 외교정책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했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대북 포용 정책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 가능"

퀴노네스 "6자회담을 통한 러시아·중국·일본 등의 압력이 없다면 (한반도는) 중대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그럼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첫째 북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 또한 협상도 계속 해야 한다. 그러나 협상을 통한 해결을 도출한다고 해서 그것이 지켜질 수 있을 지는 확신할 수 없다.

북한은 제네바 기본 합의문의 새로운 형태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계속해서 완전한, 검증 가능한 폐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100% 검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워싱턴의 핵 전문가들은 과학과 기술을 동원해서 북한의 모든 것을 알아낼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은 불가능하다.

북한이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 운송 수단을 마련하지는 못한 것 같다. 우리가 협상을 통해 해결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모든 것을 넘겨줄 지 불확실하다. 어딘가에 무엇인가를 숨겨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북한 정권을 몰락시키는 것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

아니면 우리가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다. 이라크처럼 김정일 정권을 몰락시키자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핵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현재 북한에게 핵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에 이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다.

1953년 이래로 계속해서 한국은 미국의 핵무기로 북한의 핵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 북한은 1950년대까지 소련에 의해 핵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구 소련이 몰락하면서 더 이상 보호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자체적으로 핵 보호막을 만들기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한에게 미국이 더 이상 핵 위협을 주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둘째 계속해서 경제협력 정책을 확대 강화해 나가야 한다. 북한을 고립지역에서 해방시켜 국제 사회로 끌어들여야 한다. 만약 북한이 지금보다 부유해 지면 전쟁에 반대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화당의 전통적인 전략으로 전 레이건과 아버지 부시가 이용해왔던 전략이다.

키신저도 1972년 북경을 비밀리에 방문함으로서 중국과 교류가 복원됐다. 그러나 아직도 중국은 핵 보유국이다. 그러나 중국이 우리를 핵으로 위협할 것이라고 얘기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국은 전쟁에 반대하고 계속해서 부강한 국가가 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중국을 비롯한 구 공산국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는 전쟁보다 경제 발전에 더욱 관심이 많다. 북한도 이들보다 약하고 작다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이 없다. 따라서 포용 정책을 이용한다면 100% 북한을 검증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한반도 평화정책은 가능하다."

송영길 "북한이 핵을 갖고자 하는 동기가 단순히 미국의 핵 위협에 대한 대응인가, 아니면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것인가."

퀴노네스 "한성열 차석 북한 대사가 3자 평화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한 대사가 말한 것은 체제 보장을 위해서 6개 국가가 체제 보장에 참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 번째는 핵 공격에 관한 것이다. 핵 공격에 대한 체제 보장에 대해서는 물론 다자주의 원칙하에 미국을 비롯한 6개국이 참여해야 한다. 두 번째, 북한은 재래식 체제 보장을 원하고 있다. 이것은 남한과 북한, 미국과의 3자 회담을 통해 가능하다. 긍궁적인 목적은 평화 협상이다."


▲ 참석한 우리당 의원들이 진지한 표정으로 발언을 듣고 있다. 오른쪽부터 송영길, 윤호중, 이철우, 우상호, 김재홍 의원.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미국내 신보수주의자인 네오콘 그룹 양분돼 있어"

송영길 "미국 내 네오콘 그룹은 9·11이전부터 이라크를 침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라크 전이 후세인 정권의 대량살상무기 해체는 명분에 불과하고 실제는 이라크를 점령해서 석유 자원을 확보하겠다는 논리가 있다. 그것을 한반도에 적용하면, 북한에 대해 외교적으로 빨리 해결 못하고 있는 것이 북핵 위기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계속 끌면서 군사비를 증강시켜서 중국을 경계하기 위한 것 아닌가."

퀴노네스 "나는 신보수주의자는 아니다. 이들의 의도와 목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하지만 네오콘들도 양분돼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해 공평한 시각을 갖아야 한다. 물론 부시 정권은 웃고 있지만 일부 인사는 북한의 몰락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국무부, 상원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 대선 이후에 대해서는 조심해야 한다. 대선이후 만약 부시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자신감이 커질 것이다. 그리고 이라크 문제가 해결되면 부시는 더 자신감에 차서 동아시아로 집중 배치할 수 있다. 다른 네오콘들은 평화적인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켈리 등은 네오콘이지만 평화를 원하고 있다.

네오콘들이 중요시 한 것은 두 가지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말고 미국을 방어하는 것이고, 전세계의 악을 핵 확산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시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외국인에 갖고 있는 공포심을 잘 이용해 왔다. 따라서 미국인들의 이런 공포심과 전세계적인 전략적 사고를 동원해서 미국을 위해서는 군사력을 어디서든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미국은 공공연히 중동의 석유가 미국의 안보에 중요하다고 말해 왔다. 마찬가지로 석유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수입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도 중동 사태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비단 미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안보를 위해서도 중동에 있는 석유 자원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부시는 의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핵이라는 무기를 들고 나온 것이다. 간략히 말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중동의 민주주의 정착, 의회의 지지를 얻기 위해 핵 확산 금지를 얘기하고, 안보를 지키기 위해 석유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시 행정부의 문제는 정책을 세워놓고, CIA 등 정보기관에 이 정책에 맞게 정보를 찾으라고 하는 것이다.

한반도가 미국에 중요한 것은 핵 확산과 미사일 확산 문제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력 수단을 사용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6자 회담이 중요한 것이다."

윤호중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파웰이나 부시가 에어포스 원을 타고 평양에 가서 직접 핵 탄두를 수거해 올 수 있는 방법도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부시한테 아이디어를 줄 생각은 없나."

퀴노네스 "좋은 생각이다. 하하.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부시는 국제적인 마인드가 없다. 아직도 텍사스에 사고 범위가 한정돼 있다. 클린턴 대통령도 주지사 출신이지만 매우 빠르게 변화했다. 미 대통령이라면 워싱턴 뿐 아니라 국제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클린턴은 그랬지만 부시는 그렇지 못하다. 또 다른 문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부시를 안 좋아 한다는 것이다. 하하."

우상호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줄어들 시점에서 미국이 언제든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닌가. 6자 회담이 잘 안될 경우 한국에서 여전히 제2의 한국전쟁의 위협이 상존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퀴노네스 "전쟁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전쟁 위협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된데는 부시 대통령이 세상 문제(전쟁)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아프카니스탄 전쟁은 끝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모든 경험을 통해서 무력 해결 방안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워싱턴의 네오콘들도 독재자를 무너뜨린다고 해도 민주주의가 정책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지 혼란만 가중시키고, 국민들만 힘들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시 대통령은 지금까지 완전히 결정을 내릴 정도로 터득하지 못했지만 계속 배우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전쟁이 부정적인 반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또한 미 동맹국들도 미국의 전쟁을 무조건적으로 따르지는 못할 것을 알고 있다."

임종석 "미국은 대선 전에 스마일 외교를 하고 있는데, 이 시간이 우리에게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중요하다. 어떤 노력이 남북관계에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는가.

퀴노네스 "한반도에 대한 바람은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고 지속적으로 화해 무드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 많은 변화를 이루어 냈다. 궁극적으로 남북한이 통일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참을성을 유지해야 한다. 1962년 12월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지금까지 엄청난 변화를 해 왔다. 당시 엄청난 빈곤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강했다. 한국은 당시 박정희 독재 대통령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오늘날 민주국가로 발전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을 봤을 때 지금부터 40년 이후에는 통일도 가능하다고 본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국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남북한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또 중국, 러시아, 북한,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이런 모든 행동이 이제 워싱턴에 더 큰 압력을 가할 것이다. 이런 경제 협력의 실효성이 계속 될 경우 무력을 사용하는 것보다 남한측의 해법이 유력할 것이라고 믿게 될 것이다."


ⓒ2004 오마이뉴스 이종호


"나는 386 세대 중 한 명"  
케네스 퀴노네스 약력  

"나는 386 세대 중 한 명이다. 내가 의미하는 것은 북핵 문제를 외교적으로,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원하는 세대 중 한 명이라는 뜻이다. 나는 북한에 처음으로 386 컴퓨터를 소개한 사람이다. 하하."

26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 대선과 북핵 문제 해결의 전망' 토론회에서 케네스 퀴노네스 실장이 자기를 소개한 말이다. 토론회에 앞서 임채정 열린우리당 의원은 퀴노네스 실장에 대해 "우리보다 북한을 훨씬 더 잘 알고 있고, 실제 통일 문제에 헌신하는 사람 입장에서 대표적인 지한파로서 활동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가장 환영받는 미국인"이라고 평가했다.

다음은 케네스 퀴노네스 실장의 주요 약력이다.

○ 미국 하버드대 박사(역사 및 동북아 언어)
○ 터프츠대 교수
○ 주한 미대사관 근무(81-87)
○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94-96)
○ 제네바 합의 미측 협상 대표
○ 미 외교관으로 첫 방북, 김일성 첫 면담 (이후 20차례 방북)
○ 현 미 인터내셔널센터 한반도 프로그램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