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 ''명성황후'' 북한 간다

[세계일보 2004-06-27 17:18]


KBS 특별기획 드라마 ‘명성황후’가 남한에서 제작한 드라마로는 최초로 북한 안방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최혁우 북한 조선영화수출입사 사장과 신현택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 이사장은 27일 홍콩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문화교류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합의서에 따르면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은 삼화프로덕션으로부터 기증받은 ‘명성황후’ 자료를 이르면 다음달 중으로 조선영화수출입사에 무상 기증하고 북한 방영권과 판권도 위임하기로 했다. 또 조선영화수출입사는 기증받은 ‘명성황후’에 대해 이른 시일 내에 시사회를 갖고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 전역에 방영하는 것을 건의하기로 합의했다.

김규원 아시아문화산업교류재단 사무국장은 “김일성 주석이 생전에 명성황후라는 인물에 대해 외세에 대항했던 훌륭한 인물로 평가했던 것이 드라마 ‘명성황후’ 방영 추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선중앙TV는 전국적인 네트워크가 있는 방송사이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도 ‘명성황후’를 시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최혁우 사장은 “‘명성황후’ 자료는 금강산에서 전달받기로 했으며, 인도 날짜는 이번 일을 성사시킨 장주성 홍콩 고선 필름 사장과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택 이사장은 “우리 재단과 조선영화수출입사는 앞으로 창구를 단일화해 남북 영화 및 영상물 교류사업과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화프로덕션이 제작한 드라마 ‘명성황후’는 5만7000여명의 연기자와 9000여명의 스태프 등 6만6000여명이 제작에 참여한 124부작 대하사극으로 2001년 5월부터 1년2개월 동안 KBS2를 통해 방영됐다. 이 드라마는 명성황후의 화려한 외교술, 긍정적 의미에서의 권모술수, 시대를 꿰뚫어 보는 현실인식 등을 세밀히 그려 한국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현재 ‘명성황후’는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 채널8을 통해 황금시간대인 매일 오후 10시30분부터 50분씩 방영되고 있다. 특히 재중동포가 많이 거주하는 동북 3성에서는 시청률이 47%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높다.

박진우기자,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