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kmib.co.kr/news_intN.html“부시·럼즈펠드가 내아들 죽였다”              기사입력 : 2004.05.14, 17:54  

알 카에다에 의해 처참하게 숨진 닉 버그의 아버지 마이클 버그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13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내 아들을 죽였다”며 미 정부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더욱이 미 정부 당국은 버그가 알 카에다에 붙잡혀 살해되기 전 미군이 그의 신병을 확보했는지에 대해 엇갈리게 확인하고 있다.

◇“부시와 럼즈펠드가 아들 죽였다”=마이클 버그는 아들의 유해가 미국에 도착한 이날 집밖에 모인 기자들에게 “이라크를 도우러 간 가장 좋은 친구를 죽인 알 카에다도 나쁘지만,부시와 럼즈펠드의 죄 때문에 아들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버그의 가족은 지금 매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버그의 장례식은 가족이 살고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 체스터 북부의 유대교당에서 15일 오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마이클 버그는 지난 12일 밤 집 앞 마당에 ‘전쟁은 해답이 아니다’고 적힌 팻말을 세웠다.

◇미 당국,상반된 확인=미 정부 당국은 “미군이 닉 버그를 13일 동안이나 억류했기 때문에 참극이 벌어졌다”는 가족의 주장에 대해 정반대의 확인을 하고 있다. 이라크 주둔 연합군 임시행정처(CPA)의 댄 세너 대변인은 버그가 모술에서 이라크 경찰에 잡혀 있을 때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버그를 만났으나,그의 신병이 미국측에 인계되지는 않았고 구금과 석방 결정은 이라크 경찰이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터 햄 소장은 “미군은 연방수사국(FBI)의 요청에 따라 신분증명 서류 없이 여행 중이던 버그를 2주일 동안 억류해 신원을 조회했으며,국무부의 요청에 따라 그를 석방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 언론들은 익명을 요구한 CIA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웹사이트에 올려진 동영상을 기술적으로 분석한 결과,두건을 쓰고 성명을 낭독한 뒤 버그의 목을 벤 사람은 알 카에다 2인자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도했다.

오유신기자 ys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