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media.daum.net/foreign/<환경> 대기오염으로 지구 점점 어두워져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195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20세기 후반 에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지표면에 도달하는 햇빛이 10% 정도 줄어드는 등 지구가 점 점 어두워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 판이 12일 경고했다.

뉴욕타임스는 다양한 장치들을 통해 지표면에 닿는 햇빛이 감소한 사실이 측정 됐다며 이는 10년에 2∼3% 씩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며 아시아와 미국, 유럽에서는 특히 감소 속도가 빨라 홍콩에선 햇빛이 37% 나 줄었다고 지적했다.

아직 하루 종일 밤이 계속될 것이라는 주장은 나오지 않았고 어떤 학자들은 최 근 10년 간은 지구를 어둡게 하고 대기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많이 제거돼 날이 오히 려 밝아졌다는 이론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20년 전만 해도 손에 꼽을 정도의 과학자들만 지적했던 지구가 어두워지 는 현상은 이제 폭넓게 주목받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날씨와 물공급,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주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미국.캐나다 지질학 관련단체들의 공동 회의에서도 다뤄질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소재 캘리포니아대학의 기후대기과학 교수인 비랍하드란 라마나단 교수는 "저녁 식탁에 커다란 고릴라가 앉아 있어도 눈치 채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지구가 어두워지는데 따른 문제는 아주 많다"고 말했다.

미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연구소의 제임스 핸슨 박사는 과학자들은 예전부터 대기오염 입자가 햇빛을 반사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심각성은 이제야 인식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성 장비들을 통해 측정한 결과 태양은 여전한 밝기를 유지하고 있으나 점점 더 적은 햇빛이 대기권을 통과해 지표면에 도달하고 있다.

대기오염이 햇빛을 반사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일부 햇빛은 대기 중의 매 연 입자에 부딪혀 대기권 밖으로 되돌아간다. 또 오염물질 때문에 대기 중의 물방울 응집도 늘어나 더 두껍고 짙은 구름을 만들고 이것이 햇빛을 차단한다.

측정장치는 유리 반구로 덮인 검은 접시모양의 복사계(輻射計)로 태양에너지를 흡수하면 접시가 뜨거워지고 그 온도가 복사량을 나타내는 비교적 간단한 장치이다.

1950년대부터 북극에서 남극에 이르는 세계 곳곳에 수백계의 복사계가 설치된 가운데 지난 1980년대 중반 스위스 취리히 연방기술연구소의 아츠무 오무라 교수는 각 지역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복사량이 달라졌음을 발견했다.

당시 학자들은 아무도 이를 주목하지 않았으나 비슷한 시기에 이스라엘 농업부 의 제럴드 스탠힐 박사도 역시 지구가 어두워진 현상을 발견했다.

스탠힐 박사는 1990년대에 이 현상에 대해 논문을 썼고 2001년 동료인 샵타이 코언 박사와 공동으로 지구가 10년 간 평균 2.7% 어두워졌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과학자들 사이에서 아직은 지구가 어두워지고 있다고 결론 내기는 이르 다는 지적이 있다.

복사계는 단순한 장치이긴 하지만 눈금 조정이나 보수가 필요한 장치이고 세월 이 가면서 복사계를 덮고 있는 유리 반구에 먼지가 끼면 역시 어둡게 측정될 수 있 는데다 복사계들은 모두 지표면의 4분의 1에 불과한 육지에만 설치돼 지구의 4분의 3의 밝기는 추정만 할 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chaehee@yna.co.kr